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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던 겨울,


높은 나에게 유럽에서 가고싶은 곳을 뽑으라고 했었다.


거의 고민하지 않고 내가 고른 세 곳은


성베드로대성당, 부다페스트, 그리고 불가리아.


딱히 이유는 없었다. 아마도 티비나 웹에서 지나가는 사진이라도 봤나보지.


그 정도로 나는 불가리아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었다. 요구르트가 유명하다는


것 정도?


그렇게 유럽 마지막 국가로 도착한 불가리아.


나는 단 이틀만에 감화되었다.


이 글은, 불가리아의 마트 물가에 대한 글이다.


시작하기 전에, 불가리아의 화폐 정보부터.


불가리아의 화폐는 레프, 혹은 레바라고 불린다. 레바가 복수라던데,


그 외에도 돈을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어떻게 생긴 돈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니 넘어가고, 이 통화의 특징은


유로화와의 환율이 고정되어있다는 점이다


정확하게 1유로당 1.95583레바. 덕분에 유로가 불안정해지면 그리스에서


레바의 인기가 급상승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잡설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는 1레프 ~ 660원(2017년 7월 기준).


나는 곱하기 600을 먼저 하고 1.1을 곱하는 공식을 머리속에 넣어두고 돌렸다.


그럼, 물가 이야기 시작!



불가리아에도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대형마트가 잘 들어서 있다.


여러군데를 다녀보았지만 창고형 마트를 제외하고는 다 비슷비슷 해서,


만만한 빌라로 골랐다.



먼저 치즈 가격.


암산이 귀찮은 분들은 대충 곱하기 700정도 하면 된다.


느꼈겠지만, 그냥 저렴한 정도가 아니다.



절인 올리브 및 러시아식 샐러드 가격.


저만한거 한통이 대충 700원쯤 하는거다.


올리브 하면 그리스? 아니, 단연코 불가리아다.



초콜릿 시럽이나 과일 잼이 들어간 크로와상 종류들.


천원은 커녕 200원짜리가 있다.



음료수. 2리터짜리 콜라 한 병이 1300원 수준이다.


처음에 이런 말도 안되는 물가를 보고는 내 눈과 머리를 믿지 못해


몇 번이고 환율을 다시 점검했었다.



매장 내에서 구워 파는 빵들.


아쉬운 게 있다면 직접 굽는 빵 종류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장기 여행자의 친구, 토마토 페이스트와



파스타 면.


1킬로 짜리는 없고 저게 500그램인가 그랬는데 400원이다(...).


지금 다시 봐도 믿을 수 없는 물가다. 환율을 헷갈린 게 아닐까.



초콜릿 종류들.



2레바라니, 여태 본 물건 중 가장 비싸게 느껴지는 물품이다.



그리고 술.


사진에 보이는 술이 불가리아의 전통술 라키아 이다.


40도를 자랑하는 독주인데 7천원.



맥주는 더욱 저렴하다.


사진에 보이는 왼편의 큰 페트는 2리터가 넘었던가 그랬다.




수입 맥주들.


여기서 빌라 카드라고 써있는 물건들은 카드가 있어야 할인 대상이 된다.



정말, 정말 저렴하다.


불가리아에 있는 내내 한 캔에 천원이 넘는 맥주는 사치한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먹었다.


터키의 자랑 에페스 맥주가 800원.


정작 터키로 넘어가면 어마어마한 세금 덕분에 2000원으로 치솟는다.


에페스 맥주를 마음껏 마시고 싶으면, 불가리아로.



와인.


라키아에 밀려 와인을 많이 마시진 않았지만,


저렴하다고 맛이 없는 게 절대로 아니다.


우린 보통 5레바짜리 와인을 즐겨 먹음.



물.



감자칩.



과일.


위의 가격은 킬로그램당 가격이다.


보통 옆에 저울이 함께 놓여져 있으므로 미리 달아보고 살 수 있음.


사진을 찍어놓고 와보니 육류 가격이 없다.


대강 요약하자면 닭, 돼지는 싸고 소는 비슷, 해산물은 비싸다.



이게 끝이 아니다.


높에 의하면 색조화장품 가격이 매우 저렴한 편.


기초화장품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에 살며 화장품을 만들어 썼던 내 입장에선,


각종 천연오일 가격이 상당히 저렴했다.



바디로션 All Nature는 불가리아의 유명한 브랜드.


높은 화장품 가게에서 나올 줄을 모른다.



그 와중에 스네이크 오일 크림...........? 진짜 뱀 기름인가................?



옷 가격도 몇 장 올린다.


세일중인 티셔츠가 3300원부터 시작.


예쁘고 사이즈 있는 것을 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과연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옷 가격을 자랑하는 불가리아 답다.


민소매 티는 3레바짜리도 많다.



여기까지 쇼핑을 하고, 잠깐 쉬며 애플민트 소르베와 엘더플라워 주스.



집에 가고싶다.



하지만 쇼핑은 끝나지 않는다.



이층으로 진격.


옷을 잘 사지 않는 나도 그 가격에 압도돼서 한 벌 구입했다.



그 날의 전리품.


이 날 이후로 쇼핑에 맛들린 높은 옷가게가 보일 때마다 습관처럼 들어갔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잔뜩 사온 화장품이 다 떨어져 요즘엔 이것들을 쓰고 있는데,


앞에 보이는 살구씨 오일과, 빨간통 위에 놓인 하얀 크림이 특히 좋다.


높은 기분낸다고 무려 보라색 립스틱을 사던데..


아무튼, 불가리아의 물가는 이 곳에 눌러앉고 싶게 만든다.


참고로 과일과 채소 종류는, 당연하게도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작은 시장에서


사는 것이 70% 가격 정도로 저렴하다.


저기서 더 저렴하다니..... 맞다. 저렴하다.


이 물가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모로코의 오렌지 뿐이리라.


가난한 여행자를 단숨에 중산층으로 만들어 버리는 불가리아!


물가에선 비교 가능한 나라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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