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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0일, 목요일.


이전 글에 적은대로 갑자기 날짜가 점프한다.


그리스의 마지막 도시 트리칼라에 머무는 내내 비가 내렸기 때문인데,


꼭 가보고 싶었던 메테오라 수도원은 기약없는 미래로 미뤄야만 했다.



대신 장을 잔뜩 봐다가 밥을 맛있는거 해먹으며 지냈다.


숙소가 인터넷도 빠르고 에어컨도 빵빵한데다 주방이 잘 갖춰져 있어서


3박 4일 숙소에 콕 박혀서 사진 정리하고 드라마 보고 밥먹으며 지낸 듯.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리스 국산 맥주들이 그다지 맛있지 않다는 점 정도.



트리칼라에서 불가리아로 넘어갈 때는 테살로니키를 거쳐야 한다.



먼저 기차를 타고 테살로니키로 가서, 새벽 버스를 타고 불가리아로.



터키와 국경을 대고 있는 나라라 그런지, 불가리아로 가는 버스에서는


간식과 물을 제공해 주었다.



피자크래커 꿀맛.


중간의 국경에서도 짐검사 밑 여권 심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적당히 적당히 넘어가서 쉽게 도착했다.


소피아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일찍.


공공 와이파이가 깔려있는 터미널에서 잠시 버티다 체크인 시간에 맞춰 숙소로 갔다.



오랜만에 체육관도 먹어주고.



집 앞에선 둘째를 닮은 길냥이를 만났다.



애교 작렬.


게다가 좀 만져주고 나니 쫄래쫄래 따라오기까지 한다.



불가리아에는 길냥이가 상당히 많은 느낌이 드는데,


구체적인 느낌으로는 그리스-불가리아-터키로 갈수록 고양이 밀도가 증가하는


것 같다.


오스만 투르크 시절에 고양이한테 잘해주던 버릇이 남은 것인지,


고양이도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고.



우리의 불가리아 여행 주제는 힐링이었다.


물가가 싸기로 유명한 불가리아에서 유럽여행을 마무리하며


잘 놀고 먹어보자는 뜻에서.


에어비앤비 숙소도 무려 복층구조를 가진 매우 넓은 아파트로 구했다.


아래는 숙소 링크:


https://www.airbnb.co.kr/rooms/17209009


호스트는 영어를 잘하는 쾌활한 아저씨였다.


위의 술은 불가리아의 전통주 라키아.


아저씨가 추천해서 작은 걸로 사다먹고 그 다음에 큰 병으로 사서 한번 더 먹었다.



포도로 만든 술의 일종인데, 이 술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아무튼 4박 5일을 이 호화로운 숙소에서 지내니,


세상이 아름답게도 보인다.


첫 날은 짐 풀고 대형마트에서 장 봐다가 밥 해먹고 술마시다 잠.


불가리아는 물가가 싼데다 맥주가 맛있기까지 하다.


이것도 다른 글에.



아무튼 다음날 아침.


커피머신을 이용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었다.


무려 100여일만의 아아.


늦게 일어나 느리게 아침을 차려먹고,


뜨거운 시간이 지나 오후에 외출을 나감.



소피아의 대중교통 정보는 얻기 힘들다.


소피아 뿐 아니라 불가리아의 모든 도시가 마찬가지.


그래도 굳이 정보가 필요하면 어플이 하나 있긴 한데,


도시들이 다 작아 대중교통을 탈 일이 거의 없다.



세상 평화로운 풍경.


불가리아 전 인구의 20% 가량인 130만명이 모여 살고있는 이 도시는,


내가 방문해본 수도 중 가장 평화롭다.


계속 말해서 입이 아프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따뜻한 것은 덤.



슬슬 터키식 디저트가 보인다.


바로 옆에는 피자가 놓여있는 것이 불가리아의 위치를 잘 설명해준다.



소피아의 센트럴 모스크에서 여행 시작.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 기간이 상당한 만큼, 불가리아에서 모스크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콘스탄티누스가 천도를 결정할 당시 이스탄불에 앞서 이 곳을 고려했었다는데,


그렇게 됐다면 소피아의 얼굴은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



시청쯤 돼보이는 분수 뒷편의 건물은,


무려 소피아 중앙 목욕탕.


