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


대도시에서 받은 상처는 대도시에서 치유해야 한다.


이는 마치 헤드샷의 굴욕을 헤드샷으로 갚아주는 것과 같다.


내가 들고 다니던 짐 중에 옷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우리는


산티아고에서 그 뒷처리에 집중했다.



일단 가방을 사서 공간을 확보한 후,


카메라를 비롯한 전자제품들을 새로 구하기 위해 며칠을 쓴 것 같다.


중간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 건 덤.


그와중에 황열 예방접종 카드마저 잃어버려 볼리비아 여행을 포기할 뻔 한것도


덤 안의 덤이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어느 좋은 날,



산티아고 시내를 구경하러 나가기로 했다.


가볍게 도착한 산티아고의 누에바요크 거리.


이름이 왜 하필 뉴욕 거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치 여의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뉴욕을 가도 여의도 같다고 느낄지도 모르지...


아무튼 은행 및 증권거래소, 사교클럽(?)이 밀집한 누에바요크 거리는 산티아고 뿐 아니라


칠레 전체로 놓고 봐도 금융과 정치의 중심지.



모네다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근데 그딴거 없음ㅋ


왜인지는 몰라도 그냥 근무교대만 하고 모든 것이 평온했다.


이게 그 건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



평일에는 직장인으로 넘쳐난다는 소문과 달리


소풍나온 학생들이나



낮잠을 자며 공원을 즐기는 사람 정도가 눈에 띄었다.


남미를 반시계 방향으로 여행하는 분들은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와


그 선진국스러운 분위기에 깜짝 놀란다고 하던데,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거쳐 넘어온 우리는 그러려니 한다.



조금 더 걸으면 나오는 칠레 산티아고의 아르마스 광장.


아침무렵엔 흐렸던 하늘이 개이며 봄내음이 풍기기 시작한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당시엔 교황의 남미 방문을 준비하던 시기라 내부가 어수선했다.


굳이 들어가보지는 않았음.




성당 앞에선 무슨 인터넷 방송 관계자? 를 만나


새해 인삿말을 찍었다.



그리고 이게 그 답례품.


뭔 이상한 삐끼일거라 생각하고 엄청 경계했는데 좀 미안했다.



그리고 큰 길을 따라 번화가 구경 및 옷과 가방 등 쇼핑.


정직하게 말하자면 그냥 대도시 풍경 중 하나일 뿐


별 특별한 볼 건 없다.


문화생활을 할 것도 아니고, 사고 뒷처리 하고 다니느라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었을 뿐.



그러다 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딸기가 키로당 1600원이라고?



체리는 2000원 정도.


아직 일정이 좀 남았지만 이정도는 들고다녀주마! 하고


각각 일킬로그램씩 샀다.



외국 나와서 먹은 딸기 치고 맛있는 게 없었는데,


믿기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한국 딸기만큼 달고 맛있었다!


시장이니만큼 사기 전에 하나 먹어볼 수도 있으니 꼭 사드시길.


칠레 하면 해산물과 과일이라더니 그 명성에 걸맞은 퀄리티였다.


볼리비아와 페루는....(이하생략)



어쨌거나 나온 김에 걷기는 계속된다.


다음 목적지는 산타루시아 언덕.


사진은 가는 길에 있던 공원이다.


무슨 박물관 혹은 국립미술관이라고 했었는데..


사진 정리하며 보니 산티아고에 대해선 아는게 진짜 없다.



산타루시아 언덕은 누에바요크 거리에서 걸어서 닿는 곳에 위치한다.


입장료도 딱히 없고, 공원 조성도 잘 되어있어 산책겸 가볼만 하다...



라고 생각했으나 우리를 기다리던 건 가파른 계단이었다.


수도원과 요새로 사용되었다는 언덕인 만큼 오르기가 쉽지 않다.



돌계단이 물도 안묻었는데 엄청 미끄럽기도 하고. 조심!



전망대에서 보는 산티아고 시내.


허름한 건물과 낡은 아파트 사이로 번쩍거리는 고층빌딩이 솟아있는 게


어쩐지 익숙하다.




볼만큼 봤다고 생각이 들어 집으로.


산티아고에서는 사고 뒷처리 및 와이너리투어를 위해 5박 6일이나 머물렀다.


하루종일 받은 스트레스를 와인과 플스3으로 풀었던 것 같다.


 

그 유명한 까르메네레 품종 와인도 많이 사먹고





레이트 하베스트 와인을 먹으며 신세계를 만나기도 했다.


까르메네레는 애초에 멜롯과 헷갈렸다고 하는 품종인데,


내 입에는 말벡보다 까르메네레가 나았다.



저렴한 와인들을 잔뜩 사다가 샹그리아도 만들고



탄두리 치킨도 해먹고



또 체리와



칠레에 와서야 맛들린 아보카도 샐러드.


맛있어서 너무 자주 먹다보니 남미여행 마무리 쯤에는


아보카도에 손도 안댔다.




그리고 물가에 맞지 않게 비싼 소세지까지.


이집트를 지나 남미로 넘어오면 베이컨을 비롯한


가공육류가 저렴해질거라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공장시설이 없어서인지 너무 비싸서 사먹을 생각을 못할 정도.


칠레에서는 주로 닭고기와 과일을 사먹으며 보낸 것 같다.


이상 짬짬히 모아둔 산티아고 생활, 끝!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