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2018년 1월 17일, 수요일.



갈라파고스의 아침은 빵 쇼핑부터 시작한다.


아침부터 어마어마한 냄새를 풍기며 빵을 구워 팔고 있는 이 집은


매일 아침 기다리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다.



위치는 위 지도에 보이는 Mercado Munipal 서쪽 사거리 쯤이다.



요런 크로와상 같은 것들도 팔고,



보기에는 그럴듯 하지만 별로 맛이 없는 쿠키나



4개에 1불 하는 아침식사용 빵까지.


개인적으로는 간식용으로 팔고있는 빵이나 쿠키보다 식사용 빵들이 맛있었다.


아침식사 시간이 지나고 나면 따뜻한 빵은 없으니 주의하자.



아침식사용 빵을 구입하기 전에, 해산물시장 먼저.


오늘 저녁으로 먹을 참치를 사러 왔는데,


손질 테이블 뒤로 보이는 바다사자가 웃긴다.


어제 그 녀석인 것 같은데, 상인들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는 듯 보였다.


펠리컨에게 주던 내장들이 다 이녀석에게 가는 걸 보면.



우선 멀찌감치 떨어져서 분위기 파악.



이른 시간의 해산물 시장은 신선한 물고기로 가득하고,



또 분주하다.


막 잡아온 참치를 분류해서 일차 손질 후 식당에 납품하는 듯 했다.


어제 저녁의 여유롭던 참치 손질과는 사뭇 다른 속도로 진행되는 작업.



참고로 이게 어제 저녁의 풍경이다.


아침에도 동영상을 찍은 것 같은데 안보이네.. 아무튼 작업 속도가 배는 빨라보였다.




비린내에 약하고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 솔에겐 고문이 따로 없는 장소.


그치만 여기는 참치가 제일 싸니까 참치를 먹어야 해....


참고로 작은 닭이 한 마리에 7불 내외였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참치 가격은 1파운드? 0.45킬로? 에 3불정도 했음.


딱히 흥정이랄 것도 없이 2파운드를 5불에 사서 왔다.


토막을 치고 껍질을 벗겨달라고 하면 벗겨줌.


다음에 살 때는 뼈도 발라달라고 했더니 해주더라.



일단 뼈와 살을 분리하고,



거무튀튀한 부분은 비린내가 심하니 막과 함께 제거.


살과 뼈는 모아서 간장에 졸여먹으면 밥도둑이다.



아무튼 회로 먹을 덩어리를 모아 씻어서 키친타올로 감싼 후 냉장고로.


오늘 저녁이 되면 피도 많이 빠지고 숙성도 적당히 되어있을거다.



다음은 부지런하게 옷을 입고 해변으로.


오늘의 목적지는,



바로 이 곳, 토르투가 베이이다.


Tortuga는 스페인 어로 거북이를 뜻한다.


바다거북이들이 산란기에 몰려오는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은 듯.



항상 파도와 바람, 조류가 강해 조심해야 한다는 팻말.


물놀이를 할 작정으로 짭프로만 가져가서 사진들이 망했다.



도착.



직관적인 그림.


사진을 이렇게 붙여서 올려놓으니 금방 도착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


저 위에 올린 사진과 같은 뙤약볕을 체감상 삼십 분 정도 걸어야 한다.


마을에서 택시를 타도 저 길 초입까지만 데려다 주니, 그냥 걷는게 속 편하다.


바보같이 물 한 병 안챙겨온 우리는 헉헉거리는 숨으로 욕을 하며 걸었더랬다.



그렇게 도달한 바닷가, 그 곳엔



두 눈으로 직접 본 해변 중에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접근이 불편하기 때문인지 사람도 많이 없고, 그렇다 보니 오염도 전혀 없고.



저 물과 모래의 색깔.


개고생을 잊어버리고 다음에 카메라를 들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부터 하게 되는 곳이었다.



토르투가 베이의 해변에서 가장 유명한 건 거북이보다 이 바다 이구아나 들이다.


