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2일, 수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선 이상하게도 게으름을 피우느라 별 걸 못했다. 그래도 숙소에만 박혀있을 수 없으니. 오후 늦게 나와 처음 도착한 곳은 레꼴레따 지역의 엘 아테네오. 오페라극장처럼 생겼지만 무려 서점이다. 1919년 오페라 극장으로 시작해 영화관으로 운영되다가 2000년에 서점으로 탈바꿈한 이 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꼽힌다. 거기에 3층에선 한 작가가 사인회? 낭독회? 비슷한 걸 하고있고 극장이 있던 자리엔 작은 레스토랑이, 그 안에선 피아니스트가 재즈 스탠다드를 느리게 연주하고 있다. 우리처럼 구경하는 사람들을 딱히 막지도 않고. 서점의 천장. 전체적으로 옛 느낌을 잘 보존하며 용도변경을 했다. 그래서 이렇게도 유명한 서점이 된 ..
2017년 11월 19일, 일요일.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 까지는 야간버스를 타고 왔다. 가격은 다 비슷한 것 같아 원하는 시간대가 있는 크루즈 델 노르떼 회사를 이용. 가격은 현금 할인을 받아 1050페소. 우리나라 일반버스 정도에 해당하는 세미까마 버스는 듣던것 보단 편했다. 나름대로 밥도 챙겨주고. 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계속 틀어놓는 영화 소리는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90%이상의 영화가 스페인어 더빙. 놀랍게도 더빙된 영화에 영어 자막이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가 상영된다. 뭔가 우스꽝스럽지만 궁금해 하면 지는 법. 밤새 달린 버스는 아침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도시의 이름과는 정반대로 매연이 심하다는 아르헨티나의 수도. 내내 축축하고 쓸쓸하던 이과수에..
2017년 11월 16일, 목요일. 우리는 말도 안되는 구름을 뚫고 포즈 두 이과수에 내렸다. 비행기는 엄청나게 흔들리고, 아이들과 높은 한마음으로 울고.. 착륙에 성공하고 나오면서 기장님과 악수를 했다. 해서 저녁밥은 브라질식 스테이크, 슈하스코. 한국에서도 몇 번이나 갔던 스테이크 무한리필 집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리뷰는 생략.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우리 집 앞에 이 가게가 이 가격에 문을 열면 난 돼지 각이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일찍 버스를 타고 이구아수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이후에 방문한 아르헨티나 쪽 공원에 비해 여러모로 정비도 잘 되어있고 쾌적한 모습. 신용카드로 계산해 정확하지 않은데 60헤알정도 했던 것 같다. 입장료에는 위 사진에 보이는 버스 왕복 티켓도 포함. ..
2017년 11월 15일, 수요일. 리우에서의 마지막 관광은 넷이서 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그 유명한 예수상. 워낙 유명한 곳이고 하루종일 관광객이 몰려 아침일찍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지만 하이시즌에는 입장제한에 걸려 몇 시간씩 줄만 서기도 한다고. 물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린 트램을 타기로 했다. 처음부터 등산으로 올라가는 건 물론 의미가 있지만 중간에 빈민촌도 지나가야 하고 아침이라고 해도 햇살이 워낙 따가우니까. 산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는 게 아니라 중간지점까지 우버를 타고 온 뒤 티켓을 구매했다. 왕복 티켓값은 일인당 60헤알. 트램+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므로 나름 괜찮다. 이 트램 역시 성수기에는 예매를 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예 줄 자체가..
2017년 11월 14일, 화요일. 룩소르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한 우리는 모로코를 거쳐 브라질로 들어왔다. 당시에 가장 저렴했던 로얄 에어 모로코를 이용했는데, 와인을 작은 병으로 하나씩 줘서 고마웠다. 대서양을 건너는 동안 나는 와인 세 병을 마셨고, 술김에 계속 자다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땅에 내려있었다. 장장 이박 삼일의 여정 끝에 도착한 브라질. 그 이름도 설레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 국제공항. 일단 공항 와이파이부터 이집트와는 비교도 안되는 속도를 보여주었다. 브라질. 아프리카 여행과 맞바꾼 남미여행의 시작이었다. 뜬금없지만 비행 내내 먹고싶었던 햄버거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보냈다. 숙소 근처의 이파네마 해변. 지나고 나서야 말이지만, 브라질 여행을 조금 더 길게 잡았어도 괜찮았을 것 ..
