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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9일 금요일.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은 그림을 보고 음식을 사먹으며 보냈다.
시간에 맞춰 체크아웃 하기 위해 늦잠을 좀 자고 일어나,
짐은 터미널 코인락커에 밀어넣었다.
늦장을 부리며 체크아웃을 한 터라 짐을 맡기고 나니 점심시간.
오늘도 역시 빵과 주스로 점심을 때우고, 곧바로 노이에 피나코텍으로.
뮌헨에는 세 종류의 피나코텍이 존재하는데,
그 중 노이에 피나코텍은 19세기 이후 근대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
내부 사진. 비수기에 평일이라 사람은 많지 않다.
일반인 7유로, 국제학생증 5유로의 혜자스러운 입장료.
지난번 쇼팽 박물관도 그랬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심심하면 한 번씩 올 것 같다.
서울에서 지낼 때는 빡빡한 살림살이에 미술관 한번 가려면
마음을 다잡고 갔어야 했는데.
미술관의 컬렉션은 독일 화가부터 시작한다.
마네가 모네를 그린 그림도 있고
이건 누구였지...?
맘에 들면 사진을 찍고 그냥 천천히 바라보다 보니
작품과 작가가 머리속에 안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화풍이 고흐인가?
고흐 하면 해바라기.
이거야 뭐 누가봐도 고갱이고
클림트. 이거 한 점 있었다.
노이에 피나코테의 소장품이야 뭐 사진으로 아무리 찍어 올려봐야
직접 보느니만 못하니 이쯤 해야겠다.
블로그에 쓰려고 사진을 다시 찾아봐도 그때의 감동이 오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 장.
전시관 마지막 즈음에 놓여져 있던 작품이다.
화가는 프란츠 본 스턱(Franz Von Stuck).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한
독일의 상징주의 화가라고 한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의 제목은 <The Sin>. 1893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의 모티프는 여성과 그 어깨의 뱀을 미루어 보았을 때 창세기의 이브이다.
그리고 이 그림 전에도 같은 주제의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Sensuality>라는 제목을 가진 이 그림이 그것이다.
스턱은 1891년 그림 이 그림의 모티프를 발전시켜 <The Sin>을 완성한 후
시카고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금메달을 받게 되고, 이후 뮌헨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강의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화가 중 한명인 칸딘스키도 그의 제자 중 한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가구 디자인에서도 재능을 발휘해 1900년 파리 엑스포에서
한번 더 금메달을 수상하게 되는데, 정교한 패턴을 자주 사용한
그의 가구들은 무슬림의 그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
뭐 어쨌든,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서. <The Sin>.
여러가지가 좋았지만 특히나
타락 직후, 혹은 타락의 순간 자신을 유혹한 뱀을 관능적으로 몸에 감고
금빛 배경을 멀리 버려버리는 듯한 서늘한 눈가가 마음에 들었다.
이 그림은 지금도 내 핸드폰 배경화면이다.
실컷 그림을 구경하고 나오니 아침까지는 맑던 뮌헨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어쩔수 없이 발이 묶여 미술관 로비에서 비내리는 풍경을 감상했다.
점심을 대충 빵으로 때웠더니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다.
한국에서 몇 번 먹어본 슈바인스학세를 먹으러 가기로 한다.
서울 집 근처 맥주집에서 팔던 학세는 굉장히 맛있었는데...
우리가 갔던 음식점 위치는 아래와 같다:
이 곳은 직원들이 굉장히 친절하고 기분좋게 대해준다.
뮌헨에 있는 몇몇 음식점들은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다는 글을 읽어서
걱정이 좀 되었었는데.
독일에 살고있는 지인 말로는 북부보다는 남부쪽이 인종차별이 심한 편이라고 한다.
내 평소 지론 중 하나가 인종차별은 담배와 같아서
끊는게 아니라 참는거라는 건데, 잘 못참는가 보다.
아무튼 이 이름이 어려운 가게의 대부는 아늑하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사진은 직접 못찍었지만 드린들을 예쁘게 차려입은 흑인 누님 한명과
금발의 백인 누님 한명이 서빙을 해주는데, 잘 웃어준다.
천장 조명.
일단은 맥주부터 한 잔 주문한다.
아무 음식점에서 아무 맥주나 주문해도 맛있는 독일.
긴 시간 사용한 듯 한 촛대가 꽤 그럴듯 하다.
가게는 주로 가족단위로 와서 식사를 하는 듯 보였다.
커플은 우리를 포함해서 세 테이블 정도.
그 중 어린 딸을 데려온 젊은 아빠가 있었는데,
누가봐도 서툴게 딸을 챙기는 모습이 정겨웠다.
빵과 샐러드를 준다.
이렇게 음식점에서 그냥 제공하는 빵은 정말 맛이 없다.
어릴때 읽었던 독일에 관련된 책에서 독일 빵이 시큼하고 맛 없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충격요법으로 어린시절 기억이 되살아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빵이었다.
독일식 백김치.
자신있게 학세를 주문했으나, 내가 주문하고 나서 재료가 다 떨어져
언니의 추천으로 같은 양념에 부위만 다른 로스트 포크? 쯤 되는 요리를 시켰다.
아마도 목살 부위로 같은 조리방법을 사용한듯 하다.
맛은... 한국에서 먹던 학세와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장 큰 차이는 가격.. 정도? 한국에서 먹은게 두 배 정도 비쌌다.
높은 소시지 메뉴를 시켰다. 뮌헨 특산 하얀 소시지에 소스가 함께 나온다.
모양도 맛도 가격도 그냥 소시지 였어서 별 인상이 없긴 했으나,
역시 맥주 안주로는 소시지가 최고다.
좋은 음식과 맥주와 서비스를 받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돈쓰는게 최고야...
이 식당은 뮌헨에 간다면 한번 더 방문할 의향이 있다.
아무튼 그렇게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버스에 올라,
뮌헨과 작별인사를 했다.
내일이면 독일을 벗어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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