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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30일, 목요일.

페리토 모레노 빙하(Glaciar Perito Moreno)는 엘 칼라파테 근처 국립공원에 위치한다.

칼라파테에서 국립공원을 왕복하는 버스비는 인당 550페소, 린다님을 통해 구입하면 편하다.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에서 졸다 일어나보니 창밖엔 이런 풍경.



청록색 호수 끝자락에 빙하가 보이기 시작한다.



추가로 인당 500페소를 지불하고 국립공원 입장료 구입.

그러니까 순수하게 빙하를 보러 가는데에만 1050페소, 6만원 정도가 든다.

그치만 그나마 이게 가장 저렴한 방법이고,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 투어를 선택하는 순간

수십만원이 한 번에 깨진다.



입장권과 함께 나눠주는 쓰레기봉투.



빙하 위로 보이는 구름덕에 불안한 맘이 들지만,

파타고니아는 워낙 날씨 변화가 극심하다고 들었으니 일단 고!




버스에서 내려 공원 초입에서 보이는 풍경.

빙하 트레킹을 하지 않더라도 이 호수 위에 보트를 띄우고 빙하 근처로 가는 투어도 있다.






우리는 당연히 걷는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대비해 여차하면 벗을 수 있게 옷을 몇 겹 겹쳐서 입었다.

국립공원에서 처음 만난 날씨는 안개비.

20분에서 30분 남짓 되는 통로를 걷는 동안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이건 아직 비가 내리기 전의 사진.

태어나 처음보는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겨 잔뜩 신이 났다.



몰려오는 비구름.

우비도 경량패딩도 잃어버렸지만 바람막이를 믿고 걷는다.




점점 가까워지는 빙하.

처음 보는 빙하 색에선 청량함이 제일 먼저 느껴졌는데, 소다맛 아이스크림 때문인가?



잠깐 비가 그친 사이에 중간 전망대에서 도시락을 까먹는다.

어제 호스텔에서 준비한 샐러드빵과 위스키.

한동안 위스키에 빠져있는 중이었는데, 빙하트레킹을 하면 마지막에

빙하 조각을 위스키에 담가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빙하 조각은 못구하지만 위스키는 있음!

얼음벽 앞에서 안개비에 젖은 샐러드빵을 위스키로 넘겼다. 존맛.



추위와 배고픔에 절은 쫄보이지만 외모와 마음만은 남극점을 정복중이다.

설명이 늦었는데, 모레노 빙하를 구경하러 올 땐 도시락과 물 한 병 정도는 가져오는 게 좋다.

공원 초입에서 각종 음식과 음료수를 판매하지만 이미 입장료로 돈을 많이 썼고,

코스 중간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장소가 많기 때문.



조금 더 걸어서 빙하에서 가장 가까운 전망대에 도착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폭은 5킬로미터, 길이는 30킬로미터에 달하며

날씨에 따라 그 크기에 변동이 있다.




겨울이 추운 해에는 전망대와 아주 가까운 곳까지 빙하가 자라기도 한다고.

하지만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있는 이 시기엔 많이 후퇴해 있다.



조금씩 맑아지는 하늘.

저 빙하 위를 걷지는 못하지만, 보트를 타는 것 만큼이나 우리도 빙하를 가까이에서 본다.



무너진 빙하가 호수에 가득.

아, 참고로 모레노(Moreno)는 스페인어로 갈색이라는 뜻인데,

빙하랑 갈색이 무슨상관이 있지? 싶어 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별 상관 없었다.

19세기의 아르헨티나 개척자이자 칠레와의 영토분쟁에서 큰 역할을 한

프란시스코 모레노의 성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망원경으로 빙하를 확대해 보거나, 무너지는 빙하를 기다리는 사람들.

게으른 나는 찍지 못했지만 빙하가 무너질 땐 정말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난다.



감자 샐러드와 위스키는 궁합이 좋다.



모레노 빙하는 남극이나 그린란드 등 극지방을 제외한 빙하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나야 이번이 처음 본 빙하지만, 그렇다니 뭐.

게다가 이 곳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생수를 담고 있는 호수라고 한다.

말 그대로 남미의 수원.



국립공원의 산책코스는 매우 잘 조성되어 있다.

꼭대기 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매점과 무료 화장실도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됨.

여섯시간 머무를 계획으로 왔기 때문에 푸르게 갠 하늘 아래서 산책을 즐기다 보면



새도 만나고



모기도 만난다.

빙하 옆이라 추운데도 살아있는거냐..

국립공원 왕복 티켓은 3시간짜리와 6시간짜리가 있는데

6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빙하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 앉아



두 번째 빵.



또 위스키.



호숫가에선 흘러내려오는 얼음을 주워먹기도 했다.

사진에 나왔지만 오후들어선 내내 날이 좋아서 한참 앉아있었다.

아르헨티나 여행도 슬슬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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