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다합엔 그다지 할 일이 없다. 작은 지역에 모여있는 가게들은 고만고만하고, 그 와중에 술을 파는 곳은 더욱 적어 갈만한 곳이 뻔하기 때문이다. 술을 판매하지 않는 가게에서도 돈을 주고 주문을 하면 술집에서 사다 주긴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술자리나 친목모임이 자주 열린다. 그럼에도 마음의 여유가 전혀 없던 우리는 조용히 맥주를 챙겨 챙겨온 혹은 얻은 영화나 드라마 등을 봤지만. 그렇다고 다합에 어울리는 영화, 혹은 정주행한 드라마에 대한 소개를 하려는 건 아니다. 오늘은 먹은 음식 중 우리가 만들어먹지 않은 것들을 모아봤다. 도착하던 날 하루 늦은 높의 생일을 축하하러 갔던 샤크. 가격도 가장 비싼 편이고 평점이나 분위기도 좋은 편에 속한다고 해서 가봤다. 가장 비싼 식당이라고 해봐야 ..
2017년 9월 2일, 토요일. 시나이반도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홍해를 놓고 마주보고 있다. 특히 다합은 샴 엘 셰이크와 함께 바다가 깨끗하기로 유명한데, 물 속에서 시야가 좋은 날은 20m 가까운 거리가 내다보이기도 한다. 거기다 비도 내리지 않으니 다이빙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 이후에 피라미드 앞에서 만난 캐나다 아저씨 얘기로는 건너편 사우디 아라비아쪽의 바다는 시야가 굉장히 좋지 않다고 한다. 다합도 차가운 물이 올라오는 계절이 되면 플랑크톤이 늘어나 탁한 날이 많다. 겨울에는 오전에 다이빙을 할 것, 이게 다이빙 샵 마스터들이 경험으로 하는 말이다. 아무튼 다이빙 최적지 다합에는 샵이 굉장히 많이 있다. 굳이 세어보지 않아도 스무 개 가까이는 되는 듯. 최근의 줄어든 손님을 생각하면 많아도 너무 많..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페트라 캔들 나이트는 매주 월, 수, 목 저녁에 열린다. 인솔하는 가이드를 따라 촛불이 밝혀진 시크(협곡)를 따라 알 카즈네까지 걷는 길은, 요르단 패스에 포함되지 않은 별도 입장료 17JD를 아주 싸게 느끼게 한다. 페트라의 보존을 위해 전기를 아주 제한된 곳에만 공급하기 때문에, 촛불로 밝혀진 길은 별을 한가득 이고 있다. 우리 호텔을 포함한 대부분의 호텔에선 수수료 없이 입장권을 예매 해준다. 티켓창구에서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를 못느낌. 정확하게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호텔에서 일러준 투어 시각 15분 전에 광장에서 대기했다. 밤에 진행하는 투어인데다 가이드까지 붙으니 제한인원이 있을거라 생각 했지만, 있더라도 무의미한 정도로 큰 인원이니 예..
요르단에서 페트라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은 다름아닌 까르푸였다. 사막과 페트라의 나라에서 프랑스의 할인마트가 왜 나오느냐. 그 이유는 몇 줄 아래에 쓰여있다. 요르단은 가난한 나라다. 석유도 없고 제조업도 없는데다 국토의 80%이상이 사막. 연 강수량은 90mm에 불과해 물도 수입하는 실정이다. 제조업이 없다시피 하다고 했으니 공산품도 전부 수입에 의존한다. GDP의 10%를 관광에서, 나머지 70%를 서비스업에서 뽑아낼 정도로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데, 거기에 더해 이집트 등에서 유입된 값싼 노동력에 의해 청년실업률은 30%, 여성 실업률은 5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일부 농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물건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형성된 높은 물가에 높은 실업률이 더해지면 빈곤층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순서. ..
2017년 8월 21일, 월요일. 에페소스는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다. 이보다 생생하게 로마인을 상상해 본 도시가 없다. 이게 오래된 도시의 흔적을 돌며 내가 내내 떠올린 말이다. 그리고 이 곳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사진도 엄청 찍었는데, 글을 쪼개기가 애매해 60장의 사진을 이 글 하나에 올리기로. 셀축-에페소스 돌무쉬는 터미널에서 탈 수 있다(3리라). 입장료는 무려 40리라에 학생할인같은 건 없음. 파묵칼레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오늘도 아침일찍 방문했다. 시원하고 사람도 적고, 입구 화장실엔 고양이 떼가 출몰! 이따 다시 나오겠지만 공원 관리인? 직원? 쯤 되는 사람이 밥을 챙겨주는 듯 했다. 결코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무서운 고양이떼. 남이섬에 온 듯한 길..
