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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7일, 월요일.

중남미 여행에서 내가 기대하는 두 가지가 있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 트레킹과

갈라파고스에서 즐기는 스쿠버다이빙.

오늘은 그 전에 맛보기로 바릴로체 근처 트레킹을 즐기기로 한다.



숙소를 나오는데 시선을 사로잡는 고양이.

사료통이 놓여있는 걸 보니 이곳에서 돌봐주고 있는 녀석인가 보다.



호스텔 아침식사가 부실한 덕에 이른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다.

장소는 유명한 길거리 샌드위치 가게.



물가 비싼 아르헨티나에서도 더 비싼 파타고니아 지방에서

여행자 뿐 아니라 현지인의 점심을 책임져 주는 곳이다.

다시봐도 그렇게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주변 물가에 비하면...



길 한켠에 벌여놓는 그릴 주위로 사람들이 모인다.



주문!

우리는 고기가 통채로 들어가는 70페소짜리 츄라스코 샌드위치를 시켰다.

70페소면 당시 환율로 4200원 정도. 서브웨이 샌드위치 값 정도 되려나.



그릴 옆에는 생고기와 치미추리 소스가 놓여있다.

바로 고기를 집어서 조리를 하시는데 믿고먹는 아르헨 소고기라

고기 질은 의심이 안됐으나 위생은 포기.

아! 그리고 소금을 엄청나게 뿌린다. 치미추리도 뿌려먹어야 하니 씬 쌀! 을 외쳐보지만

응 소금~



그렇게 완성된 샌드위치.

보이는 바와 같이 고기가 엄청나게 들어있다.



영롱.

이쯤되면 70페소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 수가 없다.

서브웨이를 물론 좋아하지만 비교가 불가능.



수유동 장첸과 테이블에 앉아 함께 먹었다.

양이 적은 사람은 둘이 먹어도 배부를 정도인데다 나름 소금을 적게 쳐주었는지 간도 딱 맞다.

들리는 말에는 점심시간 장사만 한다고 하니 시간을 잘 맞춰야 할듯.

든든하게 점심을 먹은 우리는 버스를 타고 첫 목적지인 야오야오(Llao Llao)호텔로 향한다.

버스 정거장에서 대강 물어보고 방향만 맞다 싶으면 타면 된다. 어차피 종점이라 헷갈일 일이 없음.



은 종점을 착각해서 한정거장 전에 내러버렸다;

호텔로 올라가는 길. 벌써 아름답다.



길 바로 옆에는 골프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야외활동 하기에 딱 적당한 날씨라 그런지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제법 보였다.



한 5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드디어 호텔.

바릴로체에서 가장 좋은 호텔답게 풍경부터 직원들 옷차림까지 클라스가 다르다.

우리처럼 호텔에 묵지 않으면서 구경만 오는 사람들이 많은지,

자연스럽게 방향을 일러준다.



그렇게 알려준 곳으로 가면 보이는 풍경.

작은 잔디밭에 앉아 나무사이로 보이는 호수와 만년설을 볼 수 있다.



차분하고 안전한 느낌이 드는 고급 호텔에서 피크닉.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아직 비수기라 그런지

우리 말고 한 커플밖에 없다.

천천히 사진을 찍고 즐기다 호텔 아래쪽에 조성된 트레킹 코스를 걸으러 가기로 한다.



표지판에서 Circuito Chico를 찾아 따라가면 된다.



11월 말, 파타고니아에서 누리는 개나리.

풍경이 예쁠수록 없어진 카메라가 생각나는 건 어쩔수 없지만,

그만큼 뷰파인더보다 맨눈으로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치고 정신승리를 해본다.



나무들로 둘러싸인 트레킹 코스.



호수까지 이어지는 코스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체력도 시간도 부족한 우리는 적당히 걷다가 돌아나오기로.



새삼 아이폰 카메라가 현역임을 확인하며 길을 걷는다.



한 시간 정도 걷고 다시 도로로 빠져나왔다.

호수가 보이는 전망대까지 가면 예쁘다고 하던데..

어제 아무것도 못한 덕분에 오늘 두 개의 전망대를 끝내야 하는 우리는 조금 바쁘다.



호텔 앞의 호숫가를 천천히 걸어 시내버스를 타러 간다.

가끔 보면 바릴로체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구경을 다니는 분들이 계신데,

경험해 본 아는 분에 의하면 매우 힘들다고 한다.

보기에도 오르막이 심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다가

자전거 렌트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하니,

버스 타고 다니는 걸 추천.



봄.



​​



버스를 타고 도착한 다음 전망대는 깜빠나리오 언덕(Cerro Campanario).

버스에 오를 때 기사님한테 언덕 이름을 말하면 정류장에서 이야기를 해준다.

그게 아니라도 관광객들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긴장할 필요 없음.



전망대 입장료는 따로 없지만, 편하게 산을 오르려면 리프트를 타야 한다.

우리는 타지 않고 걸어서 가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걸어 올라가본 결과..

아주 쪼달리지 않으면 리프트를 타는게 낫다.

진짜 ‘이래도 리프트 안타? 이래도?’를 외치는 듯한 거지같은 등산로는

제대로 정비도 안된데다가 맑은 날씨에도 미끄럽기까지 하다.

경사도 엄청 가팔라서.. 심지어 사진도 한 장 못찍었음.



그래도 한 시간 쯤 등산 뒤에는 이런 풍경이 위로를 크게 해준다.

나우엘 우아피 호수를 포함한 국립공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일곱 개인가 되는 산봉우리가 둘러싸고 있는 호수를 배로 건너는 것도 해보고 싶어진다.



몽골의 초원이나 사하라 사막, 다합의 바다속이나 태국의 해변들이 최고인줄 알았던 내게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물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스위스를 비롯한 알프스 산맥 주변을 건너뛴 게

갑자기 한으로 맺힐 정도로.

하필이면 이 때 카메라가 없어져서 충분히 사진을 담지 못한 덕분에,

파타고니아는 반드시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을 벌써부터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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