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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 월요일.



우기에 접어든 쿠스코에도 아주 가끔, 눈이 부시도록 맑은 날이 오곤 한다.


문제는 이 날이 우리가 체크아웃 하고 도시를 옮겨야 하는 날이라는 것.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배려로 늦은 체크아웃을 한 우리는,


배낭을 크루즈 델 수르 터미널에 맡겨둔 후 맑은 날을 즐기기로 했다.


참고로, 쿠스코의 크루즈 델 수르 터미널은



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티켓이 있으면 짐을 무료로 보관해 준다.


인터넷 예매를 이용하면 가격이 저렴할 때가 있으니 확인해 볼 것.



눈부시게 맑은 쿠스코의 풍경은, 전날들과 퍽 달라보인다.



말 그대로 눈이 부시도록 맑아, 선그라스가 없이는 힘든 날씨.


틈을 타 일광욕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공원은 이미 만원이다.



우리는 카페를 찾으러 구시가지 골목으로.


겸사겸사 여태 구경 못 한 12각돌을 보기로 했다.



빈틈없이 채워진 돌멩이들.


면도칼 하나 들어가지 않게 다듬어진 석벽은


쿠스코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 중간에 박혀있는 돌 중 하나인 12각 돌.


한정된 재료로 안정적인 벽을 쌓아올린 이 기술은 예술에 가깝긴 하다.



볼 건 다 봤으니 커피 마시러 가자.



골목길은 밤에도 예쁘지만


파란 하늘 아래 해를 피해 걸을 때도 상당히 아름답다.



전에 한 번 말한 것 같지만, 의외로 맛있는 커피를 팔지 않는 남미에선


카페 하나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맛있는 곳은 없지만 카페 자체는 널려있는 쿠스코...


그 와중에 높이 찾아온 카페, La Rabona.



스타벅스 근처 골목에 위치한 카페이다.


12각돌 근처에도 있으니, 점심식사 후 커피 한 잔 하러 들리기 좋은 듯.



커피 등 음료 외에도 각종 디저트 및 기념품(?)을 팔고 있다.


테이블은 음료를 시키고 반지하로 내려가야 해서 잘 안보임.


커피와 브라우니를 시켜먹기로 했음.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은 예쁘게 꾸며져 있고,


아마도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 구조 탓인지 손님이 내내 하나도 없었다.



더웠다 추웠다 하는 날씨의 변덕에 코를 흘리고 있는 솔.


해 아래로 나가면 미치도록 따갑다가


그늘로 들어오면 외투를 입어야 하는 날씨가 된다.



그리고 나온 아메리카노.



라떼와 브라우니.


커피와 디저트의 맛은 훌륭한 정도까진 아니고 괜찮았다.


기대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브라우니가 남미 들어와서 먹는 디저트 중 탑급으로 맛있었던 건 진짜다.



아메리카노는 늘 가지고 다니는 위스키와 함께.


음식이 맛이 없고 술이 싸니까 페루에선 술만 늘고 있다.



결국 넉다운 된 솔.


맛있는 라떼를 손에 쥔 높은 눈에 띄게 기분이 좋아보인다.


이곳저곳 돌아다니지 않고 여기에서 버스시간까지 놀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 드디어 처음 경험하는 크루즈 델 수르 버스.


다음 도시 이카까지는 밤버스를 타기로 했다.



세탁 후 봉투에 포장한 담요까지 준비해 주는 크루즈 델 수르.



이층 맨 앞자리라 풍경 보기도 좋고, 다리도 올리고 탈 수 있다.



멀어지는 쿠스코 풍경.


저 넓은 도시에서 우리는 구시가지 근방만 다녔다니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출발 후 해가 떨어질 쯤 나눠준 저녁식사.


페루답게 에피타이저-메인-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보이는 만큼 맛있는 에피타이저.



삶은 달걀과 위스키는 미리 준비해 온 것.


도시락을 주는 버스를 탈 때마다 삶은 달걀을 준비하는 건


은근히 꿀팁이다.


2% 모자란 기내식을 보완해 주는 달걀느님!



입가심용 사탕은 센스.



개인용으로 설치된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다 잠들면 직원들이 돌아다니며


커튼을 다 닫아준다.



실컷 자다가 눈을 뜨니 앞에 펼쳐진 사막풍경.


밤 사이에 이렇게 풍경이 바뀌는 게 남미 여행의 묘미이다.


이러다 또 금방 바닷가가 나오곤 하는 걸 보면.



이집트가 생각나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아침시간.



다소 실망스러운 아침식사와 커피를 한 잔 준비해 준다.


저녁식사 같은 퀄리티를 기대했다가 빵터진 우리는


기분좋게 이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살면서 한 번은 가볼만한 도시, 쿠스코도 끝!


장기체류를 한다면 쿠스코도 좋을 것 같다는 한줄평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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