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서 6 / 이다희
아침부터 저녁밥을 생각해도 정작 엉뚱한 음식을 먹게 되는 날이었다. 엉뚱한 카레를 앞에 두고, 엉뚱하고 다 식어가는 카레를 앞에 두고. 열 명이 갔다가 한 명만 돌아오는 날이었다. 오지 않는 아홉을 기다리는 저녁이었다. 그녀는 그녀보다 더 그녀 같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었다. 그가 자신을 설득해준다면, 그녀는 더 긴 시간을 들여 그를 설득할 것이다. 손등에 떨어지는 마지막 햇빛을 쳐다보면서, 가끔 물을 마시고,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젓고, 뜨거운 침을 삼키면서. 우리가, 이렇게, 어떻게 우리가, 이렇게, 어떻게 -, 문학동네
한국/-
2022. 6. 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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