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D+95]그란도 부다페스트(1)

2017년 7월 8일, 토요일.

부다페스트는 성베드로대성당 다음으로 와보고 싶던 곳이다.

별 이유는 없다.

부다페스트 여행에 대한 감상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체코의 프라하 보다 낫다는 것.

나름대로 기대를 하고 왔음에도 이쪽이 훨씬 나았다.

먹다 남은 복숭아 빵을 먹으며 드라마를 보다 보니 어느새 국경을 넘었다.

이번 집의 호스트는 독특한 사람인 듯, 집에 이런 마네킹이 놓여져 있다.

혼자 자는거면 무서웠을수도...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지만 이상하게 시원한 숙소라 이불이 필요했다.

도착한 첫 날은 대강 허기만 달래고 자고

다음날 아침.

조금 일찍 나선 탓인지 하늘이 흐리다.

도시 풍경은 동유럽 느낌. 프라하와 비슷하다.

우리는 24시간짜리 교통권을 구입해서 다녔다.

걸으려고 한다면야 걸을 수 있지만, 야경보러 나올걸 생각하면

교통권이 안전하고 편함.

거기다 그리스에 들어가기 전 쉬어가는 의미로 부다페스트 일정을 넉넉히 잡았으니,

꼬박 하루 돌아다니고 나머지는 뒹굴면 될 일이다.

티켓은 트램역에 있는 기계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한국 돈으로 7150원 정도.

크로아티아도 그렇고 헝가리도 그렇고 유로를 사용하지 않으니

물가에 적응하는데만 하루가 걸린다.

전기로 운행하는 세계 최초의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는 러시아 만큼이나 빨라 위험해 보인다.

관람차도 보이고.

서울로 따지면 명동쯤 되는 바찌거리.

이 곳을 따로 구경은 하지 않았고 버스로 갈아타는 길에 지나기만 했다.

그렇게 처음 도착한 곳은 어부의 요새.

우선은 그 앞의 마차시 성당이다.

기마상 뒤로 보이는 것이 마차시 성당이며 첨탑의 높이는 80미터.

광장에서 사진 찍는 일이 힘들지만 이젠 익숙하다.

아직 하늘이 개이지 않았음.

마차시 성당의 원래 이름은 성모 마리아 성당. 하지만 15세기 후반

성당을 크게 확장한 마차시 1세의 이름을 따 마차시 성당이라 불리고 있다.

역대 헝가리 왕의 대관식과 결혼식이 열린 곳으로서 부다페스트의 상징과도

같은 곳.

앞에는 성당의 축소모형이 놓여져 있다.

성당을 지나치면 나오는 헝가리의 초대왕 성 이슈트반 1세.

뒤쪽에 있는 성벽에 오르려면 1인당 2유로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이층에 이미 사람이 많고 일층에서 보는 풍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서

아래층에서만 보기로 함.

살살 파란 얼굴을 비치는 하늘아래 커다란 건물은 국회의사당.

흔히들 프라하 성의 전망과 비교하곤 하지만

나는 이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물론 이쪽은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몰리는 편이지만

프라하의 카를교와는 비교 자체가 불필요.

게다가 프라하에 비해 동유럽 특유의 차분함이 잘 살아있는듯 해서

굉장히 좋았다.

아직 해가 나오지 않아 조금 어두워 보이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면 알 수 있다.

부다페스트는 한번 더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임랩스로 찍어본 다뉴브 강의 풍경.

귀엽고, 차분하고, 사랑스럽다.

배경을 너무 날려버린 사진.

날이 아직 어두워서 조리개값을 낮추다 보니...

성벽 주변에는 웨딩사진을 찍는 팀이 꽤 있었다.

우리가 구경하던 시간에만 세 팀 정도 있었으니.

관광객들이 카메라를 대고 사진을 찍어도 당연하다는 듯 웃는 사람들이

재밌어 보였다.

성벽을 배경으로 한 장 더.

카메라를 주로 내가 들고다니다 보니 찍히는 것은 온통 높의 사진 뿐이다.

신부와 신부의 친구들인지 활기찬 분위기다.

슬슬 더워지기 시작하는데 저 드레스는 어쩌나....

는 내 알 바 아니고 사진이나 찍자.

다른 웨딩사진 팀.

처음엔 멀뚱멀뚱 보기만 했으나 사진찍히는 관심을 즐기는 것 같아

마음놓고 하나 찍어봤다.

그 사이에 해가 완전히 나왔길래 성당을 한 번 더.

축소모형도 한 장 더!

요새를 빠져나와 부다 성 쪽으로 걷는다.

성까지는 걸어서 10분도 안걸림.

아, 언급하는 것을 잊었는데 부다페스트는 다뉴브 강을 마주보고 왕궁이 있던 부다 시와

서민들이 살던 페스트시가 19세기 말에 합쳐져 하나의 도시가 된 것이다...

라고 들었으나

사실은 여기에 하나 더해 부다 옆의 오부다까지 합쳐 세 개의 도시가 합쳐진 것

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부다는 부다의 구시가지를 말하는 듯.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성의 이름은 부다 성.

왕궁으로 가는 길엔 헝가리의 독립영웅 괴르게이의 기마상이 있다.

저게 성인가?

경찰과 군인들이 순찰을 도는 정부청사(?) 쯤 되는 건물 옆으로 걸어가면

이런 곳이 나온다.

오른 쪽은 왕궁 입구. 하지만 왕궁 안에는 별 볼게 없고, 독수리상 쪽으로 가면

다시글 이런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 곳이 더 유명한 포인트인지 사람들이 아까보다 더 많았다.

성 안쪽과 부다페스트 시내의 모습은 다음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