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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밖을 나서지 못하는 음악과 동거하다 보면 문득
    당신이 입술에 와 앉는다

    몸을 휘젓고 떠나간 음(音)과 귓속을 맴도는 음 사이
    고산병을 앓는 밤

    음악은 당신을 발명한다
    어느 교인(敎人)들이 불태운 관(棺)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장례를 치르듯 어떤 심장박동을 빌리지 않고는 날려 보내지 못할 말이 있다

    이루어진 소원은 더는 소원이 아닌 것처럼
    곁에 없는 사람만을 우리는 영원히 사랑할 수 있듯이

    한 이름을 흥얼거리다 보면 다 지나가는 이 새벽
    당신의 이름을 길게 발음하면 세상의 모든 음악이 된다

    기도를 사랑하는 사람은 기도가 닿지 않기를 바라고
    우리는 음악을 울린다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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