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쪽 끝, 활기찬 거리를 거닐다 보면 감각적인 간판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건대입구의 숨은 보석, '더이퀼리브리엄커피'라는 이름의 카페다. 이곳은 지역 주민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한 밀크티와 레몬티 맛집으로 유명하다. 오전 일찍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이 카페는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바쁜 현대인들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매일 열한 시부터 오후 열 시까지 영업하고 있어 맘껏 시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3층에 위치해 있어 도심 속 한적한 공간으로 손님들을 이끈다. 더이퀼리브리엄커피는 밀크티와 레몬티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저트와 신선한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몸이 무겁게 느껴질 때는 깔끔하고 상큼한 레몬티로 기분 전환을, 영혼까지 따뜻해지는 밀크티로 마음을 따수운 이불로 감싸는 듯..
떡볶이로 부른 배를 두드리며 오늘의 두 번째 목적, 합평을 위해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만나기 전에 카페는 미리 정해둔 상태라 고민없이 직진. 커피앳웍스 양재점은 양재역 2번출구 바로 앞에 있다. 커피앳웍스는 파리바게트를 소유한 SPC그룹의 플래그십 브랜드. '최고의 커피 전문가들이 모여 최상의 커피를 선보인다'고 홈페이지 설명에 쓰여있다. 브랜드 이름과 맞게 커피를 마시며 작업하기 좋은 좌석이 많이 있고 복층 구조로 이뤄진 매장의 위층도 편안하고 넓은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음료 메뉴. 군더더기 없는 구성이 눈에 띄고, 초점이 이상한 곳에 맞았지만 다양한 원두를 선택해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나는 여섯 종류의 원두 중 산미가 가장 강한 '콜롬비아 엘파라이소 스파이스(6000원)'를 드립커피로 차..
2020년 1월 17일, 금요일. 광진구에서 중랑구로, 거기서 다시 강북구로 조금씩 북쪽으로 밀려나고 있는 우리는 미아사거리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자연스레 놀러 다니는 곳도 북쪽으로 밀렸는데, 대학로, 쌍문동 등이 그 예이다. 그러던 중 모처럼 카메라를 들고, 이번에 다녀온 곳은 성신여대 근처의 한옥카페 밀월. 위치는 아래와 같다. 로드뷰길찾기지도 크게 보기 큰길에서 한 골목 들어간 길에 위치한 곳이라 찾아가기 쉽다. 입구. 이유는 모르겠지만 카페 전체 샷을 찍지 않았는데, 아주 작고 귀여운 한옥풍 건물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마주치는 달력과 장식. 비어있는 공간에 여유가 스민다. 실내 공간. 내가 서 있는 곳까지 하면 테이블은 대략 6-7개 정도 있다.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노트북을 가지고 놀..
2018년 4월 20일, 금요일. 과음으로 늦잠을 자고 나와, 맛없는 분 보 남보를 먹고, 사실상 첫 행선지는 고양이가 있는 루프탑 카페, Blue Bird's Nest 다. 위치는 서호 근처. 간판이 이렇게 생겼는데, 길에선 잘 안보여서 잘 찾아 들어가야 한다. 일층 공간. 작은 무대가 있는 좌식 테이블과, 책장, 그리고 고양이가 수놓아진 방석. 일본 풍의 인테리어가 흥미롭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아담한 옥상. 오밀조밀 배치된 테이블과 가림막 없는 하늘은 덥지만(...) 보기 좋다. 그리고 고양이. 동유럽을 지나면서부터 볼 수 없던 고양이 카페가 동남아엔 산재해 있다. 그렇다고 좁은 공간에 고양이 여러마리를 풀어놓은 곳은 아니고, 옥상에 두어마리가 오락가락 하는 정도. 더운 날씨에 사진을 찍건 손을 만지..
2018년 4월 18일, 수요일. 오늘은 숙소를 옮기는 날이다. 4박 5일의 하노이 체류를 2박 3일씩 반반으로 나눠 숙소를 예약했기 때문. 배낭을 짊어진 채 골목어귀에서 만난 국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정체모를 어묵국수. 이름은 굳이 묻지 않았으나 정말 맛있었다. 베트남 뽕에 취한다.. 숙소 근처에서 만난 별이 다섯개 치킨. 반가운 마음에 사진도 찍고 사먹어 보기도 했으나 영 맛이 없다.. 스텅뜨라엥 같은 치킨 맛집은 없는걸까.. 베트남 뽕 하락..... 숙소를 옮겨놓고 나선 다시 돈을 쓰러 밖으로. 찹쌀떡 아이스크림이 있어서 사 먹어 봤다. 맛있음. 틈만 나면 사먹곤 하던 코코넛 주스도. 길을 구경하며 털레털레 걷다보니, 높솔의 간계에 빠졌다. 네일샵..? ??? 결국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만족..
