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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일찍 쓰련다. 찬란했다고.
금을 잘못 밟고 들어선 이 섬뜩한 세계는 살기보다는 팽창하기를 요구했다. 버젓한 한 세계로의 도착이 아닌 것 같아 너무 많은 것을 헤매며 사용했다. 감정까지도
빛이 들지 않는 자리의 눈은 좀처럼 녹지 않고 눈길이 닿지 않는 곳의 먼지는 둘레를 키운다. 이 모두 내가 저지른 일만 같다. 안쪽의 사건들을 이해하겠노라고 바깥은 나를 받쳐냈다. 바닥에 끌리는 것들만 힘껏 받쳐야 할 게 아니라 명치에 도착하고 남은, 이 모르는 것들까지도 받쳐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 자상한 시간들.
차가운 물의 명백함을, 물이 들어 지워지지 않는 그 격렬한 시간들을 차마 어떻게 마주한 것인지. 균형이었는지. 전부였는지. 그러므로 조금 미리 쓰련다. 당신도 찬란했다면 당신 덕분에 찬란했다고.
- <찬란>,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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