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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이 오고 갔던 날들이 있었으나 그것은 무뎌졌고 버려진 기름통 위에서 시조새 한 마리 앉아서 울고 있었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건 진화의 증거다. 어느 날 두 발로 일어섰고, 어느 날 양을 키우기 시작했고 어느 날 페니실린을 먹기 시작한 것처럼. 사람들은 책의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 오래 책의 말을 해왔으므로 책 밖은 아직 위험할 테지만······ 활자는 부서져 먼지가 된다. 사람들은 슬프지 않다. 진화가 더 커다란 이야기이므로.
책 안의 사람들은 책 밖에서 학살될 것이다. 거리에 내걸릴 것이다. 그 순간 대도서관은 끔찍하고 냉정한 타자가 될 것이다. 사라지는 것에 이유는 없다. 검은 글자 몇 개 지층 속에 들어가 남겠지만 계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리워하지 말 것
세상은 작자미상이 될 것이다.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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