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D+382]안녕, 하노이(9)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하노이의 마지막 날이자, 이번 여행 마지막 날이 밝았다.

딱히 감상은 없고,

어제 먹었던 분 보 훼를 한 그릇 더 먹고 근처 카페로.

하이퐁에서 밤 비행기를 타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 여유가 있다.

국숫집 근처 골목에 위치한 요 카페는 작고 평화롭다.

카운터 옆 냉장고에 가득 들어있는 과일이 정겨울 정도.

실내는 전부 해봐야 4-5테이블이 고작,

그리고 충격적인 화장실 비주얼을 갖춘 이 카페는

사장님까지 전부 독특했다.

일단 메뉴.

코코넛 커피가 50000동으로 조금 비싼 편이다.

밀크 커피를 주문해 놓고 티타임.

오늘의 컨셉은 옆집 교포형.

여행 마지막 날이라 표정이 복잡해 보이지만 별 생각 없었다.

카페 입구를 찾으시오.

간판도 입구도 안보이는 카페는 확실히 돈 벌기 위한 곳은 아니었다.

바로 하이퐁으로 이동.

출국까지 남은 시간을 하이퐁에 있는 고양이카페에서 보냈다.

혹시나 해서 찾아본 고양이카페로 입장할 땐

우리도 놀라고 현지 손님들도 놀라고 주인도 놀랐다.

전형적인, 좁은 공간에 고양이 여러마리가 있는 카페.

무려 공기청정기까지 열심히 돌리고 있었다.

음료를 대강 시키고 고양이를 구경하며 시간보냄.

몇 시간 후면 나도 서울에 돌아가 건희를 만날 수 있다.

주인이 고양이 덕후인지 간혹 꼬질꼬질한 몇 아이를 제외하고는

상태가 좋아보였다.

어쩌다 보니 동남아 여행을 고양이 카페에서 시작해 고양이 카페로 끝낸 것 같은 모양새가 되었는데,

나도 고양이 카페가 아니라 고양이 몇 마리가 있는 카페를 차리고 싶다.

저녁밥은 현지인이 많이 앉아있는 부페식 식당에서.

반찬 하나당 가격을 지불하고 먹는 곳이었는데,

저렇게 먹고 한 그릇에 15000동인가 밖에 하지 않았다.

과연 현지인 물가...

맥주까지 야무지게.

이렇게 러시아에서 시작해 유럽-중동-남미-동남아로 이어진 380일의 여행이 조촐하게 끝났다.

짧은 것이든 긴 것이든 여행은 늘 그렇듯이

다음엔 어디를 갈까 생각하며 정리하는 즐거운 마무리가 있어 좋다.

이제, 일 년 여 만에 한국으로!

여행 정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