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7년 7월 5일, 수요일.
크로아티아의 모든 에어비앤비 숙소는 성공적이었다.
자그레브까지 와서야 확실히 느꼈다.
호스트들이 하나같이 배려도 넘치고, 묻지도 않았는데 체크아웃 시간을
조정해 준다.
아 이 착한사람들 진짜... 아직 돈 맛을 덜 본건가?
아무튼 짐을 풀고 날이 기울고 있는 자그레브 시내로 나갔다.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규모가 작아 한시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니콜라 테슬라의 동상부터 시작.
엄밀히 따지면 오스트리아 제국 출신인 니콜라 테슬라.
그 고향이 나중에 독립하여 크로아티아가 된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최종 국적은 미국(...)
크로아티아는 커녕 오스트리아 제국 출신이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래도 지나쳐 들어오면 작은 광장 위로 작은 정교회 성당이 하나.
앞의 동상은 크로아티아 출신의 군인이자 작가라고 한다.
Petar Preradović 라는 이름을 가졌다는데, 그냥 패스!
트램이 다니는 양 옆 길로 귀엽게 생긴 건물들이 지난다.
트램들도 하나같이 깨끗하고 아기자기 함.
인구는 79만명에 지나지 않지만 일국의 수도답게 세련된 모습.
나름대로 백화점 비슷한 것도 있었다.
길 옆으로 트램과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위에서 보면 꽤
귀여운 편이다. 동영상은 아마도 다음 글에 추가할 예정.
바로 나오는 반 옐라치치 광장.
자그레브의 중심지이자 가장 큰 광장이라고 한다.
그 중심에는 1848년 혁명 당시 군인으로서 역할을 한 반 옐라치치의 기마상.
영어로 설명을 한참 재미있게 읽기는 했으나 딱히 적을만한 건 없으니 패스.
광장 한켠에는 작은 분수도 있다.
그나저나, 아무리 수요일 밤이라지만 중심 광장에 사람이 너무 없다.
관광객도 많이 들리지 않는 듯, 조용한 도심이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살았던 경기도 이천 중앙로가 떠오를 정도로 한산.
광장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에는 자그레브 대성당이 있다.
저녁무렵이고 뭔가 미사도 진행중인지 들어갈 수는 없었다.
뭐 내일 들어가면 되지. 겉모습만 봐도 충분히 멋지다.
거기다 고딕양식의 높은 첨탑은 시내 어디에서도 볼 수 있어,
이 작은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오른쪽 첨탑은 보수중인듯 한데, 보수중인 모습마저 멋있어서 반했다.
실제로도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큰 건물이라고 한다.
그 앞엔 이 성당의 주보성인인 성모 마리아.
해질녘 성모의 뒷모습이 보호본능을 일으킬 정도로 가련하다.
정면의 모습.
결과적으로 밤에 나와보길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낮에는 이런 차분함은 아무래도 덜하니까.
게다가 보통 이런 애매한 시간엔 사진도 그저 그렇게 나오기 마련인데,
자그레브에서는 내 맘에 들게 잘 나왔다.
가로등은 이제 막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그레브 대성당 앞에는 작은 시장이 있다.
돌락시장이 그 시장의 이름이다.
돌락시장은 일종의 재래시장으로, 특히 과일을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저녁이라 닫혀있음.
대성당을 마주보는 시장 맞은편에도 작은 천주교 성당이 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시장.
매일 시장이 열리는 광장임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시장 한켠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고.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이 피자를 많이 먹는다.
커다란 조각피자를 사들고 걸어다니며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호스트에게 물어봐도 딱히 추천할만한 크로아티아 음식은 없단다.
본인들도 주로 피자, 파스타를 먹으니.
피자 종류도 여러가지인데다가 가격도 저렴하니 패스트푸드로 좋다.
시장 앞의 동상.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난 한식당.
이 외에도 자그레브에는 이상할 만치 한국어가 많이 보였다.
한국 식재료를 파는 마트도 있었고.
그정도로 한국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가?
하긴 얼마 안되는 동양인 중엔 한국사람 비율이 많았던 것도 같다.
