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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0일 토요일.


밤새 북쪽으로 달려온 탓인지 목적지의 새벽공기는 서늘했다.


처음에는 쾰른에 멈추지 않고 지나칠 생각을 했으나,


대성당을 한 번은 보긴 봐야한다고 내가 우겨서 경로를 바꾸는 바람에


쾰른에선 한나절 더 머물고 브뤼셀로 넘어가기로 했다.



쾰른 대성당은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당일치기로 손색이 없다.


위 사진은 몇장 찍어서 파노라마로 합친거라 위쪽이 좀 날아갔는데,


워낙 규모가 커서 한 화각에 잡기가 힘들다.


그나마 사진을 찍었을 때는 아직 새벽이라 사람이 없어서 이정도지,


해가 제대로 뜨고 나면 사람으로 바글바글 해서 그 조차 힘들다.



정면 사진.


사실 쾰른에서 볼 만한 건 이 대성당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쾰른을 철저하게 파괴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게 그 당시의 사진. 1,000대가 넘는 폭격기가 집중 포화를 퍼부어


도시의 95%이상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1,000개가 넘는 '폭탄'이 아니라 '폭격기'니, 


지금 쾰른의 건물들은 전부가 새로 지은 건물이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연합군은 그 와중에도 쾰른 대성당에는 피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단 세 발의 폭탄만이 성당에 떨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보수공사는 그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거라고.



건물 외벽이 검게 그을린 것도 당시의 소이탄 때문이라고 한다.


입구 사진을 파노라마 합성 했더니 좀 찌그러졌다. 이게 최선이야...


아무튼 폭격 전에 스테인드글라스는 따로 보관을 했다고 하니,


여러모로 오래된 성당에게 예우를 갖춘 셈이다.



쾰른 대성당은 13세기에 건축을 시작해 19세기에 와서야 완공된다.


그렇다고 600년동안 공사를 한 것은 아니고, 


대부분의 시간은 방치된 상태로 있었다고 한다.


156미터의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하는 쾰른 대성당.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습니다.



성당 외부도 그렇고 내부도 이건 누가봐도 고딕양식 건물이다.


입장료는 무료. 하지만 내부의 다른 시설은 유료인 것도 있고


시간에 따라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하는 듯 했다.


동방박사 3인의 유해가 있다고도 들었는데,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너무 이른 아침이라 전부 닫혀있어서 내부만 한바퀴 돌았다.



보정이 1도  필요없는 스테인드글라스.



제단.



지하에 있는 아마도 무덤공간.




밝혀진 촛불과



무덤들.



스테인드글라스는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예쁘다.


거대하다는 것만 빼놓고는 그냥 그랬던 쾰른 대성당에서


이 아름다움은 내 시선을 압도하며 뺏는다.


지금 보는 나도 이런데 미디어가 부족하던 시절에 보는 사람들은 어땠을지.


보는것만으로도 신앙심이 샘솟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 알게됐다.



아침이라 적막한 내부.


하루에 20,000명이 방문하는 독일 최대의 관광지의 한적함은


자주 누릴 수 없는 호사이다. 한켠에 앉아 이 거대한 건축물을 감상한다.



성당을 나와 라인강을 지나는 호엔촐레런 다리 방향으로 걷는다.


역시 식당들도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덥지 않고 화창한 날씨. 아침일찍 걷는 것은 기분이 좋다.


게다가 쾰른 시내가 그리 크지 않아서, 걸어서 한나절만에 돌아보기 용이하다.


아마 쾰른 시에서도 우리같은 당일치기 관광객 수요를 알고 있는지,


터미널 코인락커 가격이 다른 도시의 3배정도 비쌌다.


자본주의 만세.



대성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작은 공원을 지나면



요런 라인강의 풍경이 펼쳐진다.


이 다리에 온 이유는 다른게 없고 여기에서 보는 대성당이 아름답다고 해서.



다리와 기차와 자물쇠, 조깅하는 커플과 그 배경으로 대성당.


쾰른과 독일이 한 장에 잘 담긴 것 같아 좋아하는 사진이다.



어마어마한 관광객을 뽐내듯 빽빽히 채워진 자물쇠.


이쯤 달려있으면 도시 경관으로 인정해 줘야겠단 생각도 든다.



라인강가에 위치한 대성당 파노라마.


날도 완벽하고, 잠에서 깨어나는 도시가 매력적이다.



근처 마트에서 끼니거리를 사서 터미널로 돌아간다.



이제 독일과 이별해야 하니 소시지 하나를 더 사먹어 본다.


먹으면 먹을수록 이마트 소시지가 떠오른다.


다시는 무시하며 먹지 않을게요 형님들.


쾰른은 사실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도시이다.


무려 로마제국의 북쪽 국경 그 경계에 있던 도시로 오랜기간 번성했던 곳이니.


지금도 로마제국의 유물이 나오기도 한다니 대성당 말고는 볼게 없다는 내 말을


철회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로마시절 유물은 로마가서 보면 되잖아...아니면 터키라든지


그냥 쾰른을 리스펙트 하는걸로 넘어가기로 하자.


사실 이쯤 되서는 얼른 숙소 가서 자고싶다는 생각만 했다.


안녕,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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