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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북동쪽으로 150여 킬로미터,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 근처에는 '도이창'이라는 지역이 있다.


태국어로 도이(Doi)는 언덕 혹은 산, 창(Chang)은 코끼리를 뜻하니,


도이창(Doi Chang)은 코끼리 언덕, 아니면 코끼리 산 이라는 의미이다.


산봉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해발 1500미터 이상에 위치한 아카족의 이 마을은,


40년 전만 해도 아편 생산이 주된 사업이었다.


(도이창의 소수민족이니 아카족, 출처: https://doichaangcoffee.co.th/en/about-us/the-legend/)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유독 한국 웹에 '전세계 생산되는 아편의 60%를 담당했었다'


혹은 '뉴욕에 공급되는 양의 80%를 차지했었다' 는 말들이 돌아다니지만 아무 근거 없는 소리.


어쩄거나 태국-미얀마-라오스 3국의 국경과 가까운 탓에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으로 불리며 양귀비를 기르던


이 지역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1960년대 말,


2년 전에 서거한 태국의 왕 라마9세의 도이창 지역 방문에서부터다.


(당시의 사진, 출처: https://th.hellomagazine.com/celebrity-news/bhisadej-rajani/)


1969년, 국경 지역을 둘러보며 아편의 실체를 확인한 라마 9세는 대안으로 다른 겨울작물을 기를 것을 제안한다.


몇 가지 추천 작물 중 커피가 있었고, 도이창 농민들은 아라비카커피의 재배를 시작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지난 1983년, 독일, 네덜란드와 태국 사회복지부의 협력 사업으로 농부들에게


본격적으로 지원이 시작되고, 그 결과 도이창의 커피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고도와 적당한 기후, 이후 30여년에 걸친 커피농가의 발전 덕에


현재 도이창 커피는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풍미를 지닌 원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는 스토리.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지에서 주로 생산, 소비되는 로부스타 종과는 달리


재배 조건이 까다로운 아라비카 커피를 스페셜티 수준으로 생산해 내는 도이창,


그 덕분에 치앙마이에는 유독 카페가 많이 있다.


아래의 글은, 게으른 우리가 멀리 나가지 않고 님만해민 근처 카페를 떠돈 흔적들.



제일 처음 카페는 Cube No.7. 위치는 아래와 같다.




식물원 같은 느낌을 주는 입구를 지나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에어컨이 있는 공간.



조용하고 시원하고, 치앙마이 여느 카페와 마찬가지로


노트북으로 작업중인 외국인이 몇 보인다.



식물원 같은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에 더해 저 새장이 포인트인듯.



메뉴판은 딱히 찍지 않았지만 이 근처의 커피값은 거의 40바트 내외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500원 정도쯤 되니, 그냥 먹고싶은 걸 시키면 되는 수준.



오래된 인형이 차지한 소파는 왜인지 앉기가 꺼려진다.



해서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앉는 높과



그런 거 없이 몸을 맞기는 나.



내가 주문한 플랫화이트와



무려 새장 속에 담겨져 나오는 칵테일.


비주얼이 예쁘다기 보다는 굉장하다는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자주 주문하는 음료가 아닌지 새장에 먼지가 자욱했다.



재미로 먹어보는 음료로 딱.


뜬금없는 말이지만, 나는 오후 늦게 커피를 마시면 잠을 잘 자지 못한다.


그런 내가 매일같이 카페를 찾아다녔을 정도로 이 곳의 카페들은


시원하고, 저렴하며, 맛이 있다.



그 다음은, 숙소 근처의 작은 카페.



검색으로는 안나오고, 위치는 대략 이쯤 된다.


여러 가게중에 굳이 왜 이 가게를 올렸냐 하면, 위 사진에 올라간 밀크티와 커피도 커피지만



요 초코쿠키 때문이다.


매장에서 매일 굽는 걸로 추측되는데, 초콜렛이 잔뜩 박인


촉촉한 식감의 쿠키는, 정말 맛있다.


몇 번이나 사 먹었다.



