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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5일, 수요일.


리우에서의 마지막 관광은 넷이서 하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그 유명한 예수상.


워낙 유명한 곳이고 하루종일 관광객이 몰려 아침일찍 다녀오는 걸 추천한다.


우리는 그러지 않았지만 하이시즌에는 입장제한에 걸려 몇 시간씩


줄만 서기도 한다고.



물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린 트램을 타기로 했다.


처음부터 등산으로 올라가는 건 물론 의미가 있지만 중간에 빈민촌도 지나가야 하고


아침이라고 해도 햇살이 워낙 따가우니까.


산 아래에서부터 올라가는 게 아니라 중간지점까지 우버를 타고 온 뒤


티켓을 구매했다.



왕복 티켓값은 일인당 60헤알.



트램+공원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이므로 나름 괜찮다.


이 트램 역시 성수기에는 예매를 해야 한다고 들었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예 줄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아서 바로 구매 및 입장이 가능했다.


빵산과는 다르게 이 곳은 국제학생증 할인이 되지 않으니 참고.



하지만 아무리 비수기라도 예수상은 예수상.


산 아래에서부터 트램을 타고 올라오는 관광객들 덕분에 콩나물처럼 서서 올라갔다.



도착.


트램을 타고 올라오며 살짝 살짝 보이는 리우의 전망은 더위를 잊게 만든다.


빵산에서, 밤에 보았던 도시와는 또 다른 느낌.



역시 대기시간 없이 바로 입장한 나의 앞에, 예수상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느 나라들에 비해 빈부격차가 엄청난 리우.


곳곳에 형성된 빈민가는 도시의 위험이자 문제이다.


군병력을 투입하고 이러저러한 작전을 펼쳐도 근본적인 해결에는 이르지 못해


최근에는 거주민 조차 살기 싫어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관련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29/0200000000AKR20171129009200094.HTML)


이집트에서 만났던 브라질 친구도 리우를 굳이 왜 가냐고 물었을 정도니까.


무려 7년 전 수준으로 후퇴한 치안 덕분에 리우의 관광수입은 곤두박질치고 있고,


(관련기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7/11/0200000000AKR20170711008600094.HTML)


이는 당연하게도 도시 빈부격차를 가속시킬 뿐이다.


경찰도 심심치 않게 총에 맞아 죽는 도시이니.


갑자기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수많은 빈민가 중에 한 곳이 예수상 뒤쪽,


그러니까 등 방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예수상 앞 쪽에는 고급 주택이 늘어선 부촌.


덕분에 약자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구세주 그리스도상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한단다.




전망대에 서면 보이는 호수.


하트모양을 닮았다고 한다.




한 해에 180만명이 찾는 그리스도상은 그러거나 말거나 말이 없다.


여담으로, 리우의 예수상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수상이 아니다.


중남미에서는 세 번째, 전세계에서는 다섯 번째로 크다고 한다.



아침 일찍 방문한데다 비수기가 겹쳐 관광객이 미어터지는 수준은 아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해가 많이 따갑긴 하지만, 추운 그늘에 숨어있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구경할 수 있는 날씨.



예수상 주변에는 누워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매트가 준비되어 있다.


워낙 큰데다 산 정상 공간이 부족해 한 화면에 담기가 어려우니.



예수상 바로 아래에는 기도실이 준비되어 있다.


신심이 깊은 남미 사람들.



높의 왼쪽에 있는 분이 우리 동행 중 한분이다.


며칠 후에 아르헨에서 한 번 더 만나게 된다.


한참을 봐도 질리지 않는 미항의 전경을 즐기다 관광객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느낌이


들 때 쯤 하산.



산 아래로 내려와 바로 우버를 잡아타고, 다음 목적지는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대성당과 셀러론 계단이 위치한 센트로 쪽은 리우에서도 치안이 안좋은 쪽이니


반드시 우버나 택시를 탈 것을 권한다.



성당에서 멀리 떨어져 전체 샷을 찍고 싶었으나 그러지 않기로 합의를 봄.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1976년에 완공된 성당으로,



앞에 세워진 십자가가 없으면 성당으로는 보이지 않는 건축물이다.


마야 피라미드 스타일을 살려 만들었다고.


오로지 시멘트를 사용해 지은 건물임에도


리우 대성당은 그 내부가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위 사진과 같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네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리고 사진을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통풍에 굉장히 유리한 구조로 되어있는데,


높은 천장과 더해져 선선한 내부기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수많은 구멍으로 새어들어오는 햇빛은 간접조명 효과까지 있어


성당 내부는 은은하게 빛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새와 대화를 하는 걸 보니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 내부에는 5000여 개의 좌석이 있고, 거기에 스탠딩석까지 총 20000여명의


인원이 한 번에 미사를 드릴 수 있다고 한다.




구조물이나 전체적인 분위기에서 뜬금없이 가우디가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석상에서.


하지만 위험한 센트로 지역이라 그런지 성당 입구들도 경호원들이


지키고 서있는 모습이 살짝 흉흉했다.



다음 목적지는 셀라론 계단.


대성당에서 셀라론 계단은 매우 가깝다.


하지만 그 구역은 대낮에도 강도사건이 벌어지는 곳이니 이번에도 우버.



셀라론 계단은 칠레 예술가 호르헤 셀라론이 타일을 이용해 꾸민 계단이다.



215개의 계단, 60여개의 국가, 2000여개의 타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근방에서 살고있던 예술가는 


빈민가 한가운데에 전세계를 모아 밝게 빛나게 만들었다.



자세히 찾아보면 태극기부터 시작해서 각 나라의 국기들이 장식돼 있다.


지구 반바퀴를 여행하고 도착한 나로선 그 국가를 추억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오르막을 따라 반복되는 노랑, 초록 파랑.


이 곳은 누가 봐도 브라질이다.




동행 분께서 계단 중간에서 파는 아사이베리 스무디를 사주시기도 했다.


마음대로 토핑을 얹어서 먹는 스무디는 한 번 먹어봤으면 족한 맛이었다.


사진엔 없지만 차라리 계단 아래쪽에서 파는 까이피링야 칵테일을 마시는 게


좋다. 가격도 괜찮고 알콜이 들어가 있어 기분도 좋으니.


셀라론 계단까지 보고 나니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다.


이후에는 우버를 타고 해변으로 돌아와 시내 구경을 하면서 지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우리를 위해 선물을 준비해 줌.


크리스마스 시즌에 먹는 빵이라고 한다.


브라질에서만 먹는다는 식으로 얘기했었는데 볼리비아에 갈 때까지


꾸준히 마트에서 파는 걸 보면(...).


아무튼 쫄보 커플의 리우 여행은 이렇게 끝난다.


시골로 내려갈수록 안전하다던데 다음 여행에선 리우를 건너뛰고 시골을


돌아다녀 봐야겠다.


예전 글들을 보면 브라질 물가가 비싸다는 말도 있던데,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다음 목적지는 이구아수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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