다시 광장쪽으로 나와서 이번엔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 본다.
골목이 좁으니 시내버스도 굉장히 앙증맞은 사이즈다.
물론 우리같은 관광객들은 웬만해선 자그레브 시내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없다.
아 초점 안맞았네...
이 곳은 옛 도시의 관문 스톤게이트의 내부이다.
작은 제단이 마련되어 있고, 당연히 초가 타오르고 있다.
성문에 갑자기 웬 제단이냐.
이 스톤게이트는 도시를 방어하는 네 개의 문 중 하나였는데,
나머지 문들이 화재로 소실될 때 이곳만 멀쩡히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안에 그려져 있던 성모와 아기예수.
신자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다.
스톤게이트 앞의 기마상.
인간을 잡아먹는 용을 퇴치한 성 게오르기우스의 동상이란다.
즉, 청동상 아래의 메기같이 생긴 아이는 무려 식인 용.
꽃에 둘러쌓여 있는 것이 부러워 찍어봤다.
스톤게이트를 지나면 티비에서 한 번은 봤을만한 성 마르카 교회가 나온다.
타일 모자이크로 장식된 지붕이 특히나 유명한데,
왼 편에 있는 것이 통합 크로아티아 왕국의 문양,
나머지 한 편이 자그레브 시의 문양이란다.
내부 입장은 불가능한 성당이라 밖에서만 봤다.
생각보다 날이 시원해서 계속계속 걸어본다.
골목길에 인적이 많지는 않지만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져 있고
전체적으로 청결한 느낌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실제로 이 시간에도 삼삼오오 나이많은 할아버지 관광객 팀이 지나곤 한다.
골목골목 다녀보다 우연히 도착한 곳.
라이브 음악소리에 끌려 들어갔다.
무대에선 밴드가 연주를 하고있고,
사람들은 저마다 맥주를 하나씩 들고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나눈다.
이런 곳이 있는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에 그냥 어벙벙한 상태로
일단 남들 다 들고있는 맥주를 손에 들어본다.
두 잔 합쳐서 한국 돈으로 대략 2800원.
가격도 이렇게 착할수가 없...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크로아티아 맥주는 맛이 없다.
그래도 목말라 죽겠는 우리에겐 생명수가 따로 없음.
내가 만난 팝콘 튀기는 기계 중 가장 분위기 타는 아이다.
무대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는 진한 애정표현을 하는 커플들이 있다.
덕분에 우린 그냥 길가에 앉아서 먹음.
음악도 유명한 곡 위주, 알만한 곡 위주로 연주해 주니
갑자기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
언덕 아래에도 나름대로 여름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한 장 더.
뜻밖의 기분좋은 밤엔, 달도 예쁘게 떠있었다.
여기에서 이렇게 맥주를 마시며 놀아도 집까지는 15분.
작고 예쁜 자그레브.
벌써 마음에 든다.
'세계일주 > 유럽+모로코(2017. 4. 30 - 7. 3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일주 D+95]그란도 부다페스트(1) (0) | 2017.07.29 |
---|---|
[세계일주 D+93]밤에는 반 바퀴, 자그레브(3) (2) | 2017.07.28 |
[세계일주 D+93]낮에도 한 바퀴, 자그레브(2) (0) | 2017.07.28 |
[세계일주 D+90]자다르의 낙조, 바다오르간. (0) | 2017.07.26 |
[세계일주 D+88]독특한 스카이라인, 스플리트. (0) | 2017.07.25 |
[세계일주 D+86]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 로마(4) (0) | 2017.07.24 |
- Total
- Today
- Yesterday
- BOJ
- 동적계획법
- 지지
- 백준
- a6000
- 유럽
- 기술면접
- spring
- 알고리즘
- 세계여행
- Algorithm
- java
- 남미
- 세모
- 리스트
- Backjoon
- RX100M5
- 맛집
- 중남미
- 유럽여행
- 세계일주
- Python
- 칼이사
- 스트림
- 파이썬
- 자바
- 스프링
- 면접 준비
- 여행
- 야경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