거북이는 산란기에만 보이지만 얘들은 늘상 있으니.


해변 끝까지 걸으면 맹그로브 군락지가 있고, 거기에 많이 모여서 살고있다.


그리고 바다 이구아나들도 산란기가 되면 모래를 파서 알을 낳는다고 한다.



어마어마하게 생긴 외모에, 무려 9미터까지 잠수가 가능한 이 생명체는


해조류를 주식으로 어울리지 않게 채식을 즐긴다고 한다.



해변 끝의 맹그로브 숲을 지나면 나름대로 스노클링 포인트인


파도가 잔잔한 곳이 있다.


물은 확실히 깨끗하고 해변도 예쁘고


수영하는 이구아나나 가오리, 복어 등을 가끔 볼 수 있긴 하지만..


시야가 너무 안좋다.


아침일찍 오거나 스노클링은 애초에 포기하는 게 나을 듯.


아니면 우리가 다합 바다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도 모르지.



해서 사진 하나 안찍고 메인 해변으로 컴백.


파도와 조류가 세고 바람도 상당한 날이라, 얕은 곳에서만 놀았다.



여기도 시야가 안좋기는 마찬가지.



해서 바다만 오면 하는 이런 놀이를 하거나,



이구아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갖거나 했다.


물은 오래 놀기엔 살짝 차가운 정도.


이집트에서 계절이 바뀔 때 배운바와 같이,


영양분이 풍부한 차가운 해류가 해저산맥을 만나 올라오고


적도의 햇살을 만나 그 안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시야가 안좋아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찾아보니 훔볼트 해류의 영향은 6-11월 이라는데?


그럼 우리가 본게 그나마 맑은 바다라는 건가..?


의문은 커져만 간다.



실컷 놀고 집으로 돌아왔다.



겉옷을 걸치지 않고 적도의 햇살에 맞선자의 최후.jpg


나도 수영복만 입고 왔다갔다 하다가 등부터 어깨까지 다 벗겨졌다.


어지간해서는 트러블이 안생기는게 내 막피부인데, 벗겨지는 걸 처음봄.


다시는 무시하지 않겠습니다 적도의 태양님.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굳이 한 번 더 나온 이유는



어제 눈여겨 본 엠빠나다를 먹으러.



속재료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대략 개당 1.5불 정도 했다.


물놀이 이후엔 기름진게 최고.



고기가 아주 많지는 않아도 적당한 맛이 난다.



그래도 나는 요 치즈가 맛있었음.


그냥 엠빠나다만 먹는게 아니라, 앞에 준비 된 채소를 잔뜩 올려서


먹을 수도 있다. 채소 양에 따라 한끼 대용으로 가능할...지도?



다시 숙소에 와선 잠시 쉬다가 드디어 저녁시간.


손질 후 냉장고에서 한나절 숙성시킨 참치가 우릴 기다린다.



냄비밥을 지어 초밥용으로 간을 해 준비.


식초나 설탕 등은 갈라파고스 제도 안에 들어와서 사도 싸니까


미리 준비할 것까진 없다.


와사비는 한국에서 공수한 가루로.



회를 한접시 썰고



초밥을 빚어서



그릇에 담기 시작.



해변에 가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둔 생강초절임을 반찬으로



술과 함께 배가 터지게 먹으면 된다.


해산물을 안좋아하는 솔의 표정을 안주삼아서.


참치 1킬로가 뭐 얼마나 되겠어.. 했으나


초밥까지 만들어 먹으니 셋이서 먹다 남겨야 할 정도로 양이 되었다.


참치 맛?


나는 해산물 맛은 잘 모른다.. 그냥 참치 맛이었음.


아무래도 기름진 뱃살 부분이 향이 좋았지만


참치 자체가 크지 않아 많이는 못먹었다.


랍스터 라면은 못먹었어도 참치는 대성공!


갈파에서의 이틀째는 이렇게 끝났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