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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베트남 여행의 필수 어플은, 역시 그랩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택시기사와 가격과 위치로 싸우지 않아도 되고,


택시보다 더 좋은 차와 친절한 서비스가 평균적으로 보장되니까.


그러나 닌빈은,


그런거 없다.


그 정도가 아니라, 택시 자체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닌빈의 미터택시들은 경험상 바가지 같은 거 없다.



우리가 닌빈에서 잡은 숙소는, 시내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작은 홈스테이.


숙소 테라스로 향하는 창문을 열면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에어컨도 잘 나오는데다 의외로 습하지 않아서 잘 지냈음.



거기에 더해 닌빈 숙소들은 자전거 대여가 기본사양이라,


어지간한 곳들은 전부 자전거를 이용해 갈 수 있다.


닌빈을 떠나기 전까지 이후의 모든 일정은 자전거와 함께 했음.


우선 체크인 후, 여독을 풀고 자전거와 함께 동네 나들이.



괜히 목욕하는 물소도 찍어본다.



딱히 상점도, 할만한 것도 없는 조용한 이 곳은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이방인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며


호의를 보인다.



마을 옆에는 바로 논길.


이 정도로 넓게 펼쳐진 논 사이를 자전거로 지나는 건


2005년 제주생활 이후 처음이다.



덤으로 풍경도 장난 아님.


또 적을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캄보디아엔 산이 없어서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밋밋해서 재미가 없다.


반면 이 곳은..


하롱베이 일정을 바로 포기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이 풍경에 세상 한적한 분위기.



하늘이 맑았다면 또 다른 의미로 좋았겠지만,


흐린 하늘 아래 작은 산들은 어느 신선들의 땅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저녁은 숙소 근처 식당에서.



워낙 작은 동네라 식당은 한 두군데 밖에 없고,


대부분의 홈스테이 숙소가 식당을 겸하고 있다.



이 곳도 딱히 장사를 열심히 하지 않고,


주문을 하고 우리가 먹거나 말거나 방 안에서 자기들끼리 맥주를 마시며 신났음.


돈 안내고 가면 어쪄려고..



음식은 도시에 비해 조금 비싸고 맛도 그냥 그랬지만


뭐 괜찮았다.


다만, 다시는 안감..



2018년 4월 12일, 목요일.



기대하지도 않던 퀄리티의 숙소 조식으로 닌빈 이틀째 아침을 시작한다.



위 사진은 무려 쌀국수. 물론 무료는 아니지만, 만족.



오늘은, 근처의 바이딘 사원에 가는 날이다.



기존의 사찰 옆에 2003년부터 짓기 시작해 2010년에 완공된 바이딘 사원은,


베트남의 사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타일을 제외한 건축자재를 전부 닌빈 주에서 공수해 지었다고 하니,


크기뿐만 아니라 의미도 많이 담았다고 할 수 있다.


하노이 건도 1000주년에 맞춰 2010년에 완공한 만큼, 여러모로 공을 들인 곳이다.


매년 음력 1월 6일에는 전통 제식이 공연되는 큰 축제도 개최한다고.



숙소에서 바이딘 사원 까지는 자전거로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도로에 가끔 화물차가 지나다녀서 위험할 때가 있지만,


사원까지 가는 길이 나름 예쁘고 운치가 있으니 자전거로 가 보는 것을 추천.



사원부지 입구에 자전거를 맡기고, 사원까지는 셔틀을 이용해야 한다.


가격은 성인 기준 30000동.


셔틀을 타지 않고 걸어갈 수도 있지만, 걷기엔 조금 멀다.



요렇게 생긴 전기버스를 타면 사원 입구에 내려준다.



'삼문공' 이라 쓰여진 출입구.


참고로 바이딘 에서 '딘'은 사원 옆의 산 이름, '바이'는 기도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합치면 '딘 산의 기도' 사원정도 될듯.



성수기도 지나고 날도 흐리지만 관광객이 제법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사원이라는 포지션 덕에, 관광객과 순례자 모두를 모으는듯.



본 사원 입구에는 관공이 서있고, 사진에 보이듯이 양 옆으로 복도가 길게 늘어서 있다.



위에서 보면 이렇게 생긴 건물의 복도를 따라 걸으며 구경하는 것.



양쪽 복도에는, 서로 다른 모습을 한 500개의 나한 석상이 늘어서 있다.


위에 적은 대로, 근처의 채석장에서 돌을 가져와 깎아 만들었다고.



그 거대한 규모에 걸맞은 차분함이 있어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지만,


사실 별로 볼 건 없다.



복도의 끝에 위치한 템테 사원.


높이 34미터, 길이 59미터에 이르는 사원 내부에는 거대한 청동 불상이 있다.



복도의 반대쪽 출구로 나가면 나오는 사리탑.



엘리베이터 이용 요금이 따로 있지만 올라가 보는 게 좋다.


조금 위에 올린 전망 사진은 사리탑 꼭대기에서 찍은 것.



꼭대기에 오르면 신발 커버를 신고



미륵부처 상을 지나면




요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조금 습하지만 선선한 날씨 덕분에 해질녘 사원 구경을 잘 마침.



숙소에 가는 길엔, 닌빈 특산품 염소고기를 먹어보기로 했다.


보시다시피 가격에 0이 하나씩 더 붙어있는 수준이지만..



우선 맥주부터.



누룽지와 염소탕? 쯤 되는 조합.


이게 무슨맛이지..? 싶은데 묘하게 우리 입맛에 딱 맞는다.



그리고 구운 염소고기.



뭐 그렇게 특별한 맛이 나진 않았다.


그냥 염소고기구나.



숙소에 돌아와선 아깽이들을 구경하다



달랏 와인을 한 병 마시고 잤다.


정말 맛이 없어서 후회.


개인적인 생각으론 바이딘 사원이나 염소고기나 비슷한 것 같다.


온 김에 경험하면 좋지만 굳이 그렇지 않아도 영향은 없는.


그냥 숙소에서 여유를 누리는 게 더 좋은 선택지일 수 있겠다.


아무튼, 바이딘 사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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