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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7일, 화요일.



엉망이 된 숙소를 뒤로하고, 지들 몸만 꾸민 높솔.


다낭에서 맞춘 아오자이 본전을 한 번 더 뽑는 날 되시겠다.



아침부터 맥주를 들고 있는 이 곳은,


숙소 근처에 있는 반세오 식당.



식당 이름이 반세오길래 믿고 왔다.


반세오 비스무리한 음식이나, 반세오라 주장하는 음식들은 몇 번 먹어봤지만


영 맛이 없어서,


하노이 반세오는 맛이 어떤가 확인하러 왔다.



가격.


반세오 1인분에 12000동, 아래 공개될 고기꼬치 하나에 6000동.



우린 반세오 3인분에 꼬치 6개,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새우와 숙주가 풍성하게 들어간 반세오 여섯 장과 고기꼬치들,



다 먹을 수 없을 게 뻔한 양의 채소와



피쉬소스를 베이스로 만든 듯한 소스.


처음 만나는 진짜 반세오를 앞에 놓고 옆 테이블 눈치만 보고있으니,


주인 아주머니가 와서 먹는 법을 전수해 준다.



일단 각종 채소 위에 반세오를 올리고,



라이스페이퍼로 겉을 감싸 소스에 찍먹.


고기꼬치는 따로 들고 먹어도 되고 쌈 안에 넣어먹어도 된다.



존맛.


각종 채소 위에 메인 음식을 올리고 쌈을 싸 먹는 음식이


한국인 입에 맞지 않을 리가 없다.



하지만 지나친 풀밭에 허기진 나는 나오자마자 반미 하나 사먹음ㅎ



다음 코스는, 오늘의 1번 메인이벤트, 애프터눈 티.


하노이 애프터눈티 라고 검색해서 나온 몇몇 카페중에 가장 가까운 곳으로 골랐다.



간판부터 우리같은 서민을 밀어내는 듯한 포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이런 풍경.



찻잔 같은 거 모르는 내가 봐도 갖고싶게 생긴 다기 세트는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다.



아오자이와 잘 어울리는 실내장식..이 아니라


아오자이가 어느 자리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손님이 하나도 없는 이층 홀.


비싼 곳이라 손님은 적고, 종업원은 많다.


옆에서 우리한테 뭐가 필요한지 유심히 보고있음.


의자는 편하고, 음악은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 듯 조용하고.



그리고 메뉴판.


1-2명이 먹는 애프터눈 티 세트가 무려 40만 동!


방금 전에 먹었던 반세오가 일인분에 12000동 이었던 걸 생각하면...


거기에 화폐가치 때문에 단위도 어마어마해서


벌써 돈 쓰는 기분이 난다.



다양한 차 종류가 있지만 두 포트를 먹을 각오로 우선 얼그레이부터 시작.


우선 장미가 그려진 주전자, 찻잔, 설탕 세트와 모래시계가 준비된다. 



귀엽다.



기다림.


강하게 돌고 있는 에어컨 덕택에 몸은 슬슬 추워지기 시작한다.



적당히 4분 여가 지났을 무렵,


차를 따르기 시작한다.



자칭 홍차 매니아 솔이 그 담당.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보기엔 찻잎도 아니고 티백에 담긴 차를


이렇게 비싸게 마시는 게 이상하지만,


뭐 그러려니 한다.



그리고 차의 상태와는 별개로, 한 세트로 맞춰진 찻잔은 역시 진리.



기분 좋은 티 내는 팔뚝근육.



기다렸다는 듯이 나오는 디저트 트레이.



찻잔과 주전자 세트에 비해 예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3층으로 잘 정리돼 나온 디저트 탑.


가벼운 점심식사 대체품으로 손색이 없다.



컨셉사진도 찍어보고



이후로는 먹고 떠드는 데 집중하며 티타임을 만끽했다.


홍차와 디저트의 조합이야 말할 것도 없지.



중간에 차를 변경해 한 주전자를 더 먹었다.


차를 다 마시고 나면 따뜻한 물만 더 넣어주기도 해서,


총 세 주전자를 마시고 디저트까지 말끔히 처리.



조용하고, 시원하고, 넓기까지 한 공간에서


차려입고 애프터눈 티 타임을 즐기는 기분.


하노이에서 즐기는 휴가의 정점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보다 더 즐거웠던 티타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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