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0일, 화요일. 북미를 건너뛰는 우리의 여정은, 칸쿤->멕시티->밴쿠버->광저우->방콕으로 늘어지게 되었다. 솔은 광저우에서 인천으로 돌아가고. 무려 2박 3일에 이르는 여정.. 아침일찍 씻고 그나마 뽀송뽀송하게 출발 해서 금방 폐인이 된다. 특히나 밴쿠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힘들었음. 시간이 지날수록 꼬질꼬질 해지는 우리 모습은 생략하고, 2018년 2월 23일, 금요일. 전날 밤 방콕에 내려 노숙 후 새벽같이 시내로 달려온 우리는, 시차적응이고 나발이고 게스트하우스에 쓰러져 자버렸다. 방콕에 올 때마다 한 번은 들리는 카오산의 새벽 공기와 이제는 꽤 나이가 드신 싯디 게스트하우스의 여주인. 먹을거리를 찾아 나온 저녁무렵 분위기까지. 여러번 하게 될 말이지만, 태국은 그다지 변한..
2018년 2월 13일, 화요일. 팔렌케는 멕시코 여행자들의 쉼터, 산크리스토발에서 북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작은 도시이다. 워낙 작은 마을인데다 유적지를 제외하면 딱히 더 볼 것도 없는 팔렌케는 산크리스토발에서 메리다로 넘어가는 길에 잠깐 들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멕시코를 통틀어 3주라는 짧은 일정에 쫓기는 우리는, 과감하게 와하까에서 팔렌케로 바로 건너뛰기로 했다. 아침에 도착해 호텔에 적당히 짐을 풀고 바로 유적지로. 여행사 차량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고가는 콜렉티보를 타면 일인당 편도 20페소에 올 수 있다. 입장료는 역시 일인당 70페소. 마야 유적지 중 가장 보존이 잘 된 곳이라는 명성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했다. 문제가 있다면 상상을 초월하는 습도. 그 와중에 하늘까..
2018년 1월 19일, 금요일. 살다 살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해뜨는 바다를 다 본다. 오늘은 이사벨라 섬으로 당일치기 투어를 가는 날. 산타크루즈에서 이사벨라 섬으로 가는 배는 사진에 보이듯이 하루에 두 대, 오전 7시와 오후 2시에 있다.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오전 배를 타야 해서 일찍 나옴. 참고로 이사벨라 섬까지 왕복 티켓은 일인당 50불 정도 한다. 우리처럼 당일 아침에 가도 보통 티켓이 있지만, 역시 하루 전에 예매하는 게 안전하긴 할거다. 해뜨는 바다를 좀 더 보다가 작은 배에 올라 출발. 날이 맑고 바람이 약하게 불지만 속도를 내는 배는 흔들리기 마련. 물보라가 치건 말건 높솔은 죽은듯이 잔다. 멀미가 심한 분들은 약을 먹고 타는 게 좋을 것 같은 흔들림. 돌아오는 길에 안쪽 자리에 앉은 ..
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Frutilla는 스페인어로 딸기를 말한다.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오늘 가기로 한 프루티야르Frutillar에선 그래서인지 딸기 향이 나는 듯 했다. 푸에르토 몬트에서 푸에르토 바라스 및 프루티야르로 가는 버스 요금표. 버스는 터미널에 가서 팻말을 보고 적당히 타면 된다. 상당히 자주 있는듯. 생각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허름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체감상 한 시간 쯤 달렸을까, 프루티야르는 버스 마지막 정거장이니 맘놓고 자면 된다. 어제의 흐린 날씨와는 반대로 화창한 하늘. 독일 이민자에 의해 세워진 작은마을 프루티야르는 연중 조용하고 찾는이가 많지 않아 차분한 분위기이다. 다만 1월에서 2월에 이르는 날 중 열흘 동안 클래식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칠레 내외의 수..
2017년 5월 20일 토요일. 밤새 북쪽으로 달려온 탓인지 목적지의 새벽공기는 서늘했다. 처음에는 쾰른에 멈추지 않고 지나칠 생각을 했으나, 대성당을 한 번은 보긴 봐야한다고 내가 우겨서 경로를 바꾸는 바람에 쾰른에선 한나절 더 머물고 브뤼셀로 넘어가기로 했다. 쾰른 대성당은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당일치기로 손색이 없다. 위 사진은 몇장 찍어서 파노라마로 합친거라 위쪽이 좀 날아갔는데, 워낙 규모가 커서 한 화각에 잡기가 힘들다. 그나마 사진을 찍었을 때는 아직 새벽이라 사람이 없어서 이정도지, 해가 제대로 뜨고 나면 사람으로 바글바글 해서 그 조차 힘들다. 정면 사진. 사실 쾰른에서 볼 만한 건 이 대성당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쾰른을 철저하게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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