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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8일 목요일.


퓌센으로 가는 날은 아침부터 날이 별로 좋지 않았다.


뮌헨 중앙역에서 기차를 타고 두 시간 가량.


자리가 예상보다는 불편했지만 가져간 책을 읽는데는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도착한 퓌센.



딱 봐도 피곤해 보인다.


퓌센으로 가는 기차안에는 중국인이 매우 많았다.


아무래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여행지인가 보다.


그 다음으로는 한국인들이 많았다. 워낙 유명한 여행지니까.


덕분에 버스로 갈아타거나 길을 찾을 때 크게 머리를 쓰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한국말이 들리는 곳으로 대충 따라가면 맞는 길이 나오니까.



기차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오는 길에 찍은 사진.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날이 흐려서 큰일이다.


어제만큼 화창한 날씨 까진 아니어도 비슷하기를 바랐는데,


일기예보에선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고 하고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올라가는 버스는 호엔슈방가우 성 아래에서 탄다.


테아티너 교회에서 잠시 등장했던 막시밀리안 2세가 사들인 성이라고 하며,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지은 루트비히 2세는 이 성에서 자랐다고 한다.


두 성 모두 전략적인 가치는 전혀 없고 오로지 거주용 성이며,


그 중에서도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바그너에 심취한 루트비히 2세의 


마지막 취미생활이었다고 한다.



산을 오르는 버스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굳이 버스를 타지 않아도, 걸어서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산이라고 해서 엄청난 경사도 아니고 그냥 언덕 정도.


본격적으로 성에 가기에 앞서 유명한 뷰포인트인 마리엔 다리에서 보이는 전경이다.


디즈니 공주 시리즈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오로라가


잠들어 있는 성이 이 곳에서 모티프를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다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보는 성은


말 그대로 장관이고, 덕분에 여기까지 오느라 두 세시간 가만히 앉아있어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간다.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세모와 지지.


뒷 풍경이 무슨 합성처럼 아름답다.


올라오는 길에 판매하는 사진들을 보았는데,


이 성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아무래도 겨울인 듯 싶다.


(사진 출처: http://happytowander.com/visiting-the-worlds-most-beautiful-castle/)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니.


가을에 찍은 울긋불긋한 사진도 예쁘던데 나는 아무래도 이쪽이 더 끌린다.



마리엔 다리는 이런 절벽? 사이에 놓여져 있다.



세로로 찍어 파노라마로 합성한 사진.


지금 다시 봐도 판타지 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풍경이다.


히틀러가 특히 좋아했던 성이라던데, 그럴만 하다.


성수기에는 다리가 무너질 것 같이 사람들이 많다고 하던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에도 안전요원으로 보이는 분이 다리에 올라가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래도 비수기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다리 위에서 시간을 오래 보낼 수 있었다.


원래는 뒤쪽에 적으려고 했으나 여기에 적는 팁은,


이 다리 위에서 경치를 충분히 오래 보시라.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가까이 가면 갈수록 그 진가가 드러나는데,


정말 별로다.


겨울이고 가을이고 이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방문하고 싶은 의사가 사라질 정도로.



마리엔 다리에서 성으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약도가 그려져 있다.



그리 멀지는 않고 걸어서 5분 정도? 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를 잔뜩 했는데, 아니 오히려 그것 때문인지..



성벽 사진.



성벽 사진 2.


이 성벽을 보고 성 안을 보고싶은 마음이 싹 가셨다.


아무리 19세기에 지은 얼마 안된 성이라지만 콘크리트 건물같은 인상이다.


내부가 굉장히 화려하다고는 하지만 난 그런데에는 별로 호기심이 없다.


여기까지 보고 그나마 남아있던 작은 호기심마저 사라져


내부는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더불어 성의 사진도 더이상 찍지 않았다.



대신 성에 오르는 길의 풍경은 상당히 즐겁게 보았는데,


한국에서 산을 올랐을 때 보이는 풍경과는 차이가 있고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다. 바람도 시원했고.


산 한가운데에 성이 삐쭉 심겨있는 모습이 사뭇 귀엽다.



성 정문 옆의 산 모습.


온통 초록초록한 벌판과 산이 보기만 해도 눈을 편하게 해준다.



한참을 봤다.



성 입구에서 아랫마을 까지는 이런 길을 따라 걸어내려가면 된다.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도 20분이면 도착한다.



박물관 앞을 지키던 사자. 건희 보고싶다.



성 아랫마을 호엔슈방가우에는 위 사진과 같은 호수가 있다.


이름은 알프제(Alpsee).


사실 이런 호수가 있는줄도 모르고 성으로 간 거였는데


웬걸, 성보다 이 호수가 더 좋았다.


19세기에 성이 지어지기 전부터 경관으로 유명한 마을이었다더니 과연 그렇다.


호숫가로는 트레킹 코스까지 개발되어 있다던데,


미리 알았으면 숙소를 퓌센에 잡고 며칠 머물 걸 그랬다.


물이 고요해서 하늘이 그대로 비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한 장 더.


기왕 멀리까지 온 김에 우리는 조금 늦은 기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남은 시간에는 퓌센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인구 15,000명의 작은 마을 답게 평화롭다.


식당도 뭐 그리 많지도 않고 말 그대로 작은 마을.



쥐에 맞서 작물을 지키는 용사들.



마을이 평화로운데다가 깨끗하기까지 하다.


솔직히 별 매력은 없지만 한바퀴 돌아보기엔 손색 없다.



골목길까지 포함해 한바퀴 돌아본 우리는 돈을 아끼기 위해 마트에서


빵과 주스, 하리보와 과자를 사먹고 뮌헨으로 돌아왔다.


퓌센과 노이슈반슈타인 성.


얼어붙은 알프제 호수와 눈 덮인 성을 보고싶기는 하지만


굳이 한 번 더 오고싶지는 않았다.


더 정확하게는 이정도일 줄 알았으면 오지 말 걸 그랬다 생각도 든다.


마리엔 다리에서의 풍경은 살면서 한 번 볼만한 가치는 있지만,


글쎄.


계륵이다, 계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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