2018년 4월 17일, 화요일. 티타임을 마치고 나선, 호안끼엠 주변 산책을 한다. 그래도 하노이에 왔으니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한 번은 돌아봐야지. 참고로, 하노이는 중국 만큼은 아니지만 미세먼지가 제법 된다. 하긴, 동남아에서 미세먼지를 피하려면 발리 정도는 가야 한다.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둘 다인지 헷갈리는 뿌연 하늘은 애교. 그래도 호숫가 주변에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았다. 아오자이를 잘 차려입고 다녀도, 워낙 이렇게 다니는 사람이 많아 딱히 눈에 띄는 것 같지도 않아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음. 이후엔 저녁 약속시간까지 주변을 돌며 쇼핑. 이번에 태국-캄보디아-베트남을 돌며 다시 한 번 느낀건데, 같은 기념품, 같은 물건이라면 캄보디아에서 구입하는 게 가장 저렴하다. 정체불명, 국적불명..
2018년 4월 17일, 화요일. 엉망이 된 숙소를 뒤로하고, 지들 몸만 꾸민 높솔. 다낭에서 맞춘 아오자이 본전을 한 번 더 뽑는 날 되시겠다. 아침부터 맥주를 들고 있는 이 곳은, 숙소 근처에 있는 반세오 식당. 식당 이름이 반세오길래 믿고 왔다. 반세오 비스무리한 음식이나, 반세오라 주장하는 음식들은 몇 번 먹어봤지만 영 맛이 없어서, 하노이 반세오는 맛이 어떤가 확인하러 왔다. 가격. 반세오 1인분에 12000동, 아래 공개될 고기꼬치 하나에 6000동. 우린 반세오 3인분에 꼬치 6개,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새우와 숙주가 풍성하게 들어간 반세오 여섯 장과 고기꼬치들, 다 먹을 수 없을 게 뻔한 양의 채소와 피쉬소스를 베이스로 만든 듯한 소스. 처음 만나는 진짜 반세오를 앞에 놓고 옆 테이블 ..
2018년 4월 9일, 월요일. 스압주의. 오늘 글은 인물사진이 대부분이다. 아침부터 단단히 준비하고 나온 뒷태. 높은 5년 전 호이안에 들렀을 때, 좋은 천으로 아오자이를 맞췄었다. 가격이 상당히 나갔던 것 같은데,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지만 천의 재질과 느낌 자체가 아주 다르다. 다낭시내의 시장에서는 찾을 수 없는 천. 제대로 된 아오자이를 한 벌 가지려면 역시 호이안에 들어가서 맞추는 게 낫다. 아침은 숙소 앞 노점상에서 이름모를 쌀국수. 바닷가 근처 호텔존이라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맛과 양은 합리적이다. 맛있음. 어제와 다르게 하늘이 꾸물거리지만, 일단 오행산에 와본다. 언급을 안한 것 같은데, 베트남 대도시에선 여느 동남아 나라와 마찬가지로 그랩을 이용할 수 있다. 대놓고 바가지+싸가지인 택시..
치앙마이에서 북동쪽으로 150여 킬로미터,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 근처에는 '도이창'이라는 지역이 있다. 태국어로 도이(Doi)는 언덕 혹은 산, 창(Chang)은 코끼리를 뜻하니, 도이창(Doi Chang)은 코끼리 언덕, 아니면 코끼리 산 이라는 의미이다. 산봉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해발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아카족의 이 마을은, 40년 전만 해도 아편 생산이 주된 사업이었다. (도이창의 소수민족이니 아카족, 출처: https://doichaangcoffee.co.th/en/about-us/the-legend/)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유독 한국 웹에 '전세계 생산되는 아편의 60%를 담당했었다' 혹은 '뉴욕에 공급되는 양의 80%를 차지했었다' 는 말들이 돌아다니지만 아무 근거 없는 소리. 어쩄거..
2018년 1월 1일, 여전히 화요일. 나는 원래 비니쿤카를 다녀올 생각이 없었다. 사진을 봐도 별 감흥이 없기도 했고.. 날도 구질구질한데 힘들기 싫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높은 이미 그 예쁜 사진에 마음을 뺏긴 상황. 고산지역에 채 적응하지 못한 솔을 데리고 비니쿤카 투어 예약에 나섰다. 겸사겸사 구시가지 구경도. 큰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매연 사이로 코리칸차 박물관이 보인다. 황금으로 뒤덮인 태양의 신전이었으나,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성당으로 개조당한 곳. 얼마 하지 않는 입장료이지만 굳이 들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여전히 사회 주류는 침략자의 후손이며 원주민들은 대부분 극빈층으로 살고있는 페루. 기독교 신앙으로 버티는 그들을 보면 병주고 약주는 게 무슨 뜻인지 잘 와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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