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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행이 으레 그렇듯, 새로 만난 도시에선 마트 순회를 먼저 했다.


불가리아 여행을 저렴하게 책임져줄 친구를 찾던 도중 눈에 들어온 자태!


그런 것을 처음 본 높을 쇼핑 이후 잘 설득해, 요리를 해먹기로 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식재료라 거부감이 전혀 없지만,


사람에 따라 보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준비물: 닭고기(다리살?)네 덩이, 돼지 혀 두 덩이, 호박, 마늘, 간장, 설탕, 후추 등.



오늘의 메인은 이 돼지 혀가 되시겠다.


사실 나도 돼지 혀는 처음 먹어보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소 혀.


급식때 이천 근처에서 소머리국밥을 먹는데 할아버지가 시켜주셔서 처음 먹어본 후


그 식감에 반해버렸다.


돼지 혀도 같은 혀니까 비슷한 맛이 나겠지.


이 부위를 요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검색 해보니 불가리아에선 적당히 썰어 튀김옷을 입혀 튀기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수육으로 먹기로 한다. 스테이크 수준으로 먹으려고 했으나 시간이.



먼저 혀 끝부분은 뼛조각이나 이물질이 껴있을 수 있으므로 흐르는 물에 씻으며


제거해 준다.


이후 보드카(소주)와 물에 담가 혹시 있을지 모를 냄새도 빼주고.



물론 물은 끓이고 있어야 한다.



물이 끓는 동안 닭고기 양념을 해 보자.


가진게 많이 없어서 간장과 설탕 정도만 넣고 짧게 재운다.


껍질은 제거해도 되지만, 내가 껍질을 좋아하고+오븐을 이용할 생각이라


그대로 두기로 한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파뿌리와 월계수잎, 양파 마늘 등 있는대로 넣고 삶기 시작.


압력솥이 있으면 금방 끝낼 수 있다.


없으면? 넉넉하게 한시간 정도는 잡고 끓여야 한다.


그래야 혀를 감싸고 있는 막? 이 잘 떨어짐.



혀가 익는동안 나머지 요리를 끝내자.


데리야끼 소스를 야매로 만들고,



구워먹을 호박도 썰어놓고.



프라이팬을 달군 후 기름을 넣는다.



닭고기 겉면을 센 불로 초벌구이 해서 오븐에 넣는 식으로 요리하는 게 목적.



후추와 바질가루를 어...? 좀 많은데..? 싶게 뿌려준다.


가장 센 불에서 한쪽을 익히고



뒤집어 줌.


그릴자국이 나도록 세게 익히려고 했으나 인덕션 화력이 부족해 실패했다.


스테이크 굽듯이 겉면은 더 익히는 게 좋을 듯.



닭을 굽기 시작할 때 오븐을 예열해 놓자.


200도로 15분 정도 예열해 두었음.



사진으로 보니 때깔이 더 아쉽다. 생각했던 비주얼이 아니었음.



220도로 온도를 올린 후 예쁘게 집어넣는다.



공간이 남은 인덕션에는 데리야끼 소스를 올리고,



220도에서 10분? 15분? 가량 소스를 끼얹으며 구운 닭은 한번 뒤집어준다.


아래에 기름 고이는 게 보인다.



그 와중에 혀는 충분히 삶아졌다.


찬물에 담근 후, 겉에 하얗게 일어난 막을 손으로 벗겨내면 된다.


충분히 익지 않았을 경우엔 잘 안벗겨지는데, 그럴 땐 칼로 적당히.



막을 벗겨내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된다.


바로 썰기엔 너무 뜨거우니까, 잠시 두고.



고기만 먹으면 안되니까 호박도 굽는다.


여행을 다니며 가장 많이 먹는 채소 중 하나인데,


기름을 넣지 않고 바싹 굽는 것도 맛있다.



그 후, 손이 데지 않게 조심조심 혀를 자른 후



미리 만들어 둔 완두콩 밥과 채소를 곁들여 그릇에 담으면 완성.


이 상태에서 바로 먹지 않고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불가리아식 돼지 혀 요리가 된다.


중국식은 매운 소스에 졸여 먹거나, 소스를 부어서 먹는 듯.


혹은, 혀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기름을 두른 팬에 구워 스테이크처럼 즐겨도 된다.



거하게 차린 한 상.



닭고기도 껍질이 바삭바삭하게 익었다.



나는 라키아, 높은 맥주를 따르고, 건배.



푹 익힌 돼지 혀의 단면.


소 혀에 비해 부드러움이 덜하고 고기 향? 역시 덜하다.


혀 부위 특유의 냄새 역시 약해서 살짝 아쉬움.


그러나 지방과 살코기가 적절히 배합된 혀.


부드러움이 덜하다고 하지만 그건 소에 비해 그렇다는 얘기고


돼지 혀 역시 입에 넣으면 삭 녹아내린다.


혀를 먹는다는 두려움(?) 반감(?)만 극복한다면 이만한 부위가 또 없다.



오븐에 익혀 기름기가 쫙 빠진 닭고기 역시 좋은 선택.


담백해진 닭고기는 부드러운 혀에 부족한 씹는 맛을 책임져 준다.



불가리아의 맥주 아스티카.


거의 모든 종류를 먹어보았지만 이게 제일 무난하다.


하지만 맥주 가격이 워낙 싼 불가리아에서 굳이 현지 맥주를 먹을 필요는...


우린 마트에 가서 매일 새로운 맥주를 가져다 먹었다.



거하게 차려진 한 상을 흡입한 다음에는,


역시 술안주이자 디저트의 역할을 하는 과일이 필요.


전체적으로 짠 음식을 먹고난 다음엔 역시 달달한 멜론이다.


배 만큼이나 내가 좋아하는 과일.


이렇게 먹고 먹으니 살이 빠질 틈이 없다.


서울에서 혀를 구하기가 쉬운지는 모른다.


워낙 상하기 쉬운 부위라 믿을만한 정육점에서 사야한다.


하지만 일단 구해서 먹어보면?


나처럼 평생 혀를 보며 침을 흘리게 된다.


소피아 특집 두 번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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