위에서 맛있는 커피가 어쩌고 아는척 실컷 해놓고 좀 쑥스럽지만,


사실 맛을 잘 구분 못하는 나는 라떼가 제일 좋다.



그 다음으로는 가장 인상깊었던 주택가 길거리 카페.



방금 전 카페에서 골목을 돌아 들어가면 바로 나온다.





딱 봐도 에어컨은 없고, 일찍 문을 닫는데도 언제나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궁금했던 곳. 갑자기 현지인 동네로 여행이라도 온 듯한 느낌에 빠진다.



아침밥을 먹고 오던 길에 있던 길거리 카페.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식 같은 연유커피를 저렴하게 판다.



그 다음은, 님만해민을 걸으면 한 번쯤은 보았을 브라운 카페.



지도에서 이름만 보면 캄보디아의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인가 싶지만,



그 곳과는 전혀 관련없는 일본 느낌의 카페인 걸 알 수 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복층구조로 꾸며 테이블을 많이 확보했다.



무채색과 나무 색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특징.


일본을 단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여기저기 적혀진 일본어 덕분에 그럭저럭 일본 분위기가 난다.



여전히 라떼와, 높이 뜬금없이 꽂힌 버블티.


버블티가 너무 좋았던 높은 결국 타피오카 버블을 냉동으로 구입하기도 했다.


레드벨벳 케익은 그냥저냥 괜찮은 편이었고,



말차 티라미수가 (양은 적지만)맛있었다!


인터넷도 빠르고 해서 두 번인가 갔음.


이 곳의 단점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는 콘센트!


사실상 테이블에는 콘센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정도라,


노트북 가지고 놀기엔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다음 카페는 Roastniyom.



2호점도 있을 만큼 장사가 잘 되는 이 곳은



브라운 카페와는 반대로 콘센트가 매우 많다.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인원이 반 이상 가게를 메우고 있으며


데이트를 즐기는 현지인도 많이 오가는 듯.



적당한 위치, 많은 콘센트와 더불어 이 곳의 장점은 콜드브루 커피.


스타벅스를 가지 않아도 콜드브루를 마실 수 있다!


물론 위 사진은 그냥 라떼임.


콜드브루 원액을 판매하기도 하니 좋아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다음은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Ombra Cafe.



아마도 위층은 게스트하우스인 듯 보였다.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실내와 적당한 커피 맛.



추울 정도로 틀어져 있는 이곳 에어컨은 외투가 필요할 정도이기도 했다.



다만, 우리가 방문한 시간이 좀 안좋았는지


게스트하우스에서 오가는 사람이 많고 그들의 짐도 쌓여있고 해서


산만했다. 오래 머물지 않고 나왔음.



마지막은 서쪽 문인 수안 독 게이트 안쪽의 카페, My Secret Cafe in Town.



성 안쪽에 숙소를 잡은 사람이면 한 번쯤 올만한 곳이다.



금속공예품도 장식돼 있고.



이 곳의 특징은 음료의 사이즈를 고를 수 있다는 점.


저렴하지만 작은 치앙마이 커피가 난감하다면 이 곳이 대안이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지만..


늘 한 잔 먹고는 아쉬운 맛이 있었던 우리에겐 나쁘지 않았음.



그리고, 이 곳에서만 판매하는 백향과 케익.


백향과로 케익을 만든다고..? 생각이 들지만,


생각보다 먹을만 하다.


생각보다.


카페 공간도 그리 넓지 않아 두 번은 가고싶은 생각이 안들었음.



마무리로 님만해민 거리.



5년동안 더 번화해 진 건 모르겠지만 새로운 가게가 생기고 없어지고 하는 모양이다.


새로운 건물이 올라가거나 한 느낌은 적지만 나름대로 변화가 있다는 점에서


서울 골목길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마음껏 즐겼다.


커피고자인 내가 매일 적어도 한 잔은 새로운 곳에 가서 커피를 마셨으니.


내가 올린 사진은 치앙마이 카페 중 일부의 일부에 불과하다.


다음번엔 아예 장기체류 하면서 더 멀리있는 카페까지 가봐야지.


2주 어치 카페 정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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