호스트를 포함해 불가리아 사람들은, 자신들의 물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실제로 소피아 근교에는 꽤 좋은 온천이 산개해 있는데,


이 온천들은 소피아라는 도시의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


이스탄불의 소피아 대성당을 건축한 동로마제국의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가


그 주인공.


정확하게는 병약했던 그의 딸 소피아 황녀에 얽힌 이야기이다.


별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황녀가 세르디카(소피아의 옛 이름)에서 요양한 후


건강을 회복해 감사의 표시로 성당을 하나 봉헌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도시도 황녀의 이름을 받게된 것.


우리도 그 좋다는 온천에 가보려고 했으나, 끝없는 게으름으로 실패했다.


여담으로, 사실 불가리아의 수질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마치 그냥 마셔도 되는 물처럼 이야기되고, 실제로 사람들도 그냥 마시는데,


여기도 유럽은 유럽. 석회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럼 이 곳은 ?


또 생긴것과 다르게 아울렛 쇼핑몰이다.


시계탑도 있고 나름대로 시청 느낌이 났는데..



근처의 지하철역에는 작은 교회가 있고,


주변으로는 지하철 공사 당시 발굴된 로마 유적이 남아있다.


아무래도 로마 제국에서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기 때문에


남아있는 유적의 양이 상당하다고 한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구 공산당 건물.


89년 민주화 운동이 있기 전까지 불가리아는 공산주의 국가였다.



도시를 걷다보면 군데군데 귀여운 정교회 성당들이 보인다.



물론, 들어가는 건 마음대로지만 사진은 아니다.



공원.


넓은 땅덩어리에 적은 인구답게 커다란 공원들이 많이 보인다.


언뜻 사진을 보면 매우 더워보일 수 있는데,


소피아는 7월 말 한여름에도 시원했다.


밤에는 입김이(!!!!!!) 나올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해발 고도가 800미터쯤 되는 데다가 매우 건조한 대기가 그 원인이다.


덥다 싶어 그늘에 숨으면 찬바람이 슝슝. 빨래는 널자마자 마르고.


숙소에 있는 에어컨은 5일동안 30분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좋은 물에 대한 자부심 덕인지, 유난히 분수가 많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소피아의 국립극장.


수 많은 공연이 저렴한 가격에 열린다.



거기서 조금 더 걸으면 소피아 구시가지의 하이라이트,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대성당이 나온다.


아니 갑자기 러시아의 영웅이 왜...? 하고 보니


불가리아 해방을 이끈 러시아-튀르크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제국 군인 20만명을


기리기 위해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독립 불가리아는 1945년 소련에 의해 점령(...) 공산화의 길을 걷는다.



성당 맞은편에는 역시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고, 불꽃을 지키는 사자가 있다.



발칸반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히는 알렉산드르 네프스키 대성당.


그 위용에 기대하고 하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역시 입장은 공짜.


이 경우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데, 5유로 정도의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물론 티켓 구입 없이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심심치 않게 보이지만,


매의 눈을 가진 사제들이 달려와 제지한다.


나는 사진 찍지 말라는 표시가 있으면 일단 렌즈 뚜껑을 닫아버리는 편인데,


어딜가나 몰래 찍고, 심지어 자랑스럽게 온세상에 공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 사람됨을 평가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그냥 나로선 이해할 수 없다고 하고 넘어가자.



오랜만에 러시아의 추억이 새록새록.


성당 내부는 예쁘게 생겼다. 난 정교회 건물이 좋다.



애들 사진도 찍어주고



흑백 필터도 씌워보고.



이 정도 구경을 했으면 구시가지에서 볼만한 것은 다 봤다.



이곳은 소피아의 중심거리인 비토샤 거리.


나름대로 쇼핑을 할만한 가게들도 있고, 길 양옆으로는 식당과 술집이


늘어서 있다.



최고의 중심가임에도 물가는 그다지 비싸지 않은 편.


스테이크가 먹고싶어서 기웃기웃 거려보니, 소고기도 싸다.


하지만 마트에서 더 좋은걸 발견해 스테이크를 잊어버림.



사람들 옷차림도 그렇고, 여름이 끝나가는 느낌이 물씬 든다.



소피아 시내 한 바퀴 끝!


이후의 시간은 쇼핑과 커피와 뒹굴기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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