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이전 글에서 이어집니다.


높의 흔들리는 멘탈이 묻어나는 이 사진은 성 천사 다리 앞이다.



결국 오늘은 들어가지 못하게 된 대성당이 저 멀리에 아련히 보이고..



성천사 성 앞의 공원 나무 그늘에서 멘탈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 우리 아직 로마에 하루 더 있으니까 남부 여행을 포기하고


내일 다시 오면 되잖아.. 그치?


그러니까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사먹자.




산탄젤로(성천사)성은 로마의 5현제 중 하나인 하드리아누스의 무덤으로


계획되었던 성이다.


이후 교황의 피난처이자 요새로 개조 되었고, 바티칸 궁전과 비밀통로로 연결 되었으며


14세기에 들어선 정식으로 교황청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감옥으로 사용 되는 등 용도 변경을 겪다가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중 이라고.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당시 나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성천사 성 앞으로는 테베레 강을 가로지르는 성천사 다리가 있다.


첫인상은 프라하에 있는 카를교가 떠오르지만,


인구밀도나 지명도는 그에 비할바가 못된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찬찬히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음.


물론 베르니니의 진품이 아닌 모조품 석상들 이지만, 충분히 아름답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아래 하얀 조각상.


십자가를 들고있는 모습이 오히려 가련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이다.



이 다리 역시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죄인의 시체를 걸어놓는 용도로 사용되었던 적도 있다고(...)한다.


카를교에 비해서 웅장한 맛은 덜하지만 인구밀도가 낮아요! 


근처에 오시면 꼭 들르시길.



손수건을 든 천사 앞의 로마 패션피플 네비높.


손에 들린 물병이 더위를 짐작케 한다.



이제 멘탈도 별로 아프지 않다.


요번엔 버스를 타지 않고 로마의 골목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중간에 보이는 성당에 들어가서 더위도 피해보고.



뒤에 서있는 사람 표정이...?



유럽은 어디에나 야외테이블이 있다.


베네치아의 똥물 바로 옆에도,


차가 지나다니는 도로 옆에도.


똥물은 그렇다 쳐도 도로=자동차=매연+미세먼지 라는 등식이 머리속에 들어있는


나는 이해하지 못할 감성이다.



천천히 걷다보면 나보나 광장에 도착한다.


성천사 다리에서부터 왔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넵튠 분수.


바다의 신 넵튠이 조각되어 있는 이 아름다운 분수는



자세히 뜯어보면 꽤 웃기다.


뜬금없이 미켈란젤로 이야기를 하자면, 그도 발주받은 작품에


노골적인 모욕을 숨겨놓곤 했다고 한다.


특히 본인을 갈궈대던 율리오 2세의 경우엔..



광장의 중앙, 성당 앞에는 베르니니의 작품인 콰트로 피우미(4대강) 분수가 있다.


오벨리스크를 둘러싼 4개의 형상은 각각 커다란 강


갠지스, 다뉴브, 나일, 플레이트 강을 상징한다고 하지만..


그냥 한바퀴 돌고 지나갔다. 나머지 분수 하나는 패스.



또 거기서 가까운 곳에 판테온이 있다.


아니 로마에는 오벨리스크가 왜이렇게 많은거야 부러워 죽겠네


이집트 지못미.


오벨리스크에 가려진 문장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M·AGRIPPA·L·F·COS·TERTIVM·FECIT 


(루키우스의 아들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세 번째 집정관 임기에 만들다)


이는 하드리아누스가 무너진 판테온을 재건축할 때, 


옛 판테온에 있던 문구를 그대로 새긴 것이라고 한다.


성천사성에서 잠시 등장했던 그 하드리아누스가 직접 설계해 건설한 건축물.


5현제답게 건축에도 일가견이 있었다니.


사실 하드리아누스는 건축은 물론 문학, 수학, 철학, 기하학등 학문은 물론


회화나 음악, 무예등 예체능에도 능한 종합병원형 황제였다고 한다.


삼국지의 누군가가 머리를 스친다.


그보다, 마침 개방? 개장? 입장 시간이 다가와 줄을 서본다.


