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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4일.


안탈리아에선 4박 5일을 머물렀다.


일부러 올드타운과 거리가 있는 콘얄트 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둔 채 아이스크림을 통채로 퍼먹으며 굴러다녔다.


그러다 지루하면 스타벅스도 갔다가, 다른 카페도 찾아봤다가.



특히 해변에 있는 스타벅스는 풍경부터 분위기까지 매우 좋았다.


낮이든 밤이든 수영하다가 바로 나와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점은, 진하게 마시기 위해 콜드브루에서 물을 빼달라고 하니


그만큼을 원액으로 채워서 제공해줬다는 것.


나와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게 원래 터키의 인심인지.




불가리아에서 2천원 정도 주고 산 옷을 매우 잘 입고 다녔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인터넷 속도가 조금 느린 편.


근처에 있는 글로리아진스 카페가 인터넷은 더 빨랐다.


터키여행 하는동안 콜드브루를 원없이 마신 듯.



우리 숙소에서 보는 풍경.


10층짜리 아파트 꼭대기 층에 베란다까지 딸려있는 집이라 풍경이 좋았다.


문제는 날씨. 38도가 넘는 더위에 습도가 80%에 육박하는 매일매일은


우리를 더욱 더 에어컨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내가 겪은 가장 끔찍한 여름은 2006년 제주에서 보낸 여름이었는데,


이번에 바뀌었다.


집에 있다가 밖에 나가면 카메라 렌즈와 이미지센서에 김이 서려


한동안 사진을 못 찍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렇게 게으르고 또 게으르게 휴양지의 삶을 만끽하다가 떠나기 전날.


안탈리아의 올드타운을 구경하러 집을 나섰다.


안탈리아의 교통시스템은 이스탄불과 비슷하다.


현금으로는 결제가 불가능하며, 충전된 교통카드로만 이용할 수 있음.


구매와 충전(구매는 확실하지 않음)은 ATM기 비슷하게 생긴 기계나


교통카드 표시가 된 작은 가게들에서 할 수 있다.


1회 이용요금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대략 3리라 정도.


말이 나온김에 덧붙이자면 안탈리아 여행의 난감한 점은 교통카드가 아니다.


정확한 버스노선도를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는데,


큰 버스정거장에 표시된 노선도를 알음알음 끼워맞춰가며 다녀야 해서 고통을


좀 받았다.



어찌됐건 버스를 타고 처음 도착한 곳은 마리나 항구.


역사가 긴 항구이지만 현재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잘 보면 로마시대 성벽의 흔적도 남아있음.



아래로 내려가 보자.



14세기부터 자리를 지켰다는 이스켈레 모스크.



선착장을 따라선 보트투어용 유람선들이 잔뜩 늘어서 있다.


가격은 꽤 저렴한 편이라고 들었으나, 우리는 별 관심이 없음.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서 그런지 보트 직원들도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



고양이 출몰 주의 표지판.



선착장 끝자락에는 작은 해변?이 있다.


사진에 보이는 것보다 물이 깨끗하고 시설이 잘 되어있는 것이


친퀘테레 생각이 나기도 했다. 역시 유럽인들의 휴양지라 이건가.



40도 기온에 80%가 넘는 습도라면 차라리 물에 들어가 노는게 이득이다.


여기는 안들어가봤는데 해변쪽은 밤에도 물이 따뜻했다.



방파제 뒤쪽에선 낚시를 즐기는 시민들.


이슬람 국가 중에선 자유로운 편인 터키답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도 많다.



천천히 한 바퀴 돌아본 후에는 본격적인 구시가지.


터키의 다른 도시들에 비하면 솔직히 별 볼건 없다.


휴양지답게 꾸며진 거리와 카페, 맛집 투어를 하면 몰라도.



오늘따라 사람만큼 많이 보이는 고양이가 있어 행복.




사진속의 고양이는 잘 보면 길가에 놓여진 사료를 먹고 있다.


그 옆에는 친절하게도 깨끗한 물이 담겨있는 그릇.