2017년 11월 8일, 수요일. 크루즈 선에서 아침일찍 체크아웃 한 우리는 미리 예약한 룩소르 서안투어를 시작했다. 일인당 45파운드(입장료 별도)에 예약을 했는데 이게 웬걸, 12인승 봉고차 안에 가이드와 운전기사, 그리고 우리 둘 밖에 없는 상황. 우리와 같은 투어를 예약한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인 노부부는 가이드에게 뭔가 화를 내며 결국 차에 오르지 않았다. 졸지에 시작된 봉고차 프라이빗 투어. 가장 먼저 멤논의 거상 앞에 우리를 내려준다. 지진 이후로 생긴 균열에서 묘한 소리가 나곤 했다는 멤논의 거상. 뜬금없지만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 석상들은 신전을 잃고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그리고 왕가의 계곡. 피라미드를 비롯한 이집트 왕가의 무덤은 극심한 도굴에 시달렸다. 그도 그럴것이 누..
2017년 11월 6일, 월요일. 아스완으로 향하는 기차는 쾌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제시간에 출발 혹은 도착하는 건 기대하지도 않아서 괜찮았으나 출발 직전에 플랫폼이 바뀌는 위엄이란. 그래도 세상 친절한 이집션들의 도움을 받아 어찌어찌 출발. 며칠 전에 먹었던 파스타 집에서 다른 메뉴를 포장해 도시락으로. 10파운드 파스타는 포장시에 양이 훨씬 많다. 결국 도저히 다 못먹고 남김. 워낙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기차 도시락에 들뜨기 시작한다. 는 두 시간만에 돌이 튀어서 이중창 중 하나가 와장창 깨짐. 유리가루가 떨어져 커튼을 닫고 다녀야 했다. 연착을 거듭해 도착한 아스완. 체크인을 하고 내일 먹을 빵과(20파운드) 바나나 1키로(10파운드) 를 구입 후 근처 피자가게에서 저녁을 먹었..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두 달만에 먹은 호스텔 조식은 우리를 여행자로 돌려놓았다. 기분좋게 체크아웃 한 후 우버를 불러 시내로 이동. 박물관 바로 옆 골목으로 숙소를 옮겼다. 피라미드 앞에서 박물관까지 50파운드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카이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 오늘은 올드 카이로, 혹은 콥틱 카이로와 박물관 구경을 하는 날. 출근시간이 조금 지난 시내는 한산하다. 아침에 겪은 교통체증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 날은 선선하고, 해는 따뜻하고. 걷기 좋은 날이다. 박물관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역에 내리면 바로 콥틱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년에도 테러가 있었을 정도로 무슬림 국가에서 기독교인으로 살기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교회에 나와 차분이 ..
2017년 11월 1일, 수요일. 자정에 출발한 버스는 일곱시간 정도를 달려 수에즈 터널에 닿았다. 요 몇 년 새 늘어난 테러의 위협 때문에, 밤새도록 짐검사와 여권 검사를 받아야 해서 잠은 잘 자지 못했으나, 전부 내 안전을 위한 일이니 차라리 고마웠다. 수에즈 터널을 지나 두 시간, 잿빛 도시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랜만의 장거리 버스에 이은 생소한 풍경은 나를 다시 여행하는 기분으로 데려다 놓았고, 하루가 지나지 않아 질려버릴 도시의 소란마저 기분좋게 느껴졌다. 카이로 구경은 내일 하기로 하고 우리는 바로 기자로. 창문 밖으로 피라미드가 보이는 숙소에 체크인 했다. 카이로 시내에서 지하철을 한 번 타고(인당 2파운드), 가까운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는 우버를 이용했다(13파운드). ..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우여곡절 끝에 전날 밤늦게 페트라 근처 호텔에 도착했다. 이즈미르 공항에서 출발해 앙카라 공항에서 노숙, 아침 비행기를 타고 암만에 내린 뒤 시내로 나와서 바로 와디무사 행 승합차 버스에 탑승해 4시간 반. 일부러 페트라 근처에 잡아둔 호텔까지 걸어와 짐을 풀고 나니 시간은 10시가 훌쩍 넘었다. 이렇게까지 급하게 움직인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바로 페트라 캔들 나이트가 월, 수, 목 밖에는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번 목요일을 놓치면 꼼짝없이 주말을 요르단에서 보내는 수밖에는 없었으니. 아무튼 지친 몸을 위해 일부러 살짝 좋은 호텔을 잡고, 따뜻한 샤워 후 바로 기절했다. 아침은 호텔 조식으로. 요르단 물가가 워낙 비싼데다가 페트라 주변은 바가지까지 추가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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