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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은 거짓말처럼 조용한데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런 밤에는 어떤 소리도 피어날 수 있다 가만히 귀를 열면 전구 빛이 당신 눈썹에 내려앉는 소리도 들린다 흉이 있는 손목 위로 두근거리는 맥박 소리도 보인다 거짓말처럼 밤은 조용해서 입술을 지그시 깨물면 낙엽 부서지는 소리도 난다 거짓말 같은 밤이라서 우리는 들켜버리면 안 되는 것이 있는 사람처럼 눈빛을 떨군다 포개어 있던 손을 자신에게로 끌어당긴다 거짓말처럼 조용히 벌어진 일이다 무슨 소리라도 태어날 수 있는 이 밤에 감았던 눈을 조용히 뜨면 거짓말같이 빈 의자가 있고 죽은 사람처럼 다시는 당신을 만날 수 없다고 해도 밤은 조용하다 숨소리조차 영영 들리지 않는다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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