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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4일, 금요일.


나는 관광지에 있는 이런종류의 전통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전통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조차도 달갑지 않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거다.


이유야 들자면 수도없이 많지만 생략.


그..그래도 가는 길목에 있으니 들러주기는 할게! 딱히 좋아서 들르는 것은 아니야!



해서 가는길에! 들려본 그랜드 바자르.


숙소에서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뻔질나게 다니려면 다닐수도 있었지...만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분정도 구경을 했다.



오늘도 구름이 많다.


그렇다고 시원하진 않고 더위에 습기만 더해짐.


우리같은 더워 인에겐 여름의 유럽 및 터키 여행은 그다지 똑똑한 선택은 아니다.


터키 이후로는 남부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랜드 바자르의 입구는 여러 곳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그냥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쪽으로 직진함.


아, 참고로 그랜드 바자르는 영어 이름이고 정식 명칭은 위에 적힌


<카팔르 차르슈>라고 한다.



대략 1200여개의 상점과 매일 30여만명의 관광객이 모인다는 그랜드 바자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혹은 이스탄불 최고의 관광명소 등


수식어가 엄청나게 따라붙는 곳이다.


1455년 술탄 아흐메드 2세가 건설한 시장이라니 오래되기는 했다.



천장의 문양



마음 잡고 보려면 하루를 통으로 내어야 할 것만 같은 규모의 시장은


방향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기념품을 살 생각이 있었다면 우리도 좀 더 성의있게 봤겠지...



만, 호객행위가 귀찮기도 하고 가격흥정을 하고싶은 마음도 없는 우리는


선그라스를 끼고 빠르게 걷는다.



찻잔이나 술잔 세트들은 욕심이 나기는 한다.


이집트까지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모카포트라도 하나 사서 왔으면 좋을뻔 했다.


뜬금없이 이집트를 좀 까자면, 좋은 커피 마시기가 힘들다.



그에 반해 이쪽은 어디에나 있을법한 기념품들.


내가 직접 가격비교를 해보지는 않았으나, 그랜드 바자르의 물가는


조금 비싸게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상점이 엄청나게 몰려있는 만큼이나 구입하고자 하는 관광객도 많아서 그런 듯.


이따가 잠깐 들르게 될 이집션 바자르가 같은 물건이라도 부르는 값이 다르다니


참고하면 좋을 듯.



이렇게 적긴 했으나, 우리가 터키에 머무는 3주 남짓한 기간 내내


사람이 몰리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의 장소밖에는 없었다.


작년 테러의 여파인지 환율도 좋고 사람도 없고.


그리 이른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그랜드바자르엔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부르는 그릇과 타일 장식들.


조명과 도자기 그릇들은 과연 특색이 있다.


시장 중간에는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종종 보인다.


가격도 바깥에 비하면 비싸지만, 그래봐야 1유로 내외의 가격이라


한 잔 먹어볼까 고민하던 찰나에 정전.


역시 시장은 이번 여행에선 나랑 안맞아.



그랜드 바자르를 나와 셰흐자데 모스크 쪽으로 걷다 보면


요렇게 생긴 문이 나온다.


이 문 너머는 이스탄불 대학.


들어가보고 싶었으나 입장이 안된다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



조금 더 걸으면 나오는 셰흐자데 모스크의 측면.


도로와 가까운데다 정원이 작아 풀샷은 찍기 힘들다.



일단 깡생수 한모금 하고 땀을 식힌다.


8월 초 성수기인데도 이 모스크에 관광객이라곤 우리를 포함해 넷 뿐이다.


대만사람으로 추정되는 커플과 우리는 모처럼 조용한 모스크에서


때아닌 고즈넉함을 느끼며 다리를 쉬었다.



내부가 궁금하지 않다는 높을 뒤에 둔 채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보통 모스크 내부에는 신자를 위한 공간을 분리해 놓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중간중간 기도를 하는 사람, 누워서 잠을자고 있는 사람, 꾸란을 읽는 사람.


가족단위로 방문해 한쪽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셰흐자데 모스크는 터키 건축의 대가, 미마르 시난에 의해 지어진 건물이다.


이 점에서는 잠시 후에 방문하게 될 쉴레이만 모스크와도 같다.


