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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해보니 저녁 먹을시간 까지는 없어서


간단히 라면이나 끓여먹고 쉬었다.


우리가 정한 야경포인트는 겔레르트 언덕.


숙소에서 트램을 두 번 갈아타면 갈 수 있는 곳이다.



해가 막 떨어진 다뉴브 강은 아직 파란기가 남아있다.



청록색 철골구조를 자랑하는 자유의 다리.


트램이 오가는 이 다리 앞은 인적이 드물다.



아마도 겔레르트 언덕 옆에 있는 겔레르트 호텔이었던 것 같음.


이후로는 짧은 등산의 시간이 이어진다.


빠르게 오르면 15분? 정도 계단을 오르는 일은 생각치도 않던 운동이라 당황스러움.


그래도 살살 오르다 보면 음악을 틀고 파티하고 있는 영어권 애들도 있고


포기하고 앉아있는 동양 애들도 있고 쏠쏠함.



아무튼 열심히 오르고 나면, 콜라 파는 트럭이 나오고



월계수 잎을 받들고 선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그 말 많던 부다페스트의 자유의 여신상.


이 여신상은 2차 세계대전시 나치독일에게 승리한 소련이 세웠다고 한다.


바로 아래에서는 쳐다보기도 힘든, 40미터의 높이.


소련이 물러간 이후엔 철거하느냐 마느냐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토론도 있었을 테고.


그만하면 의미가 있지 않은가 생각도 들었다.



자유의 여신상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부다페스트의 야경이 조용히 펼쳐진다.



조용히 서있는 여신상 만큼이나 고요한 언덕.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없으니 불켜진 도시를 바라보기엔 적당한 장소이다.



야경까지도 프라하보다 이 편이 마음에 든다.


사실 프라하의 야경도 굉장히 아름답지만, 부다페스트가 통채로 마음에 들어버린


내 눈엔 이미 콩깍지가 씌었다.



자유의 다리 아래로는 유람선이 지나고,


다뉴브 강 끝편에는 구름에 가린 달이 둥글다.


이 차분함에 반해서 아주 살아버리고 싶을 정도.



작은 기념품가게 몇 개와 맥주를 파는 술집이 있다.


딱히 구경할 건 없지만 이 상점들까지 포함해서 풍경을 완성하는 느낌.



멀리 관람차가 보인다.



초점을 흐려도 보고.



딱히 다른 할 게 없으니 사진이나 찍으며 놀아본다.



내 사진이 적다고 투덜거렸더니 높이 찍어준 사진들.



이런 건 하지 말라고 해서



이런 걸 했다.


머리가 슬슬 감당이 안 돼서 묶어버려야 할 듯.



그대로 언덕의 반대편으로 내려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야경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맥주나 와인을 한 병씩 들고


풀밭에 앉아 마시고 있었다.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겔레르트 언덕에 오르시는 분들은


부다페스트의 저렴한 와인을 꼭 한 병쯤 들고 올라가시길 추천한다.


저 풍경이면 안주가 굳이 필요할까.



자유의 다리와 세체니 다리 사이에 있는 엘리자베스 다리.


언덕을 내려오면 이 다리가 보인다.


밤 풍경 사진 속의 사람은 인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돌아와서는 늦은 저녁과 맥주.



오븐이 있는 집이라 피자도 구워먹었다.


워낙 물가가 싸니 이렇게 장봐다 먹어도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이래저래 즐거운 부다페스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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