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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룩소르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한 우리는 모로코를 거쳐 브라질로 들어왔다.



당시에 가장 저렴했던 로얄 에어 모로코를 이용했는데,


와인을 작은 병으로 하나씩 줘서 고마웠다.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나는 와인 세 병을 마셨고, 술김에 계속 자다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땅에 내려있었다.



장장 이박 삼일의 여정 끝에 도착한 브라질.


그 이름도 설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 국제공항.


일단 공항 와이파이부터 이집트와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브라질.


아프리카 여행과 맞바꾼 남미여행의 시작이었다.



뜬금없지만 비행 내내 먹고싶었던 햄버거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



숙소 근처의 이파네마 해변.


지나고 나서야 말이지만, 브라질 여행을 조금 더 길게 잡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치안에 대한 소문은 으레 그렇듯이 과장이 섞여있고,


나같은 쫄보는 해가 기울기도 전에 얼른 집에 들어가니 말이다.


그러나 여행중에 만난 어느 분의 총기강도 당한 썰을 듣자면 또 그런 생각이


사라지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는 브라질 여행을 리우에서의 3박 4일로 퉁치기로 했다.


해변에서는 카메라를 꺼내지도 않았음.




이파네마 해변은 조빙 형님의 Girl From Ipanema 라는 명곡이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


조빙이 앉아 그 곡을 만들었다는 카페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고,


살짝 비싼 가격에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보사노바의 아버지쯤 되는 조빙.


수도없이 들었고 지금도 듣고있는 음반의 주인공의 흔적을 보자니 설렌다.


물론 우리는 밖에서 구경만 했음.



카메라를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은 탓에, 리우는 사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갑자기 건너뛰어서 빵산으로 야경을 보러 가는 날.


늦은 시간임을 감안해 동행을 구해 우버를 타고 움직였다.


우리는 세 명이서 움직였지만 넷이서 움직인다면 대중교통과 가격차이가


없는 듯 했다.


우버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매표소.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성인 요금을 80헤알.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복불복으로 할인이 된다.

우리가 머무는 동안은 거의 할인이 됐음.

가끔 안되는 날도 있다고.


거금 26000원짜리 티켓.

예수상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가격만 생각하면 안가고싶다.

그래도 일단 올라가면 생각이 바뀜.


정상까지는 케이블 카를 두 번 타야 한다.

흥겨운 브라질 아재들은 케이블카 안에서도 떼창을 하더군.

슬슬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접어드는 브라질은 달아오르고 있었다.


26000원이나 내고 들어왔으니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를 꺼낸다.

이렇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면 비싼 물건은 아예 꺼내질 않았다.


이제 꽤 가까워 보이는 빵산.


아직 정상까지 오르지 않았는데도 풍경이 예쁘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중 하나라더니 과연 그 말대로다.


그 풍경을 뒤에 지고 암벽등반을 하고있는 아저씨.

더워지기 시작하는 날씨에 예수상을 걸어올라가는 사람도 종종 보이는 걸 보면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더 여유부리다간 일몰을 놓칠 것 같아 정상으로 오르는 케이블 카를 탄다.



산 뒤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하는 해.

전망대에 있는 모두가 가벼운 들뜸을 공유하는 기분마저 든다.


일몰이 끝나는 시점에선 다같이 박수를 치더라.


숙소에 돌아갈 때도 우버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전망대가 문을 닫는 시간까지 야경을 즐겼다.


멀리 공항이 보이는 야경.

우리와 동행했던 분은 남미를 반시계방향으로 여행하는 중이었는데,

남미의 모든 야경 중 리우가 최고라고 했다.

이 곳을 봤으면 다른곳 야경은 안봐도 그만이라고.


어제 남미에 발자국을 찍기 시작한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으나,

과연 리우의 야경은 소문 이상이다.




잠깐 언급했듯이, 비싼 입장료 때문에 망설이다 올라오지 않았다면

큰 후회를 할 뻔 했다.

혹시 나처럼 빵산 입장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걱정 말고 올라오시길.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야경이 발 아래에 활짝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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