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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리코 투르노보의 요새 차르베츠는 그야말로 천혜의 요충지이다.


13세기에 지어진 불가리아 제국의 요새는


앞으로는 흐르는 강과 절벽이, 성 자체는 높은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딱 봐도 방어가 수월해 보인다.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성벽과 그 위의 성모승천 성당.




가는길에 있는 정교회 성당.


여기 이름도 성모 성당이었나? 그랬음. 궁금했지만


더워 죽겠으니 그냥 목적지를 향해 고고.




산 중턱에 걸려있는 듯한 옛 수도의 흔적은 어쩐지 서글퍼 보이기까지 한다.




뜬금없이 나타난 거대한 강아지.


터키만 해도 이런 애들이 많은데 불가리아엔 드물어 깜짝 놀랐다.




결국 입구까지 따라옴.


성벽 안으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6레바 정도밖에 안한다.


입장권을 구입할 때 국가별로 방명록? 을 적어야 하는데


오늘은 우리 포함 한국인이 딱 세 명 방문했다고.




멀리 성모승천교회가 보인다.


절벽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도 계속 멀게만 느껴지는 성당.


저기까지 가려면 가벼운 등산을 해야한다.




입구 옆을 지키고 선 사자부터 시작.





성문은 말끔하게 복원되어 있다.


오스만 제국에 의해 철저히 파괴된 이 요새 터는,


현재도 활발히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흔히 벨리코 투르노보를 불가리아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라고 부르는데,


위대한 시절에 대한 향수도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하겠지.


없는 살림이겠지만 하루빨리 복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하고 나도 바란다.




무섭게도 성벽에 어떤 안전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바로 절벽행 급행열차 탑승.


물론 올라가지 말라는 표지판이 잊을만하면 한번씩 나온다.


그런다고 안올라갈 사람들이냐면 또 그렇지도 않다만...


성벽 자체는 두께가 있어서 바람이 세게 불지만 않으면 안전해 보이긴 했다.




뭔가 있었다는 흔적 이외에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는 공터.


꼭대기에 위치한 성모승천 성당 역시 1985년에 와서야 현재 모습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성수기, 혹은 충분한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는 날엔


밤 하늘과 성 터를 배경으로 빛과 소리의 쇼? 가 열린다고 한다.


사진으로 찾아봤으나 별 감흥은 없어, 굳이 밤에 나와보진 않았다.




등산이라 표현했으나 10분 남짓.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옷이 달라붙어 더 힘들게 느껴졌는가보다.




드디어 다다른 정상의 성당 앞.


여기서 미세팁을 하나 공유 하자면,


이 언덕 끝에 있는 자판기에서는 물과 음료를 판매하는데,


무려 성벽 아래 있는 상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하지만 동전만 쓸 수 있음.


지폐밖에 없는 부자 우리는 침만 삼켰다.




멀리서 봤을 때보다 더욱 작게 느껴진다.




불가리아 왕국의 역대 대주교의 이름이 새겨진 석판.


오스만 제국에 의해 독립국으로서의 명이 끊긴 1394년에 기록이 멈춰 있다.




성당 내부는 여느 가톨릭 성당과는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그림처럼 보이지만,


500년에 달하는 식민지 시절을 통과하며 겪은 아픔을 표현한 것이라고.


촬영 비용을 따로 받는다는 블로그를 본 적이 있으나


그냥 입구 티켓에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다. 별 제제 없이 사진 찍음.




누가 옆에 서서 천천히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림의 감정은 전해진다.




성벽 터를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


도저히 이 날씨에 걸어다닐 자신이 없어 보는 걸로 만족했다.


이후에는 시내로 돌아와 버스 티켓을 사고 집에 돌아감.




커피를 먹으려 했으나 마땅한 자리가 없어 나온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했다.


100g에 1.49 레바. 대충 큼지막한 한 스쿱에 1유로쯤 되는 가격이다.




큰맘 먹고 각각 두 스쿱씩 사먹기로 했다.




예상보다 커다란 아이스크림 덩어리.


이렇게 해서 2유로 정도면 혜자도 이런 혜자가 없다.


높은 먹다 먹다 배불러서 나한테 남겼다.


나는 베리종류와 바나나 맛을 먹었는데,


단연코 30년 인생을 지나며 먹은 아이스크림중에 가장 맛있었다!


폴란드, 체코,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까지 다 포함해도!


불가리아의 옛 수도에 와서야 참된 젤라또를 만나다니.


저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 가고싶을 정도다.




그 다음은 별건 아니고 마트가 아닌 시장 과일 물가.




저기 플라스틱 통에 담긴 산딸기가 5레바. 3300원이다.




채소 가격. 킬로그램당 가격이라 상상을 초월하게 싸다.


제국의 옛 수도, 진짜 젤라또가 있는 벨리코 투르노보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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