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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24일, 월요일.


불가리아에선 머무는 내내 숙소가 좋았다.


벨리코 투르노보에서도 마찬가지.


버스 터미널 바로 옆 숙소를 잡은 우리는 첫 날엔 닭을 사다가


중복맞이 닭곰탕을 끓여먹었다.



오랜시간 삶아서 그럴듯하게 국물을 내서



이제는 높의 전매특허가 된 냄비밥과 함께 먹으면 여기가 한국이다.



김치 대신 매운 고추 절임으로.


물론 지나치게 매워서 나는 몇 개 안먹었다.



후식 안주는 에멘탈 치즈.


저 정도 양이 1유로 정도 하는 거다.


차갑게 먹는 것보단 살짝 녹여먹으면 훨씬 맛이 살아나는 에멘탈 치즈.


치즈가 하도 저렴하고 풍부하니 치즈별로 맛을 구분하는 법을 배워간다.



숙소 베란다에서 보이는 풍경.


도로가 잔뜩이라 시끄러울 것 같지만 전혀.


오히려 이렇게 차가 안다녀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낮에도 한산한 도로이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이름이 도무지 외워지지 않는 벨리코 투르노보의 관광을 시작했다.



소피아와는 다르게 덥고 습한 기후.


땀을 뻘뻘 흘리면서 관광을 시작한 곳은



관광센터다.


불가리아의 인포메이션 센터는 예쁘기로 유명하다.


직원들도 물론 호의가 넘치고 친절해 원하는 정보를 금방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버스 노선이 표시된 관광 지도를 하나 받았다.


도저히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벨리코 투르노보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파악할 수 없었다.


구시가지만 관광하는 데에는 물론 대중교통이 필요 없지만,


다음 도시인 플로브디프로 가는 버스가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지도에는 버스별 노선과 정거장이 잘 표시되어 있음.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경계에는 전몰자 추모비인 '어머니 불가리아' 기념비가 있다.



그리고 평범하게 생긴 구시가지 입구.


벨리코 투르노보에는 기원전 3000년 경부터 사람이 살았다.


이후 불가리아 제국의 수도로서 발전을 거듭할 당시에는 '제 3의 로마'라는


별명도 가졌을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거듭했으나


14세기 말, 오스만 제국의 점령으로 인해 대부분의 마을과 성당이 소실된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불가리아 최고의 요새였던 차르베츠의 성벽 흔적과


조그마한 마을. 과거의 영광은 기록으로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벨리코 투르노보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라고 하길래 찍어봄.


여기 들어가서 커피 한 잔 하려고 했으나 전망 좋은 자리가 없어 포기.


공예품 거리를 지나 차르베츠 요새가 있던 곳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조용한 구시가지에는 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뿐 아니라 공방도 많이 있다.


그래서인지 예술가 마을 느낌이 물씬.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요런 아기자기한 전망이 나온다.



실은 꽤 멋진 풍경이 펼쳐짐.


사진으로는 정확한 모양을 잡을 수 없었으나,


지리시간에 한 번쯤은 봤을만한 말굽모양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굉장히 아름답다... 는 느낌은 솔직히 들지 않고 평화로움.



요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공예품 거리가 시작된다.


초입엔 카페가 있고 올라갈수록 독특한 목공예품과 공방들이 나오는 모습은


마치 서울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굳이 호객행위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지 거리는 한산하고 조용하다.


보통 이런 가게들이 모여있으면 오히려 물가가 비싸기 마련인데,


불가리아 물가 자체가 워낙 낮아서인지 건져갈 만한 아이템이 많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골목이 공예품 상점의 시작이다.


척 봐도 알 수 있겠지만 관광객이 거의 없다.


가끔 일본인이 지나가는지 이 마을에서는 일본인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단체관광객도 보이지 않고, 우리가 공예품 거리를 통과하는 동안 


많아야 네 명 정도의 관광객만을 마주쳤다.



날이 조금만 더 시원하고 건조했으면, 사진을 어마어마하게 찍고 놀았을 만한 곳이다.


한국 관광객들은 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지나가는 마을이던데.


경험상 그보다는 분명 가치가 있다.



정성스럽게 그려진 벽화들.



배전반? 에도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처음 올 때는 이 곳이 공방 거리인줄도 모르고 왔으나,


와놓고 보니 자유분방함이 물씬 느껴지는 것이


30년 전까지만 해도 이 곳이 인민공화국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울림이 끝에 남는 동유럽이라는 단어에서


편견을 걷어내고자 노력을 하면, 남는 건 이토록 사랑스러운 감성이지 않을까.



이름 긴 도시를 좋아하게 되었다.



공방거리에서 나와 이번에는 성벽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높은 자신이 가이드를 맡은 유럽 여행이 끝나갈수록,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인지


발걸음은 가볍고 몸은 무거워(...) 지는 것 같다.



무지개 색으로 칠해진 펜스를 지나면 성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성벽 밑 남은 이야기는 다음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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