여기서는 새치기 정도가 아니라 늦게온 사람들이 줄을 하나 새로


형성하는 기염을 토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그 관광객 개인이 줄서는 법을 모르는 똥멍청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관리나 통제의 문제다.


새치기 하는걸 뻔히 보더라도, 여행객 중 누가 그걸 굳이 지적해서 기분을


망치고 싶을까?


로마에 있는 내내 거듭해서 들었던 생각은....


이탈리아는 이 유산과 관광객들을 감당할 능력이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고작 5일 머물러놓고 로마에 대해 이래저래 말이 많은것도 웃기지만,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너무 심하지 않은가 말이다.


어찌됐든 역시 기분상하고 싶지 않은 나도



이런 상태를 유지했다.



그렇게 잠시 줄을 서서 도착한 판테온의 입구.


로마의 유적지들 중에서도 관리상태가 가장 좋은 축에 속하는 판테온은


규모가 굉장히 작다(...)


이는 내가 웅장한 건축물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거고,


사실은 콘스탄티노플에 성 소피아 성당이 생기기 전까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돔 건축물이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로마의 후예들도 도저히 인간이 만들수 있는 돔이 아니라며


악마의 건물이라고 불렀을 정도(...)



원래는 일종의 다신교 신전인 만신전으로 지어졌으나,


7세기 무렵 기독교 성당으로 전환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판테온의 상징인 구멍뚫린 돔.


아까 아침처럼 비가 오면 어떡하지..



성당답게 몇 개의 무덤이 있다.



좁은 공간에 관광객이 밀려들어오니 가슴이 답답해 얼른 나옴.



오랜시간이 지나며 내부 인테리어는 변했어도 견고한 건물의 상태가


최근에 지은것 처럼 느껴진다.



그 다음으로는 이탈리아에 유학중인 형이 먹어보라고 한 아이스크림 가게로 왔다.


알고보니 특히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집이라고.




각종 젤라또와 디저트를 팔고 있다.



로마에서 잘나가는 패션피플의 상징, 페트병을 신주단지 모시듯.



별 생각 없이 가장 유명하다는 수박맛과 쌀(!)맛 젤라또를 사먹었다.


가격은 두스쿱에 2.5유로.


이정도면 싼데...? 할수도 있지만 보시다시피 양이 적다.


그래도 맛있었음. 과연 재료맛을 제대로 살려낸 젤라또군!


수박에선 수박맛이, 쌀에선 쌀맛이 났다.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은 GIOLITTI.


구글에 판테온 아이스크림 치면 많이 나오는 곳이다.


이걸 먹으러 판테온까지 갈 필요는 없고, 근처에 들르면 드셔보시길.


생각보다 손님도 많지 않고 맛있음!



아이스크림을 먹고 트레비 분수로 가는 길에 만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둥.


총리부 건물 앞에 있는 조형물이라 근처에 경찰이 많이 서있다.


쫄지 말고 그냥 찍으면 됨. 경찰은 우리에겐 관심이 없다.


오늘 여러번 등장하는 하드리아누스와 함께 로마의 5현제중 하나이자,


후계자 문제를 제외하고는 좋은 평가를 받는 황제.


특히 로마 제국의 오랜 숙원이던 게르만족 전선을 안정시킨 황제이며,


30미터에 달하는 기둥엔 그 장면들이 묘사되어 있다.


기둥이 너무 높아 보이지 않지만 꼭대기엔 뜬금없이 자신의 상징물인 칼을


손에 쥔 사도 바오로가 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 트레비 분수.


동전던지기로 유명해진 이 분수에 1년간 모이는 동전은


한화로 17억에 이른다고 한다창조경제!!!!!!!!!!!!!!!.


17세기에 지어진 분수에 맞춰 뒤의 건물을 재건축 했을 정도라니 알 만하다.


다만 내 감각으론 도무지 로마와의 연관성을 찾을수가 없는데다,



사진에 보이는 인원의 네 배에 달하는 인원이 뒤를 돌아 동전을 던지는 장면은


일종의 광기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늘 실패한 대성당 관광을 하기 위해 내일은 아침일찍 일어나야 했으므로,


수요일 일정은 여기서 끝!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