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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는 시간쯤 해서 밖으로 나온 우리는


이번엔 시내가 아닌 예술박물관 앞의 광장으로 향한다.



처음 자그레브에 도착했을 때 우연히 보았던 이 홍보물 때문인데,


무슨 말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공원에서 무료 클래식 공연을 해준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주 정도 이어온 클래식 축제는 운좋게도 우리가 머물던 날까지 진행됐다.


공원은 시내와도 가깝고 트램 정거장 바로 옆이기도 해 접근성이 좋다.



자리를 잡고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


수도 한복판에서 열리는 음악축제라 사람으로 미어터질 줄 알았는데


상당히 여유로운 분위기이다.


가족단위로 온 손님들은 풀밭에 대충 담요를 깔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공연 시작.


조명도 꽤나 신경쓴 듯 하지만 내가 아는 곡은 연주되지 않았다.



게다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열악한 음향환경에 대실망한 나와는 정반대로


신이 난 높의 왼쪽 귀.



오케스트라 곡은 두어 곡. 이후로는 성악가들이 나와 노래를 불렀다.


주로 유명하거나 재미있고 유쾌한 곡 위주로.


당연하게도 모르는 곡들이었으나 주변 분위기가 신이 나니 나도 좋다.



앞쪽에서 공연을 즐기는 높을 두고 나는 공원을 한 바퀴.


기대했던 공연과는 여러모로 달라서 굳이 집중해서 음악을 듣지는 않았다.



상당히 넓은 공원에 사람이 빼곡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여유가 있다.


공원 뒤쪽엔 맥주와 간식 등을 파는 간이 매점도 있어서


그야말로 자유로운 축제.


마침 해가 떨어져 찬바람도 살살 불기 시작하니 가을에 온 것만 같다.



하늘이 어두워지니 무대가 빛이 난다.



하지만 역시 음악에 집중하지 못하겠는 나는 높을 졸라서


공연장을 빠져나가기로 한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밖에 공연을 보지 않은 것 같지만,


나로선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렇게 녹음해서 듣는거나 현장에서 듣는거나 음질의 차이가 거의없다.


음향에 돈 좀 더 쓰지... 하지만 티켓 값도 안낸 나는 조용히 하는게 옳다.



옆에서 본 공연장.


무대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서있어도 별 제재가 없다.


그리 크지 않은 이 도시에서의 소소한 이벤트에 참여했다는 의미만 가지고 떠남.


그 이후 시간은,


야경은 어제 충분히 봤으니



전망대만 한번 더 올라가보기로 한다.



시원한 공기 탓인지 낮에비해 늘어난 사람들.


트램이나 자동차가 다니는 모양이 낮보다 더욱 귀엽다.



시장와 성당의 전경.


밤에 보면 약간 괴상하게도 느껴지는 고딕양식의 건물들은


주황색 불빛 덕에 한층 분위기가 산다.



공연을 더 보고싶던 높의 불만 가득한 표정.



괜히 공중에 매달린 거미나 찍어본다.



카페 안쪽에는 맥주를 마시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전망대는, 낮에도 밤에도 우리를 포함한 대여섯 명의 관광객 뿐.


조용히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



광장 쪽을 너무 밝게 찍어버렸다.


욕심이 좀 과했다.



돌아오는 길, 테슬라 동상의 품엔 애들이 안겨있었다.


생각보다 짧고, 생각보다 쾌적했던 크로아티아 여행.


좀 더 알고 왔더라면 즐길것이 많았을 텐데, 정도의 아쉬움이 남지만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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