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6일, 토요일. 산티아고에서 칼라마까지는 비행기로 넘어왔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푸에르토 몬트로 넘어올 때도 그랬지만, 남미는 가끔 버스와 비행기 가격이 비슷할 때가 있다. 수하물 포함임에도! 거기에 더해 모로코와 요르단, 이집트를 거쳐 사막은 당분간 보고싶지 않은 우리는 아타카마를 건너뛰기로 결정, 칼라마에서 일박 후 바로 우유니 국경을 넘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칼라마는 치안이 안좋기로 유명한 마을! 더이상 잃어버릴 게 없지만 그나마 남은 목숨 하나 부지하기 위해 호스텔에서 밥이나 해먹고 쉬었다. 일단 지도부터. 몇 번 언급했던 이유로 칼라마에서 우유니로 넘어가는 정보는 한국 블로그엔 많이 없는 편이다. 버스회사가 하나라는 말도 있고 하루에 한 대만 운행한다는 말도 있고.. 하지만..
2017년 12월 14일, 목요일. 볼리비아 비자 및 다른 여러가지 볼일을 모두 마친 후, 오늘은 드디어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 와이너리 투어를 가기로 했다. 해서, 말이 나온 김에 와이너리 투어 예약 및 교통편으로 시작해 본다. 1. 예약 콘차이토로 와이너리 투어는 물론 현장결제도 되지만, https://www.conchaytoro.com/?lang=en_us 위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갈 수도 있다. 예약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예약 버튼을 누르면 이런 화면이 나오는데, 시키는 대로 작성하고 결제하면 끝. 혹시나 덧붙이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와이너리 투어는 TRADICIONAL이며 영어 투어는 INGLES, 매일 10:10, 11:40, 13:30, 15:..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대도시에서 받은 상처는 대도시에서 치유해야 한다. 이는 마치 헤드샷의 굴욕을 헤드샷으로 갚아주는 것과 같다. 내가 들고 다니던 짐 중에 옷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산티아고에서 그 뒷처리에 집중했다. 일단 가방을 사서 공간을 확보한 후, 카메라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을 새로 구하기 위해 며칠을 쓴 것 같다. 중간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 건 덤. 그와중에 황열 예방접종 카드마저 잃어버려 볼리비아 여행을 포기할 뻔 한것도 덤 안의 덤이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어느 좋은 날, 산티아고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기로 했다. 가볍게 도착한 산티아고의 누에바요크 거리. 이름이 왜 하필 뉴욕 거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여의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뉴욕을 가도 여..
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Frutilla는 스페인어로 딸기를 말한다. 숙소 주인의 추천으로 오늘 가기로 한 프루티야르Frutillar에선 그래서인지 딸기 향이 나는 듯 했다. 푸에르토 몬트에서 푸에르토 바라스 및 프루티야르로 가는 버스 요금표. 버스는 터미널에 가서 팻말을 보고 적당히 타면 된다. 상당히 자주 있는듯. 생각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허름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체감상 한 시간 쯤 달렸을까, 프루티야르는 버스 마지막 정거장이니 맘놓고 자면 된다. 어제의 흐린 날씨와는 반대로 화창한 하늘. 독일 이민자에 의해 세워진 작은마을 프루티야르는 연중 조용하고 찾는이가 많지 않아 차분한 분위기이다. 다만 1월에서 2월에 이르는 날 중 열흘 동안 클래식 음악 축제가 열리는데, 칠레 내외의 수..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푼타 아레나스를 거쳐 푸에르토몬트까지는 비행기로 왔다. 토레스 델 파이네 캠핑장을 예약할 때 나온 프로모션 티켓이 수하물 포함임에도 불구하고 버스와 가격이 같았기 때문에. 그렇게 편하게 도착한 푸에르토 몬트. 여름과 크리스마스를 맞을 준비를 하고있는 도시는 분주해 보였고, 말도 안되는 가격의 위스키는 나를 흥분시켰다. 하지만 좀만 더 참자, 위스키는 페루가 더 싸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바다마을 푸에르토 몬트, 이 곳에서 W트레킹의 고단함을 깨끗히 씻자 다짐했다. 2017년 11월 8일, 금요일. 푼타 아레나스에서 산티아고로 바로 가지 않고 이 곳에 들린 이유는 단 하나, 앙헬모 수산시장을 가기 위해서이다. 위치는 이 곳. 푸에르토 몬트에는 나름대로 ..
산은 정직하다. 걸은 만큼, 올라간 만큼만 멀리 많이 보이며 보인 만큼만 즐길 수 있고, 본 만큼만 알게 된다. 고작 3박 4일짜리 트레킹으로 갑자기 산 사람이 된 것 같은 표현은 조금 낯간지럽지만, 실제 내 기분이 그랬다. 2017년 12월 3일에서 6일, 이번여행 뿐 아니라 어쩌면 내 인생 최고의 순간. 아침 일찍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위에서 카우보이를 만났다. 말 그대로 카우보이와 소떼를 몰고 있는 개들. 목가라는 표현은 이 때를 위해 있는지 모른다.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국립공원까지는 인당 15000칠레페소가 든다. 잠들 틈이 없이 펼쳐지는 지구의 최남단, 파타고니아의 풍경. 남극 대륙과 몇몇 섬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이 바로 이 파타고니아 지역이다. 아직 적..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의 3박 4일간의 트레킹. 파타고니아의 꽃이자 이번 여행 최고의 순간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의 놀라움. W트레킹에 대해 처음 들은 건 이집트 다합에서였다. 다합은 미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와 유라시아 대륙부터 시작한 여행자가 교차하는 지점 중 한 곳인데, 우리와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자격증을 함께 공부했던 분은 전자였다.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9월부터 준비를 한 트레킹이, 드디어 눈 앞으로 다가온 것. W트레킹은 걷는 코스의 모양에서 따온 이름이다. 짧게는 2박 3일에서 길게는 6박 7일동안 위 사진에 나온 붉은 코스를 걷는 것이다. 이 코스는 국립공원을 절반만 걷는 코스인데, 위의 사진의 시작부분과 끝부분을 이어 O 모양으로 한바퀴를 도는 트레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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