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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말하지 그랬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늘어지지 그랬어
추위가 가고 있다 대책 없이 가고 있다
허공을 찌를 듯 서 있는 나무 밑에
흰 뼈를 묻으며 너는 중얼거렸다
함께 묻히고 싶다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날을 경멸한다고
네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 지독하고 지독해
파란 새, 파란 새 날아가고 있다
너와 헤어진 후
그 말은 바스러지며 떨어져 나갔다 내 것이 아니었다
투명하게 고드름이 달리고
너는 매일매일 그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혓바닥이 쩍쩍 갈라진다
우리가 간신히 견디어낸 무서움의 시작이 아름다움이 아니라면*
한결 가벼워진 날씨는
녹아내리며 누군가의 고통으로 빛났지만 도무지 끝나지 않는 겨울이 있었다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에서 빌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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