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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레이만 모스크에서 갈라타 다리로 가는 중간엔 이집션 바자르가 있다.


정확한 명칭은 므스르 차르슈.


바자르라고 해서 그랜드 바자르 처럼 넓은 실내 공간이 있는 것은 아니라


단어 그대로 재래시장처럼 일정 구역에 상점이 몰려있는 곳이다.



파는 물건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부르는 가격이 평균적으로 조금 낮은 듯.



향신료 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향신료를 파는 가게도 많이 있다.


하지만 굳이 다시 강조하자면 그랜드 바자르와 크게 다를게 없음.



터키식 아침식사를 주문하면 꼭 같이 나오는 치즈들.


대충 봐도 대여섯 종의 치즈가 올라올 만큼 터키사람들은 치즈를 좋아한다.


돼지고기와 술이 부족한 자리에 치즈와 차, 커피, 담배가 있다.



므스르 차르슈의 입구. 이 입구까지 오는 길에도 상점은 많다.



비슷하게 생긴 내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사람이 붐볐다.


관광객 절반, 장보러 온 시민들 절반.




몇 년 전에 친구가 터키에서 사다줘 처음 먹어본 터키 디저트.


직접 와서 사먹어보니 너무 달고 입에 안맞는 것도 있어 나는 젤리와 비슷한


'로쿰'을 주로 사먹었다.




금방 끝나는 이집션 바자르. 혼잡함을 피해 재빨리 걷는다.



오늘도 낚시꾼들은 평화롭다.


물고기도 제법 낚여서 오며가며 손맛 구경좀 했다.



신시가지 방향으로 오르는 길.


오늘은 대중교통을 전혀 타지 않고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눈에 익은 어금니김정은 얼굴이 아련하다.



오늘의 일차 목표는 스타벅스 커피와 쿰피르.


찐감자에 치즈를 섞은 후 토핑을 올려먹는 길거리 간식이다.


하지만...


갈라타 다리에서 가까운 쪽의 스타벅스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우리같은 계획을 가지신 분들이 있다면 그냥 지하철 타시길.


가까운 스타벅스 들렀다가 어제 그 위쪽 스타벅스로 가는데


거의 40분 가까이 소모된 것 같다.



이스티크랄 거리 중간에는 어젠 볼 수 없었던 그래피티 대회(?) 쯤 되는 것이


열리고 있었다. 잠시 구경하다가 락카 냄새 맡고 도망침.


이스탄불에 오기 전에 블로그에서 볼 땐


쿰피르가 반드시 먹어보아야 할 간식처럼 쓰여있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그런 국민간식이기 보단 명동에서 파는 길거리음식같은 느낌.


구시가지에서너 파는 곳 못봤고, 이스탄불 이외의 도시에선 드물게만 보았다.



어쨌건 이스티크랄 거리엔 쿰피르 가게가 케밥, 아이스크림 가게 만큼이나 많다.


대충 보니 가격도 품질도 비슷한 것 같아 스타벅스 근처의 가게로 돌입.


찐 감자에 치즈를 넣고 섞은 것이 기본이고, 사진에 보이는 토핑 중 원하는 것을


추가하는 시스템이다. 몇 가지를 골라도 가격은 같은 듯. 하나에 14리라.


높이 몇 가지 토핑을 골라 주문을 마쳤다.



같은 가게에서 팔고있던 햄버거(라고 주장하는 메뉴).


이스탄불을 떠나기 전 꼭 한번 먹어본다는 게 잊어버리고 지나쳤다.



받아 든 쿰피르는 예상했던 것보다 모양새가 훌륭했다.


찐 감자에 치즈를 듬뿍 섞은 음식이 맛이 없을 턱이 없으니,


찌거나 삶은 감자는 먹을 게 정말 없을 때만 먹는 내가 먹기에도


상당히 맛있었다. 올리브가 잔뜩 들은 게 포인트.



쿰피르를 한 손에 들고 감자와 올리브를 씹으며 다시 거리를 따라 내려갔다.


중간에 사진이 생략됐지만 쿰피르 전에 커피도 한 잔 단단히 마심.


다 먹고 모자라면 다른 것을 사먹으려고 눈알을 굴리며 내려갔으나


치즈+커다란 감자+토핑은 든든했다.



잘 찾아보면 다른 집보다 저렴한 곳이 있는 생과일주스 가게.


모로코에 있을 때 하루에도 세 네개 씩 오렌지를 짜먹던 것도 이미 추억이다.


걸음 속도를 늦추고 산책을 하니, 오늘따라 고양이가 많이 보인다.


이 아래로는 갈라타 다리로 다시 내려가면서 만났던 고양이들의 사진이다.


관리도 잘 받는지 상태도 좋고, 깨끗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간혹 이렇게 귀 한쪽이 잘린 아이가 있다. 색으로 봤을 때 여자아이일 확률이


높으니, 아마 중성화 사업을 진행중인 듯.




고양이도 더운건 매한가지. 벽에 붙어서 자고있다.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나보다 지나가는 강아지가 더 신경쓰인다.



터키의 다른 도시들 중에서도 특히 이스탄불이 고양이 대우가 좋다.


가게 앞에 고양이용 침대를 제공하는 곳은 아주 흔하고



입구를 턱 막고 에어컨을 쐬고 있어도 굳이 내쫓지 않는다.


사진으로는 남기지 않았지만 군데군데 놓여진 사료더미와 물그릇들도.



상점은 에어컨을 트는 경우가 많으니 더운 고양이들은 그 앞이 최고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코에 손을 가져다 대도 냄새만 맡고


나를 거들떠도 보지 않음.



심지어 가게 안에서 이렇게 자고있는 고양이도 있다!


아래에 사료와 물통까지 야무지게 준비되어 있고.


아무 고양이나 와서 재우는 게 아니라 키우는 고양이 이겠지만,


내 눈에는 그런 구분 없이 고양이 공동육아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 처럼 보였다.


서울 고양이 복지는 이스탄불을 보고 배워야 한다.



어느새 하늘 색이 변하고, 높은 이번 여행 네 번째 선글라스를 구입했다.


남은 일정은 고등어 케밥과 야경 유람선.


이스탄불 일정도 끝나간다. 글로 적는 지금도 새삼 아쉽다.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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