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정직하다. 걸은 만큼, 올라간 만큼만 멀리 많이 보이며 보인 만큼만 즐길 수 있고, 본 만큼만 알게 된다. 고작 3박 4일짜리 트레킹으로 갑자기 산 사람이 된 것 같은 표현은 조금 낯간지럽지만, 실제 내 기분이 그랬다. 2017년 12월 3일에서 6일, 이번여행 뿐 아니라 어쩌면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아침 일찍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위에서 카우보이를 만났다. 말 그대로 카우보이와 소떼를 몰고 있는 개들. 목가라는 표현은 이 때를 위해 있는지 모른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국립공원까지는 인당 15000칠레페소가 든다. 잠들 틈이 없이 펼쳐지는 지구의 최남단, 파타고니아의 풍경. 남극 대륙과 몇몇 섬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이 바로 이 파타고니아 지역이다. 아직 적..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의 3박 4일간의 트레킹. 파타고니아의 꽃이자 이번 여행 최고의 순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의 놀라움. W트레킹에 대해 처음 들은 건 이집트 다합에서였다. 다합은 미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와 유라시아 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가 교차하는 지점 중 한 곳인데, 우리와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자격증을 함께 공부했던 분은 전자였다.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9월부터 준비를 한 트레킹이, 드디어 눈 앞으로 다가온 것. W트레킹은 걷는 코스의 모양에서 따온 이름이다. 짧게는 2박 3일에서 길게는 6박 7일동안 위 사진에 나온 붉은 코스를 걷는 것이다. 이 코스는 국립공원을 절반만 걷는 코스인데, 위의 사진의 시작부분과 끝부분을 이어 O 모양으로 한바퀴를 도는 트레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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