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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7일, 토요일.


실컷 여행을 다니는 주제에 이렇게 말하면 우습지만, 휴식은 금방 끝난다.



마지막 한국어 수업 시간에 찍은 사진.


이후로도 종종 소녀를 부르며 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은 솔은 선물도 받고 포옹도 하고 진하게 헤어졌다.



그리고 아침 일찍 잡아 탄 베트남 행 버스.


국경을 넘는 버스지만 소형 버스에 자리는 불편하고..


가격은 10불 정도 했다.



도시락으로 챙겨간 캄보디아식 돼지고기 덮밥.


언제 먹어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우리가 탄 버스는 스텅뜨라엥-반룽-플레이크(베트남)로 가는 버스였는데,


플레이크에서 내려 다낭까지는 또 다른 버스를 잡아 타야 했다.


 


그 와중에 본의 아니게 개고생을 했지만 그 이야기는 생략.


비에 쫄딱 젖어 롯데리아를 씹어먹고 있는 둘의 사진으로 대체한다.



어쨌건 어떻게건 호텔에 도착해,


2018년 4월 8일, 일요일.


5년 전 동남아 일주를 할 땐 호이안에서 바로 나짱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지나쳤던 도시,


다낭 여행을 시작했다.



아침은 한 시장 근처에서 사람 많아보이는 가게로 들어왔다.


가게 이름도 위치도 기억은 안나지만, 한국 분들이 많이 식사를 하고 계셨던 것으로 봐선


유명한 맛집인 듯.



대략 이런 고기로 월남쌈을 만들어 먹는 음식이었다.


아주 특별하게 맛있는 건 아니고, 저렴한 가격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정도.


하지만 갓 캄보디아에서 넘어온 우리에게 베트남 음식은 황홀한 맛이다.



맥주도 시키고.



쌀국수로 만든 샐러드 누들 같은 것도 한그릇.


베트남은 인구에서 채식주의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서,


채소 위주의 음식이 많이 있다.


동남아에서 채식주의자가 여행하기 가장 좋은 나라라는 명성은 괜한 것이 아님.



밥을 먹었으면 한 시장으로.


다낭 여행의 제 1 목적은 높/솔의 쇼핑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다.



우선 저렴한 아오자이를 몇 벌 맞추기로 했다.


제대로 된 원단으로 제대로 된 가격을 지불하고 옷을 맞추려면


근처 호이안으로 가야하지만, 다낭 시장에도 잘 찾으면 예쁜 것들이 몇 벌은 있다고.



다만 통로가 너무 좁아 불편하다.


일렬로 줄지어 가다가 마음에 드는 원단이 있으면 순서대로 멈춰서 봐야함.



덤으로 다낭엔 한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다.


이렇게 한국 관광객이 많은 곳은 제주도 말고는 처음 볼 정도로.


이런 분위기가 싫은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일단 한국인을 잘 대해주고


한국말을 한두마디씩 하는 상인들이 그다지 싫지 않았다.


어느정도는 한국 관광객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미이니까.



원단을 고르고, 적당히 치수를 재고 나면 박음질이 시작된다.



예상보다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그래서 전통 의상이라고 부르기엔


조금은 민망한 아오자이는 입는 사람의 몸매를 강조하기 위해 최소 19곳의 치수를 재서 만든다.


보기엔 대충 만드는 것 같아도 이 정도의 정성이 들어가니 금방 만들어지지도 않는 게 그 이유.


우리는 세 벌을 주문하고, 우선 급한 솔의 옷만 한 벌 먼저 받아가기로 했다.


나머지는 내일 찾고.



옷을 맞췄다고 해서 쇼핑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자와 가방, 신발까지....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국수를 먹기로 했다.



어묵 같은 것이 들어간 얇은 쌀국수 분(BUN)이다.


지역마다 가게마다 조금씩 다른 쌀국수를 판매하고 있는 걸 경험하니


베트남에 온 게 실감난다.



뒤늦게 참여한 높솔도 한그릇씩.


적당히 매콤한 국수가 굉장히 맛있었다.


포장마차 어묵탕에 쌀국수를 말아 먹는 맛.



쇼핑으로 하루를 다 보내니 노을이 진다.


이런 일정은 앞으로도 몇 번 더 일어나게 되는데..



어쨌거나 쇼핑이 끝났으면 다음 차례는 당연히 커피다.


다낭에 와서야 콩카페라는 것이 있다는 것과 그 곳이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는 걸 알게 된 우리는


처음엔 사람이 많아보인다는 이유로 이 곳을 선택했다.



들어가서 느낀 콩카페의 첫인상은, 


유명세에 비해 너무 붐비지도 않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손님을 많이 받기 위해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놓지 않아서, 라고 나름대로 평가했으나


진실은 저 너머에.



가장 유명하다는 코코넛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라떼도 한 잔 시켜본다.


우리나라에서 베트남은 태국보다 더 커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생산되는 대부분의 원두는 로부스타이다.


로부스타=싸구려 라고 등식을 성립시킬 순 없으나,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



다낭을 관통해 남중국해로 흘러들어가는 한강을 조망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예쁘지만 집에 가고싶다.



쇼핑이 끝났으니 이제 숙소에 들어가 내일을 위한 충전을 하는가 싶지만..


마침 오늘은 용다리 불꽃 쇼가 펼쳐지는 일요일 저녁!


오후 9시까지 저녁을 주워먹으며 시간을 보내본다.



맛없던 저녁은 생략하고, 오후 9시.



용 다리가 잘 보이는 포인트에 서본다.


시간에 맞춰 사람이 엄청 몰리긴 하지만 서있기 힘들거나


구경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강가에 앉아서 보기 좋을 정도였음.



피-곤.



용 다리 쇼는 대략 15분 정도 진행된다.


용이 불을 뿜었다 물을 뿜었다 하는데...


이거 보려고 주말에 일부러 맞춰 올 필요는 단언컨대 없다.


우연히 시간이 맞는 우리같은 팀들이나 보기에 적당.



용 자체보단 강물에 비친 유람선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이스탄불로 돌아온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일정은 이렇게 끝.


이렇다 할 일정이나 흥미거리는 없었지만 2주만에 여행을 시작한 기분이 들어


충분히 즐거운 하루였다.



차분한 다낭 야경.


5년만에 돌아온 베트남은 여전히 베트남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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