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걸으니 술이 슬슬 깨는 것 같다. 먹은 음식들도 소화가 되고.. 그러나 곧바로 숙취가 올라와 뒤통수가 땡기기 시작한다. 수분 부족인가.. 튀어오르는 혈관을 부여잡고 계속 걷는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주황색 불 들이 켜진다. 이탈리아는 전기세 때문에 전부 LED등으로 교체한다고 하던데, 이 곳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은은한 불빛들. 불그스름한 계열의 색이라 어두워지는 하늘과도 잘 어울리고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의 혈색도 좋아보이게 만든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는 않았고 파란시간 정도인데, 보기만 해도 두통이 가신다. 다시 도착한 메인광장에선 여전히 기타리스트가 연주를 하고 있다. 같은 자세로 앉아서 손도 안시려운지.. 또 잠깐 서서 음악을 들었다. 밤에도 열려있는 꽃집들. 물가에 비해서 ..
성당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향하면 금방 구시가지가 나온다. 돌바닥으로 복원 및 유지되고 있는 것은 좋으나 오래 걸으면 발목이 아픈 구시가지. 가끔가다 하이힐 신고 오는 누님들이 고생하는 걸 보면 운동화 신은 나는 행복한 편이다. 사진을 잘 보면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는데 등이 한 두개씩 켜지고 있다. 야경이 기대된다. 본격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건널목 왼쪽엔 프란체스코 수도원이, 오른쪽엔 성 삼위일체 교회가 있다. 하나하나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해 떨어지기 전에 한바퀴 도는게 목표니까 생략! 잘 보존된 구시가지에 들어서면 초입부터 관광지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일단 물가부터 두 배 정도 뛰는 듯. 찍을때는 몰랐는데 직원 누님과 눈이 맞았다. 이쪽 누님들도 잘 웃어주는데 저언니는 표정이 좀 무섭게 나왔네. 물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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