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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D+295]북태평양의 석양, 갈라파고스(9)
Vagabund.Gni 2018. 5. 26. 00:072018년 1월 24일, 수요일.
산크리스토발에선 조금 게으르게 지내기로 했다.
어제 허무하게 하루를 보내며 스트레스를 받아보니
뭘 위해 그렇게 열심히 다니나 생각도 들고..
거기에 더해 산크리스토발의 숙소도 아주 좋았다.
오후 늦게 숙소를 나서 빵가게로. 반가운 고양이.
항상 정신없이 우리를 반기는 강아지를 지나
빵집에서 빵을 하나 집어든다.
투어사 몇 군데를 돌며 키커락 다이빙 투어 가격을 알아보고 다녔음.
다시 먹어도 드물게 맛있는 산크리스토발의 초콜렛 빵!
내용은 모르겠는 바다사자 금지 표지를 지나 걷는다.
산크리스토발은 산타크루즈에 비하면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마저 난다.
바다사자가 낮잠을 자는 이 곳은 플라야 만(Playa Mann).
직역하면 만 해변 정도 되려나.
이 곳의 심쿵포인트는 바로 저 새끼 바다사자 들이다!
걷는모양부터 우는 소리까지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존재들!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거나 하면 안된다.
어린 개체라 스트레스도 받고, 엄마들이 화나서 쫓아오기도 하고.
공원 관리인 심기도 매우 불편해지니까 어지간하면 하지 말자.
참고로 고양이 카페 가서 새끼고양이 만지는 것도 안됨. 제발 하지말자..
하지만 걔들이 가까이 오는 건 어쩔수 없음.
산타크루즈 섬에선 간간히 한 마리 씩 보이던 바다사자가
아예 군락을 이루고 살고 헤엄치고 하는 모습을 보니
처음 만났을 때처럼 신기했다.
플라야만은 산크리스토발 섬의 스노클링 포인트 중 하나인데,
바다사자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가끔 새끼에게 너무 접근하다가 어미한테 물리는 사고가 나지만,
대부분은 평화롭게 같이 수영을 한다고.
스노클링은 다음으로 미루고,
내친김에 조금 더 걷기로 한다.
플라야 만에서 북쪽으로 조금 걸으면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자동차로는 다닐 수 없는 길을 지나면
탁 트인 넓은 해변, 플라야 푼타 카롤라(Playa Punta Carola)가 나온다.
바람이 강하고 파도가 좋아 서퍼들의 놀이터인 해변.
우리의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이 곳에서 자주 서핑을 즐긴다고 한다.
여행이 끝날때까지 결국 서핑은 배워보지 못했지만..
즐기는 사람들만 봐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이 곳도 마찬가지로 바다사자 한 무리가 살고 있음.
플라야 만에 비해 개체수도 많고 큰 애들이 많으니 조금 무섭다.
가끔 소리지르면서 사람을 쫓아오기도 하는데,
나를 포함해 사진을 찍던 모두가 혼비백산 해서 도망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와중에 엄청난 귀여움을 자랑하며 자고있는 새끼.
엄마를 찾는 건지 그냥 젖을 찾는건지,
여기저기 까이며 소리지르는 아기가 안쓰럽기도 하다.
멀찌감치 바다사자를 구경하다 보니 뒤에 찾아온 새 한마리.
사람을 자주 봐서인지 금방 도망가진 않고
살살 주변을 맴돌며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똑똑.
가만히 앉아서 저녁무렵의 서퍼들을 바다와 함께 감상.
길게 뻗은 해안선,
그리고 멀리 놓인 수평선 너머로
기대도 못한 노을이 번진다.
와중에 멍청미.
시간이 늦어 저녁시간이어도
춥지도 덥지도 습하지도 않은 적당한 날씨.
유난히 이 날 노을을 잊을수가 없다.
아 오늘 석양은 이걸로 끝인가 보다 하고 집으로,
오는 길의 플라야 만은 어마어마한 저녁을 품고 있었다.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는 황금 빛 바다.
우리 체류기간에는 늘 낮에는 맑고 아침저녁으로 흐린 날씨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풍경이 귀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바다사자 프로필 사진을 찍는 것으로
오늘 하루는 마무리.
내일은 또 산크리스토발 섬의 다른 모습을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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