시난의 이름 앞에 붙은 '미마르' 는 그 자체로 건축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셰흐자데 모스크는 터키의 모스크 건축양식의 기초가 되었다고 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이스탄불의 중심 블루 모스크가 이 셰흐자데 모스크의 구조를 응용해 지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셰흐자데 - 쉴레이만 - 셀리미예 - 블루 모스크로 이어지는 양식의 확립은,


당시 최고로 발전된 로마의 건축기술을 오스만 제국이 흡수해 나가는 과정


그 자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어찌됐건 평화로운 내부. 관리하는 분도 조용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계신다.




하기아 소피아를 연구해 그 구조를 발전시키는 중인 만큼,


두 건물은 닮은 구석이 있다. 특히 이 돔의 구조.



누구라도 앉아서 쉴 수 있을 법한 양탄자.


가운데 쪽은 그래도 신자들을 위한 공간인 것 같아


맨발에 씻지도 않은 나는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쉴레이만 대제가 자신의 죽은 아들 셰흐자데를 위해 지은 이 건축물은,


아주 드물지만 프린스 모스크라고 불리기도 하는 모양이다.



정원의 선명한 붉은 빛.


셰흐자데 모스크를 나와 이번엔 쉴레이만 모스크로 향한다.


그랜드바자르와 셰흐자데 모스크, 그리고 쉴레이만 모스크는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


한 번에 방문하기 편하다.



길가에 있던 작은 모스크.


문득 이런 모스크들도 개신교 교회들 처럼 개인 사업자 체제로 운영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지는 않음.



길 중간에 작은 상점과 식당들이 있고, 이렇게 생긴 문을 통과해



요렇게 졸고있는 고양이를 지나치면,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묘지 구역이다.


쉴레이만 대제와 황후의 무덤이 위치하고 있다.



이게 그 무덤.



그리고 그 내부.


하기아 소피아 옆에 위치한 무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무덤이라고 누군가 말해주기 전까진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관의 모양 때문인지 현란한 문양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무덤 구역을 통과해 모스크 측면의 잔디밭으로 나오면 이런 풍경.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실제 시야는 훨씬 트여있다.


거대한 모스크가 만들어주는 그늘 덕에 소풍장소로도 인기가 좋은 듯,


현지인 몇 무리가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역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좀 식히자.


우리같은 뚜벅이 여행자들은 하루에 마시는 물 양이 엄청나다.


반나절 정도 걸어다니면서 한 사람당 최소 3리터는 마시는 듯.


노폐물 배출에 좋을거라 자평해 본다.



빼어난 전경 뒤로는 돔 형태의 건축물.


앞서 언급했듯이 하기아 소피아와 구조가 같으나 크기는 작다.


당시 오스만 건축기술의 한계 때문이라고.



그래도 셰흐자데 모스크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다! 는 느낌이 든다. 정문을 지나



내부 정원에 들어가 본다.


나는 성당보다는 모스크의 생김새를 훨씬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무리 거대한 모스크를 봐도 7년 전 아부다비에서 보았던 그랜드모스크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타지마할이야 말할 것도 없고.



내부 모습.


이번에는 확실하게 신자와 비신자를 구분해 놓았다.


모스크를 이용하는 무슬림 입장에서 관광객은 상당히 귀찮은 존재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카메라 셔터소리, 떠드는 소리, 그 중에서도 가장 그들을 힘들게 하는 건


관광객들의 발냄새라고 한다.


제대로 씻지도 않고 들어가 맨발로 돌아다니는 통에...


하지만 블루 모스크를 제외하고는 사람이 거의 없어 전세계 발냄새를 맡아보는 덴


실패했다.



구분된 공간 탓에 허락된 공간에서만 구경을 하고



셰흐자데 모스크에 비해 조금 일찍 밖으로 나왔다.


같은 구조에 더 발전된 기법과 크기라니, 나는 그런 디테일을 느끼기엔 아는게 없다.



역시 사진 한 장에 잡기가 어려워 여러장을 찍어 합쳤다.


오른쪽 아래에 슬쩍 잡힌 사람으로 비교하면 얼마나 큰 건물인지 알 수 있다.


모스크는 여기까지 보기로 하고, 


그 맛을 잊지 못한 고등어 케밥을 찾으러 신시가지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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