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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에서 페트라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은 다름아닌 까르푸였다.
사막과 페트라의 나라에서 프랑스의 할인마트가 왜 나오느냐.
그 이유는 몇 줄 아래에 쓰여있다.
요르단은 가난한 나라다.
석유도 없고 제조업도 없는데다 국토의 80%이상이 사막.
연 강수량은 90mm에 불과해 물도 수입하는 실정이다.
제조업이 없다시피 하다고 했으니 공산품도 전부 수입에 의존한다.
GDP의 10%를 관광에서, 나머지 70%를 서비스업에서 뽑아낼 정도로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데, 거기에 더해 이집트 등에서 유입된 값싼 노동력에 의해
청년실업률은 30%, 여성 실업률은 5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 농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건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형성된 높은 물가에
높은 실업률이 더해지면 빈곤층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순서.
실제로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만성적인 빈곤층이며,
일년에 일정 기간을 빈곤층으로 지내는 인구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그 비율은 33%까지 치솟는다.
빈곤층까지 안가더라도 서민 생활의 빡빡함은 마트에서도 느껴지는데,
무게를 달아서 가격표를 붙이는 채소 코너에선 주부들이 너도나도 양파 껍질과
꼭지를 꼼꼼하게 제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농산물이 저렴하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굉장히 비싸니까.
그 장면이 어찌나 인상깊던지, 아직도 요르단 하면 그 채소코너가 먼저 떠오른다.
이와같은 경제난 와중에, 2017년 들어서는 담배, 탄산음료, 통신비 등에 붙는 세금을 올렸으며,
여권 발급비용은 무려 2.5배를 올려버리는 위엄을 보인다.
술도 못마시는 종교를 가진 나라에서 담배가격을 올리다니.
쿼터갓의 담뱃세 인상은 애교로 보일 정도다.
하도 상황이 개판이라 오히려 흥미가 생겨 위키나 월드뱅크 홈페이지에 들어가
여러 통계 및 요약자료들을 보고나니, 어떻게든 여행자를 벗겨먹어 보려는
택시기사와 정부의 몸부림이 이해가 가는 면이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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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벗겨먹힐땐 먹히더라도 아낄 수 있는만큼은 아껴야 한다.
요르단은 들러서 페트라만 보고 지나쳐도 돈이 엄청 깨진다.
반드시 내야하는 돈만 우선 나열 해보겠다.
(참고로 환율은 1JD(요르단 디나르)=1,600\ 이다.)
- 입국비자: 1인당 40JD(=64,000\)
- 페트라 1일 입장권: 1인당 50JD(=80,000\)
- 페트라 나이트 입장권: 1인당 17JD(=27,200\)
- 출국세: 1인당 5JD(8,000\)
넓은 마음으로 주머니를 열어 요르단 국왕의 재산을 늘려주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
우리같은 여행자를 위한 유일한 선택은 바로, 요르단 패스.
요르단패스는 입국비자와 페트라 입장권 및 각종 입장권이 포함된 패키지다.
페트라 입장 일수에 따라 가격이 다른데, 우리는 하루 입장권이 포함된
JORDAN WANDERER를 구입하기로 했다.
이쯤에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몇 가지 주의사항.
1. 매주 월, 수, 목에만 진행되는 페트라 캔들 나이트는 포함되지 않는다.
2. 출국세 역시 포함되지 않는다.
3. 가장 아래에 쓰여있듯이, 3박 4일보다 짧은 일정으로 요르단을 떠나면
비자 비용을 따로 내야한다.
4. 40개의 다른 관광지에 대해선
https://jordanpass.jo/Contents/Jordan_Attractions.aspx
이 곳을 참조하면 된다.
짧은 일정으로 페트라만 보고 지나가는 여행자를 잡기 위해 2번 항목이 포함됐으며,
여기에 더해 이스라엘을 통해 당일입국 하는 사람들에게는 페트라 입장권 가격을
무려 90JD(=144,000\)를 청구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여러모로 두 번 오고싶지는 않은 나라.
요르단 패스 구입은 매우 간단하다.
https://jordanpass.jo/Default.aspx
위 홈페이지에 접속해 언어를 영어로 바꾸면 아래와 같은 창이 뜬다.
굳이 표시할 필요도 없는 자리에 BUY NOW가 있다. 클릭.
이후로는 개인정보를 적고,
결제를 하면 된다. 따로 글을 팔 필요도 없을 정도로 매우 간단.
그럼에도 굳이 이 글을 쓰기로 한 건, 개인적으로 인상이 매우 안좋았던 요르단과
그 끔찍한 경제상황에 대해서 정리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막상 페트라의 낮과 밤을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스치지도 않고,
그래서 한 번쯤은 요르단을 방문하는게 좋다고 추천하지만..
두 번 가볼 필요는 전혀 없다. 나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시는 안갈테니.
하긴 한 번 보고 안볼 관광객이라 그렇게 마음껏 벗겨먹는 전략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지긋지긋했던 기억들은 이 글에 쌓아두고 넘어가는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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