2017년 8월 20일, 일요일. 개고생 끝에 셀축에 도착했다. 데니즐리에서 셀축으로 오는 버스를 잘 못 고른것이 개고생의 원인. 5리라정도 저렴한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 정도 거리를 5시간 걸려서 왔다. 중간에 불쾌한 일도 좀 있었고... 버스회가 이름은 까먹었는데 혹시 우리처럼 움직이실 분들은 이게 직항인지, 다른 곳을 들르는지, 버스를 바꿔타야 하는지 확인하시길. 그래도 예약하고 찾아간 게스트하우스에서 조식을 무료로 추가해 줘서 마음이 풀렸다. 셀축은 작은 마을이다.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광객은 에페소스 유적지만 보고 지나친다. 그야 사실 그거 말곤 딱히 볼 게 없으니까. 그건 그렇다고 치는데, 문제는 그 때문에 숙박비가 살짝 비싸다. 같은 가격이면 데니즐리에서 방 두개짜리 집을 빌리는데 여..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데니즐리에서 파묵칼레로 가는 돌무쉬는 버스 터미널에서 자주 있다. 요금은 편도 4리라에서 3.5리라 사이로, 차마다 조금씩 다른듯 하다. 우리는 갈 때 4리라, 올 땐 3.5리라를 각각 내고 왔다. 괴레메의 버섯바위와 함께 터키 하면 떠오르는 풍경, 파묵칼레. 더워지기 전에 구경을 마치려고 아침일찍 다녀왔다. 시원하고 줄도 짧아 금방 입장할 수 있었음.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인원이 이 정도로 늘어난다. 거기에 티켓 창구는 두 개 뿐이라 줄도 겁나 길게 서야함. 파묵칼레 언덕 아래에는 수영장이 있는 리조트가 있었다. 하지만 숙소나 식당에는 점심시간 까지도 파리만 날리는 현실. 한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 많이 방문하는지, 곳곳에 한국어와 일본어가 적혀있다. 사진은 생략하고, 우..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안탈리아에선 큰 마트를 뒤져가며 스노클링 장비를 구비해 뒀다. 페티예에서 적어도 한 가지 투어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러나 숙소에 들러붙은 우리 등짝은 좀처럼 떨어지질 않아서.. 3박 4일동안 동네 산책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 구경갔던 수산시장. 각종 해산물들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물고기들을 구입해 옆에 늘어선 식당에서 차림비(?)를 내고 먹는 듯.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해산물에 대한 가치와 터키 물가에 비해 많이 비싼것 같아 사먹지는 않았다. 싱싱해보이기는 했음. 대부분 끼니를 대형마트에서 장을 봐다가 숙소에서 만들어 먹었다. 숙소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늑하고 좋아서.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숙소 추천 시작! 여기가 침실. 에..
2017년 8월 14일. 안탈리아에선 4박 5일을 머물렀다. 일부러 올드타운과 거리가 있는 콘얄트 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둔 채 아이스크림을 통채로 퍼먹으며 굴러다녔다. 그러다 지루하면 스타벅스도 갔다가, 다른 카페도 찾아봤다가. 특히 해변에 있는 스타벅스는 풍경부터 분위기까지 매우 좋았다. 낮이든 밤이든 수영하다가 바로 나와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인상깊었던 점은, 진하게 마시기 위해 콜드브루에서 물을 빼달라고 하니 그만큼을 원액으로 채워서 제공해줬다는 것. 나와 같은 요구를 하는 사람이 적어서인지, 이게 원래 터키의 인심인지. 불가리아에서 2천원 정도 주고 산 옷을 매우 잘 입고 다녔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인터넷 속도가 조금 느린 편. 근처에 있는..
숙소에 들어와선 친절했던 주인 아저씨에게 식당을 소개받았다. 맛도 가격도 평준화 되어있는 듯 한 동네에선 그게 나을것 같아서. 식당 간판. 어떻게 발음하는 지는 모르지만 괴레메 중심가 끝부분에 위치한 이층 가게이다. 저녁 무렵이라 좋은 자리가 딱 하나 남아있어서 재빨리 앉음. 음악은 유행에 살짝 뒤쳐진 듯한 영미권 팝송이 들릴듯 말듯 나오고 있다. 가게 내부 분위기 먼저. 한 층 더 위에는 음료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라 요리사와 서빙하는 직원이 다 형제자매인듯. 아주 친절한 직원의 추천을 받아 항아리 케밥 하나와 소고기 요리 하나를 주문했다. 터키에선 단 한번도 기분나쁜 응대를 받아본 적이 없다. 언제나 한국인임을 밝히면 브라더를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했을 정도니까. (아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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