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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라 파즈(La Paz)는 스페인어로 평화(Peace)를 뜻한다.
실제 치안은 평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어쨌든 그렇다.
볼리비아의 실질적(?)수도이자 세계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수도, 라파즈.
가장 낮은 곳의 고도가 3600미터, 높은 곳은 4000미터가 넘는 이 도시는
그야말로 공중도시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고산병을 주의해야 한다.
사설버스인 콜렉티보, 우버 외에 이 도시의 상징은 케이블카이다.
아직도 한창 건설중인 케이블카는 라파즈 곳곳을 잇는 교통수단으로 완성될 것이란다.
케이블카 이용요금은 한 번에 3볼.
처음 타면 높고 빠른 케이블카 덕에 겁을 먹기도 한다.
우리가 머물던 숙소에서 보이는 전경.
전망대에서 언급하겠지만, 분지형태의 지형에
언덕을 따라 집이 잔뜩 늘어서 있어 풍경이 묘하다.
도착한 날은 숙소 근처 시장 구경과 군것질.
저 정도 컵에 가득 한 컵 반정도 되는 딸기스무디가 5볼이다.
다 먹고 가려고 인사하면 남은 음료수를 다 따라주는 인심.
다음 날에는 라파즈 시내 구경에 나섰다.
고산지대라 빠르게 걷지 못하기 때문에 아침일찍 출발.
시작은 무리요 광장.
남미의 많은 광장들이 그렇듯 볼리비아의 독립영웅의 이름을 딴 무리요 광장은
주변에 대통령궁과 국회, 대성당을 두르고 있는 볼리비아의 중심이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일자리 관련 시위가 진행중이라 여기저기 길이 막혀있었지만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그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동영상에 보이듯 엄청난 수의 비둘기.
과연 평화라는 이름의 도시인가.. 싶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
국회의사당.
뭐 특별한 게 있는 건물인가 싶지만,
(사진출처 :http://www.lapazlife.com/bolivian-congress-building-gets-backwards-clock/)
자세히 보면 시계가 반대 방향으로 돈다.
북반구와 반대로 움직이는 그림자를 상징하는 남반구의 시계라는데,
뭐 그냥 그런가보다 싶다.
평화로워 보이는 광장은
자주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서울에서 비둘기에 학을 뗀 우리는 최대한 멀리서 지켜보지만
라파즈 사람들은 비둘이 먹이도 주는 등 애정을 보인다.
광장과 대통령궁에는 아직 크리스마스의 흔적.
다니면서 보니 1월이 넘어가도 이 장식들은 떼지 않더라.
예정된 시위에 대비해 경찰들이 하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우리도 얼른 자리를 떴다.
구두 닦아주는 소년.
신발만 신고있으면 와서 신발닦이를 권하지만
우리는 내내 슬리퍼라서... 미안..
무리요광장에서 마녀시장까지는 그닥 멀지 않다.
중간에 우체국을 들러 엽서라도 보낼까 했지만
가격이 상식을 초월하게 높아서 그만뒀다.
수크레 글에서 못적었지만 볼리비아는 심지어 엽서도 못생겼다.
마녀시장 골목으로 진입하는 길, 코카 박물관이 있다길래 들어가봄
온갖 장신구들을 팔지만 정말 살게 하나도없다 ㅠㅠ
뜬금없지만 라마인형은 페루에서, 소품들은 멕시코에서 사시길!
고산병에 특효라는 코카잎.
어마어마하게 묶어서 싸게 팔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쿠스코 같은 고산지대의 공항에는
아예 무료로 씹으라고 쌓아놓고 나눠주고 있기도 하다.
문앞까지만 갔다가 돌아나온 코카 박물관.
규모가 작은데 입장료까지 있어서 가고싶지 않았음.
들어가 본 사람의 평은 '역시 볼 게 없다.'
볼리비아는 정글에 갈 게 아니면 그냥 우유니만 보자..
골목을 나와 마녀시장 쪽으로.
마녀시장(El Mercado de las Brujas)은 일종의 주술 용품 시장이다.
야티리라 불리는 이 지역 원주민 마녀는 검은 모자와 코코넛 가방,
그리고 그 안에 가지고 다니는 각종 부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을 너무 찍기 그러니 벽화로 대체.
현대 볼리비아인들에게 주술이 얼마나 영향이 있는지는
중심에서 밀려나는 마녀시장과 줄어드는 규모를 보면 알 수 있다.
가게가 많이 안남아있음.
독특하게 꾸며진 골목에는 각종 주술용품을 파는데,
대표적인 건 역시 라마 태아의 미라이다.
새끼도 아니로 태아라니... 클라스가 다르다.
이 미라들은 집이나 건물을 짓기 시작할 떄 기초공사 아래에 묻는다고 한다.
안데스 지역의 토착 여신이자 땅과 시간의 어머니, 풍요의 신 파차마마에게
제물로 바치는 거라고.
그밖에도 잘 찾아보면 종교의식용 아르마딜로(!)도 있다고 하니 잘 찾아보시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직하게 말해 마녀시장을 다 돌아보는 데는
30분도 채 필요하지 않다.
볼 것도 살 것도 없음..
시장에서 나오면 있는 샌프란시스코 광장.
옆에 있는 샌 프란시스코 대성당.
라 파즈에서 가장 중요한 도로, 7월 16일 도로.
광장에서 이 도로를 건너가면 라파즈의 번화가가 나온다.
시내를 거쳐 하엔거리로 걷기로.
그래도 일국의 수도답게 번화가에는 사람이 많았다.
적당한 곳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조금 올라간 하엔거리는
예쁜 골목이긴 했으나 꼭 와봐야 할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하루 종일 나를 기분좋게 했던 건
파랗게 탁 트인 하늘이었다.
이런 날씨가 흔치 않다고 하던데.
이후에는 야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가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여섯시가 넘어도 문을 열 기미가 보이지 않길래
추워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집에 왔다.
라파즈를 뭐 꼭 와봐야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우리처럼 주로 육로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은 중간에 쉴 곳이 필요한 법.
그런 면에선 나는 수크레보다는 라파즈를 추천한다.
사진은 올리지 않았지만 꽤 그럴듯한 카페도 있으니.
어쨌건 라파즈의 낮 스케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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