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타 다리에 다시 도착하자 마자 안좋은 소식이 하나 생겼다. 고등어 케밥 수레가 있던 자리가 텅텅 비어있었다는 것. 바로 옆의 수산물 시장까지 닫은 걸로 봤을 때, 비슷한 시간에 철수하는 것 같다. 뭔가 신선한 고등어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도 못먹게 된 것이 아쉽다. 오늘은 큰 맘 먹고 1인 1케밥을 하려고 했건만. 아쉬운 마음에 반대편도 가보지만 역시 없다. 사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다리 아래의 가게들이나, 다리 반대편에 가면 고등어 케밥이나 샌드위치를 파는 곳이 있기는 있다. 그래도 원하는 것을 원하는 곳에서 얻어내지 못한 우리는 애꿎은 고등어 냄새를 찾으며 한동안 코를 벌름거렸다. 응 없어. 그래도 저녁무렵 풍경은 아름답다. 언덕 위의 건물들과 높이 솟은 미나렛들 덕분에 이스탄불의 스카이라인은 독..
쉴레이만 모스크에서 갈라타 다리로 가는 중간엔 이집션 바자르가 있다. 정확한 명칭은 므스르 차르슈. 바자르라고 해서 그랜드 바자르 처럼 넓은 실내 공간이 있는 것은 아니라 단어 그대로 재래시장처럼 일정 구역에 상점이 몰려있는 곳이다. 파는 물건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부르는 가격이 평균적으로 조금 낮은 듯. 향신료 시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만큼 향신료를 파는 가게도 많이 있다. 하지만 굳이 다시 강조하자면 그랜드 바자르와 크게 다를게 없음. 터키식 아침식사를 주문하면 꼭 같이 나오는 치즈들. 대충 봐도 대여섯 종의 치즈가 올라올 만큼 터키사람들은 치즈를 좋아한다. 돼지고기와 술이 부족한 자리에 치즈와 차, 커피, 담배가 있다. 므스르 차르슈의 입구. 이 입구까지 오는 길에도 상점은 많다. 비슷하게 생긴 내부..
2017년 8월 4일, 금요일. 나는 관광지에 있는 이런종류의 전통시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전통시장이라고 부르는 것조차도 달갑지 않다고 하는 편이 정확할 거다. 이유야 들자면 수도없이 많지만 생략. 그..그래도 가는 길목에 있으니 들러주기는 할게! 딱히 좋아서 들르는 것은 아니야! 해서 가는길에! 들려본 그랜드 바자르. 숙소에서 10분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뻔질나게 다니려면 다닐수도 있었지...만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20분정도 구경을 했다. 오늘도 구름이 많다. 그렇다고 시원하진 않고 더위에 습기만 더해짐. 우리같은 더워 인에겐 여름의 유럽 및 터키 여행은 그다지 똑똑한 선택은 아니다. 터키 이후로는 남부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랜드 바자르의 입구는 여러 곳이 있는 것 같..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귈하네 공원과 톱카프 궁전 사이에 있다. 중간에 쉬어가려던 귈하네 공원은 오늘도 닫혀있었음. 곧장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박물관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들. 귀 한쪽이 잘려있는 걸 보니 여기도 길냥이 중성화를 하고있는 것 같다. 고고학 박물관 역시 뮤지엄 패스로 입장할 수 있다. 우리가 방문한 곳 중 예레바탄 사라이를 제외한 모든 곳이 입장 가능. 메인 박물관 외부는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내부도 그에 맞춰 재단장 중인지 전시상태가 조금 난잡했으나, 뭐 어쩌겠나. 성수기에 공사를 해야한다면 하게 둬야지.. 평일 오후 고고학 박물관은 한산하다. 원래 이 박물관 부지는 톱카프 궁전의 정원이었다고 한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은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엄청난 ..
2017년 8월 3일, 목요일. 이 날은 아침부터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전 날 외부 건물들을 보러 다니고 이 날 박물관들을 구경하기로 한 게 좋은 선택. 오늘과 내일의 일정은, 뮤지엄 패스로 들어갈 수 있는 박물관을 힘닿는 데까지 다니는 것이다. 이게 단순히 패스 뽕뽑기 목적은 아닌 것이, 다녀본 결과 박물관 퀄리티가 상당하다. 이스탄불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꼭! 최소한 4박 5일은 하시길. 우리는 4박 5일을 했는데도 시간이 모자랐다. 어제 아침 첫 사진을 찍은 곳에서 오늘도 시작한다. 블루 모스크 입구의 맞은편을 보면 이렇게 생긴 입구의 터키&이슬람 박물관이 있다. 뮤지엄 패스로 입장 가능. 전시 물품은 이름 그대로 터키와 이슬람의 역사적 유물들. 내부에선 삼각대를 사용하지만 않는다면 ..
귈하네 공원 앞에서 트램을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넜다. 목표는 탁심공원과 그 앞으로 길게 뻗은 번화가 이스티크랄 거리. 탁심광장까지는 계속해서 가파른 오르막이라 힘들다. 혹시 우리와 같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하는 말인데, 지하철을 타고 탁심 역에서 내리는게 속편하다. 현지 주민들이 지내는 골목골목을 구경한 건 의미있었지만 오롯이 누리기엔 기온도 습도도 언덕도 높다. 그렇게 체감상 이십 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탁심광장. 선명한 붉은 색의 터키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나는 터키만큼 자신들의 국기를 사랑하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터키에선 어디를 가도 붉은 초승달 기를 하나 이상 볼 수 있는데, 거의 마스코트 수준으로 사랑하는 듯. 가정집 베란다에도 심심치 않게 걸려있다. 광장 중앙에는 공화국 기념비..
톱카프 궁전으로 들어가는 문은 이중으로 되어있다. 하기아 소피아 앞에 있는 은 티켓이 없어도 지나갈 수 있는 첫번째 문. 황제의 문 위쪽에는 톱카프 궁전에 대한 찬가? 가 쓰여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신의 은총과 허락으로 두 대륙의 술탄이자 두 바다의 지배자,현세와 내세에서의 신의 그림자, 동방과 서방에서 신의 총애를 받는 자, 육지와 바다의 통치자, 콘스탄티노폴리스 성의 정복자인 술탄 메흐메트 한의 아들인 술탄 무라트 한의 아들이신 술탄 메흐메트 한께서 신의 부를 영원히 간직하기를, 그리고 그 권좌가 천상의 가장 빛나는 별보다 더 위에 하기를, 정복자들의 아버지인 술탄 메흐메트 한의 명령으로 883년의 신성한 라마잔 달에 이 신성한 성의 기초를 닦고, 평화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 건축을..
2017년 8월 1일, 화요일. 플로브디프에서 출발한 버스는 밤새도록 달려, 아침 일찍 이스탄불에 닿았다. 7월과 유럽과 불가리아를 모두 뒤에 남겨두고, 터키 여행 시작. 가장 먼저 처리한 일은, 아침밥과 사프란볼루 행 버스 티켓. 수 십 개의 버스 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터키는 굳이 예매가 필요없을 만큼 언제나 티켓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2016년 테러의 여파로 줄어든 관광객 덕분에 성수기에도 전혀 부대끼지 않음. 그래도 문제를 지워버리고자 티켓을 사고, 아침을 먹고, 교통카드를 구입했다. 요게 이스탄불 내에서 사용되는 교통카드인 이스탄불 카르트.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 있는 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카드 값이자 보증금 명목으로 6리라인가 7리라를 내야 하지만 근처 가게에 반납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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