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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는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아무리 봐도 맛있어 보이는 가게였는데, 우연이 겹쳐 호스트도 이 곳을 추천하더라.


그렇다면,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소피아에 있는 불가리아 음식점. 소피아 맛집!


우선, 늘 하던 것처럼 위치부터:



이름이 어렵다.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곳.



식당의 간판. 누가 봐도 전통 음식을 팔 것처럼 생겼다.



식당의 정면.


입구 왼 쪽에 그야말로 대문짝처럼 붙어있는 트립어드바이저 표시만 빼면


완벽해 보인다.



식당 내부.


공간이 총 세 개로 나뉘어 있어 실내는 넓은 편이다.



메뉴판.


정보를 위해 찍어서 올리려고 했으나, 메뉴판 공부하느라 바빠 찍지 못했다.


불가리아 전통 스프와 각종 꼬치, 치즈, 채식주의자 메뉴를 판다.


거기에 더해 온갖 종류의 라키아까지.



처음엔 저 안에 자리를 잡았다가 그냥 밖으로 나왔는데,


사진을 잘 보면 멀리 보이는 아저씨 손에 시가가 들려있다(...)


밥을 먹는 내내 손에서 내려놓지 않던 저 담배.


바로 옆에서 자식들이 담배냄새를 먹건 말건, 당당하게 피운다.


저 아저씨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도 별 내색이 없다.


조금 지나서 보니 식사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담배를 하나씩 들어 무는 사람들.


내가 졌다.



테이블에는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과 정체불명의 액체, 그리고 마늘이 있다.


암, 역시 구운 고기엔 생마늘이지.




시골틱한 인테리어는 가게를 잘 선택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워낙 관광객이 많지 않은 불가리아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밥먹는 동안 식당에 관광객은 우리 포함 두 팀밖에 없었음.


그래도 직원들이 영어를 잘해서 의사소통엔 문제 없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 번은 시내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는데


우리 옆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던 청년들이 따라나온 적이 있다.


갑자기 나를 붙잡고 어디에서 왔냐고.


그런 질문이야 항상 받는거라 그러려니 했는데, 그 다음 질문.


대체 그 먼 나라에서 왜 여기를 온거야?


유럽일주중이라 했더니 수긍하는 분위기이긴 했으나, 갸웃갸웃하는 그들의 순수한


호기심이 웃겼다 ㅋㅋㅋㅋㅋㅋ


저렴한 맥주는 지들만 먹겠다 이건가?



아무튼 통 나무로 된 테이블과 촌티나는 테이블보.


그리고 한켠에 당당히 존재감을 빛내는 재털이(...)



처음 주문한 스프가 나왔다.


이름은 까먹었는데 향이 진한 버섯이 들어간 스프였다.


색만 봤을 때는 도저히 식욕이 솟아나지 않지만, 한 입 먹으면 생각이 바뀜.


나중엔 저 빵까지 모조리 뜯어먹었다.



나는 맥주를 마시고, 높은 이 가게의 하우스와인.


와인이라 되어있기는 하지만 포도만 사용한 게 아니라 각종 과일을 넣고 숙성시킨


과실주 같은 느낌이었다. 향이 독특하고 맛있음.



천천히 식사를 하다 보니 멀리서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알고보니 이 식당에선 매일 불가리아 전통 악기를 이용한 공연을 한다고.


저 트리오가 식당 내부를 순회하며 불가리아 음악, 혹은 유명한 팝송을 연주한다.


갑자기 티비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팁을 조금 주면 테이블 앞에서 우리만을 위한 공연도 해주는 듯.



드디어 나온 우리의 메뉴.


칼모양 꼬치에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끼워 숯불에 구운 요리이다.


고기 뿐 아니라 샐러드용 채소도 풍부하게 들어있음.



러시아에선 먹지 못했지만, 샤슬릭을 시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싶음.



존-맛.


당연하게도 맥주와 같이 먹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든다.


돼지와 닭이 적절하게 익은데다 양도 상당해서, 굳이 더 시킬 필요가 없음.



먹고 마시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밴드가 우리쪽으로 왔다.


베사메무쵸 연주해 줄 때가 가장 좋았음.



먹느라 손에 들고 찍을 순 없어서 그냥 테이블에 놓고 소리만 녹음함.


아까도 잠깐 말했지만, 갑자기 걸어서 세계속으로 찍는 느낌이 들었다.


평화롭게 연주하고, 우리는 음식과 술을 즐기고.


밥을 다 먹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술과 담배를 입에 대는 풍경.


기분이 좋아서 팁까지 꽉 채워서 줬다.


이렇게 먹고 팁까지 포함해서 우리가 낸 돈은 42레바. 28000원.


이제는 물가에 적응을 좀 해서 큰 감흥은 없지만 그래도 진짜 싸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 싹싹하고, 센스가 넘치는 이 식당에서


일인당 14000원에 식사를 할 수 있다니.


푸아그라 먹던 날 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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