사료통 정도는 골목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로코의 고양이들 만큼 먼저 와서 비비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적당히 거리를 두고 편하게 앉아있는 고양이들 표정과 털의 윤기가


터키의 고양이복지 수준을 짐작케 한다.


심지어 식당에 들어가도 손님이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지 않는 한


굳이 쫓아내지 않고 놔두기도.



구시가지로 올라와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이블리 미나렛이다.


비잔틴 시기에 교회로 지어졌으나 13세기에 모스크로 개조.



38미터에 달하는 미나렛은 그 시절 세워졌다고 한다.


구시가지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라 이 곳을 기준으로 길을 찾기도 한다던데,


워낙 좁은 곳이니 길을 헷갈릴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좀 더 올라가면 나오는 시계탑.


이 역시도 로마시대 건축물의 흔적이라는데,


어딜가도 로마의 흔적이 넘쳐 웬만해선 관리도 안해준다는 터키답게


뭐만 보이면 일단 로마시대 물건이다.



시계탑 앞의 모스크.



골목을 따라서 좀 더 걸으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경계,


하드리아누스 문에 도착한다.


로마 공부를 하면서 자주 만났던 이름이라 더 반가운 하드리아누스.


그의 방문을 기념해 세워진 이 문은 그 아래의 마차바퀴 자국으로도 유명하다.



문 위쪽의 모습.


이 문을 넘어서면 신시가지가 나오고, 구시가지든 신시가지든 이쪽에


맛집과 카페들이 몰려있다고 한다.



신시가지쪽에 뵈는 모스크.


저쪽은 이따 집에 가면서 구경하기로 하고,


구시가지를 좀 더 걸었다.




작고 차분한데다 아기자기한 건물들 틈을 걸으니 유럽에 돌아온 것 같다.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 가게.


터키 아이스크림엔 실망을 너무 해서...



식당들은 하나 둘 저녁영업 준비를 하고있다.


내 기분 탓인지 다들 여유있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일상이 지루하다는 말은 여기선 별 해당사항이 없는 듯.



식당 구역 사이에 위치한 케식 미나렛.


케식은 잘려나갔다는 뜻이란다.


무려 교회->파손->모스크->교회->모스크->대규모 화재 라는 스토리를 가진


건물 터. 입장은 금지되어 있으며, 들어간다 해도 볼건 없을것 같다.


화재로 인해 심각하게 손상된 건물은 말이 좋아 건물터이지 그냥 폐허.



계속 골목길을 따라가면 카라알리올루 공원에 닿는다.


그런데 이 식당 골목길들, 생김새 뿐 아니라 가격도 유럽풍이다!


간혹 맥주를 저렴히 파는 집들이 있으나 메인 메뉴들은...


저녁이나 먹어볼까 하다가 가격이 폭력적이라 도망쳤다.



공원 초입에 있는 흐드를륵 타워.


사프란볼루에서 언급했던 그 흐드를륵이다.



토실토실하니 안에 물자를 많이 쌓아놓을 수 있게 생겼다.



이어서 공원을 따라 산책.


미쳐버릴 것 같은 후덥지근함도 두 시간이면 그럭저럭 버틸만 하다.



사진으로 보기엔 평화로운 바다공원.


그래도 두 번 다시 한여름에 걷고싶진 않다.



기분탓이 아니라 공원에 사람이 없다.


하긴 미친 날씨랑 같이 미쳐서 뙤약볕에 공원 산책을 하는 무리가 많으면 안되지.



여기쯤에서 공원은 그만 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흔한 안탈리아의 분수대.


다른나라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이런 조형물이나 아기자기한 장식품들이 많다.


사진은 없는데 심지어 쓰레기통도 예쁘게 생겼음.



예를 들면 이런 식.


신시가지는 열심히 걷기는 했으나 다 비슷비슷 해서 그냥 넘긴다.


세일중이라 사먹은 버거킹 소프트콘이 매우 맛있었다는 것만 남기고.


터키식 먼지아이스크림보단 그게 훨씬 좋다...


아무튼, 세상 게으른 안탈리아 5일치 여행은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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