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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일, 목요일.

두 달만에 먹은 호스텔 조식은 우리를 여행자로 돌려놓았다.



기분좋게 체크아웃 한 후 우버를 불러 시내로 이동.

박물관 바로 옆 골목으로 숙소를 옮겼다.

피라미드 앞에서 박물관까지 50파운드도 안 나오는 걸 보면,

카이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마음이 싹 사라진다.



오늘은 올드 카이로, 혹은 콥틱 카이로와

박물관 구경을 하는 날.



출근시간이 조금 지난 시내는 한산하다.

아침에 겪은 교통체증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

날은 선선하고, 해는 따뜻하고.

걷기 좋은 날이다.



박물관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Mar Girgis>역에 내리면

바로 콥틱 십자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작년에도 테러가 있었을 정도로 무슬림 국가에서 기독교인으로 살기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교회에 나와 차분이 기도를 하고

웃는 모습은 강인해보이기도 한다.



독특한 모양의 교회.

콥트교도들은 그 언어와 문화에서 이집트 전통을

가장 잘 보존한 집단이라고 한다.

고대 이집트 언어의 연구에 콥트어가 쓰일 정도라고.



이 교회의 이름은 Hanging Church.

예수의 매달림을 기념하는 교회다.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그 옆에 위치한 크리스천 교회.





언제 마지막으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는

탑의 종들.

여기도 경건히 기도하는 분들이 많아

사진을 조심조심 찍었다.



내부는 동방정교회 느낌이 물씬.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여기는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교회 앞에는 작은 기도굴? 같은게 있다.

해가 적당히 들어 분위기 좋음.

혼잡한 카이로 중심에서 불과 20분 이동했을 뿐인데

이런 평화로움이라니.



거기서 더 들어가면 공동묘지가 있다.

관리가 안 되고 있는 무덤이 많지만

가끔 찬송가 등을 부르며 지나가는 무리가 있는 장소.



계속해서 예수피난교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언제부터 진열되어 있었는지 알 길이 없는

기념품이 좁은 통로의 벽 자체처럼 느껴진다.

관광객이 안보였다면 버려진 곳인가 했을 듯.

덤으로 카메라를 의식하며 활짝 웃는 여자애들.

이집트는 남자고 여자고 잘 웃는다.



예수피난교회는 이름 그대로 핍박을 피해 도망쳤던

예수의 가족들이 머물렀던 장소 위에 세워졌다.

피난경로를 나타내는 지도가 있어 실감난다.



교회 안쪽에는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있고,



그 아래는 예수의 가족이 머물렀다는 장소가 있다.

성지순례 끝판왕 중 하나인 듯.



믿거나 말거나 그 시절부터 존재했다는 우물.

이 물을 예수도 마셨다.

솔직히 이런 유적에는 별 감흥이 없고,

천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견뎌온

콥트 기독교에 대한 호기심만 있었다.



뜬금없지만 그 근처에 있던 유대인 회당.



좁은 골목을 걷다보면 인적이 갑자기 드물어

가슴이 쿵 하기도 한다.



곳곳에 있는 교회 건물들.

관리하는 인원 한둘을 제외하고는

별로 사람이 없다.

딱히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청소를 하거나 앉아서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는 듯.



그러거나 말거나인 고양이와

독특한 문들.

좁은 구역 안에 콥트 교회와 유적지가

몰려있어 쾌적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나오던 길에 사람이 적어 사진이나 한 장.

해가 강한 날이라도 대부분이 그늘진 곳이니

겨울철엔 긴팔을 준비하자.



올드 카이로를 북쪽으로 벗어나 아무르 모스크로 가는 길.

잘 보면 건물이 약간 기울어있다!

이 건물 뿐 아니라 많은 아파트가 제각각

눕고 있는데, 버젓이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듯 보여 위태로웠다.



7세기 경에 지어진 이 모스크는

이집트 뿐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서 최초로 지어진 모스크이다.

이렇게 상징성이 강한 건물이 콥트 카이로와

붙어 있으니, 충돌이 없으면 이상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평화로워 보이는 모스크 내부.

이 곳은 들어갈 때 신발을 맡기면 나갈때 반강제 기부를 요구한다.

5파운드 정도 냈음.

올드 카이로를 보고 박물관 쪽으로 돌아오니

배가 고프다.

저렴하게 먹을 걸 찾다가 현지인들이 줄서서 먹는 파스타 집을 발견.



광장 회전교차로 근처에 있으니 위치는 쉽다.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게 문제지..

아마도 El Tahrir 거리일 것이다.



이 가게에선 믿을 수 없게도 이런 소고기 파스타를

10파운드에 판매하고 있다!

그냥 옆 테이블에서 먹는걸 눈짓으로 시켜먹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스완 행 기차를 타는 날엔 포장까지 해다 기차에서 먹었다.

15파운드를 내면 곱배기를 주는 것 같고,

포장을 하면 양이 어마어마하다.

식당에서 먹는 10파운드 짜리는 한끼 때우는 정도였다면

포장용 10파운드 짜리는 내가 먹다 남겨야 했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광장 근처에서 점심을 때우려는 분들께 추천!

점심을 먹은 후엔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사진이 많으니 여기서 한 번 끊고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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