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국/-

욜 / 이원

Vagabund.Gni 2023. 10. 15. 12:10
728x90
반응형

견딜 수 없는 것들은 서랍에 넣어두었다

 

이 추운 겨울에 팔목에 걸치고 가는 미지근한 가죽

 

오랫동안 표정을 숨기느라 등이 불타고 있다

 

    팔목으로는 피의 사랑이 흘러간다

    거기에 당신은 없다

    없는 당신의 자리로 고양이들이 살금살금 지나간다

    시간을 구슬처럼 흘리며

 

목젖이 다섯 개 돋아났다

 

소리를 삼키면

하늘을 가리며

긴 텐트

 

쏟아졌다

 

세상에 없었던 자세

 

처음 보는 행선지가 적힌 버스가 도착했다

 

-<사랑은 탄생하라>, 문학과지성사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