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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28일, 일요일.



여행 중 우리의 시그니처 메뉴는 알리올리오, 달걀샌드위치, 그리고 수제비이다.


숙취와 피로회복에는 라면스프로 간을 맞춘 수제비 만한 게 없지.


퉁퉁 부은 얼굴로 반죽을 숙성시켜 적당할 때 띄워 먹으면, 여기가 바로 한국.



이 날은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안했다.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고양이가 지키는 골목을 지나



빵집에 들러서 디저트를 사고



떨어진 꽃잎과, 그 위의 오후 햇볕과



다른 고양이를 만지고 집에 돌아와



사온 빵을 먹고, 영화나 보며 하루를 보냈다.


2018년 1월 29일, 월요일.



떠날 날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근처 해변을 하나 더 방문해 보기로 했다.


우선 달달한 걸 먹으러 카페로.


산타크루즈 섬에 비해 산크리스토발 섬이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나도


조용한 카페도 많이 있다.



딱 봐도 달아보이는 음료. 이름은 잊었는데 4불 정도 했다.



왕.



내일 모레면 갈라파고스 제도를 떠나


바로 멕시코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잠시 일정에 대한 생각.


갈라파고스에는 커피도 난다고 하는데, 로스팅 탓인지 별로 맛이 없었다.


멕시코 관련 글에서도 적겠지만, 이상하게 커피가 맛이 없다.


커피 냄새는 나는데 입에 넣으면 그냥 쓴 물이라고 해야하나.



마을의 못 본 부분을 탐험하는 게 목적이다보니, 막 돌아다닌다.



놀이터의 바다사자 상을 정복하기도 하고,



괜히 그네도 타보고.


바닷가에 사는 할머니 집에 놀러와서 동네 탐험하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저 햇살. 틈만 나면 우리의 피부를 노리는 햇살.



얕은 물에선 바다사자 가족이 놀이를 즐기고 있다.



노는 걸 가만 보면 어른 개체가 아이 개체를 혼내거나


가르치는 듯한 모습도 보이는데, 그 모습이 또 눈을 뗄 수가 없음.



간만에 시장도 들렀다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라 로베리아 해변으로.



마을에서 걸어서 가기엔 애매한 위치에 있다.


택시비는 편도 3불 정도니까 선택은 자유.



역시 서핑을 하기에 좋아 보이는 이 해변은,



깨끗한 바다나 바람 보다는 바다사자 서식지로 더 유명하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다른 해변에 비해 월등히 많은 개체가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접근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으니 주로 자기 볼일을 보는 바다사자를 구경할 수 있음.



오늘의 깃발 색은 노란 색.


엊그제 얼음장같은 물 아래에서 충분히 고통받은 우리에겐 이젠 남얘기다.


해변 자체는 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짧고 별 볼일이 없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쭉 걸어가면 바다사자 뿐 아니라


파란발 부비새도 볼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그치만 해변과 바다사자만 볼 거라면 굳이 방문해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플라야 만이나 푼타 카롤라 쪽이 바다는 더 예쁘고 바다사자는 비슷하게 있음.



걷는 모습부터 앉아있는 모습까지 똑같은 자매.


니들은 누가 봐도 자매다...





돌아가는 길엔 택시가 없어서 걷기로 했다.


잘 포장 된 도로에 차 하나 없으니 어쩐지 제주도가 연상된다.



하염없이 걷다 보면 가끔 해변에 손님을 태우고 갔다가


돌아오는 택시가 있다. 택시비는 똑같이 3불.



집에 오는 길엔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엠빠나다를.


시장 근처에선 곱창도 판매하고 있으니 산타크루즈에서 놓쳤다고 실망하지 말자.



갓 튀긴 엠빠나다는 설명이 불필요.



집에 돌아와선 새우를 올린 리조또와



신선해 보이던 생선을 사와 만든 전을 만들어 먹었다.


그 갈라파고스도 2주쯤 체류하니 이런 곳으로 변함.


그리고, 이제 마지막 날.


2018년 1월 30일, 화요일.


마지막 날은 한게 더 없어서 이렇게 글 하나로 묶었다.



크리스 버거와 마찬가지로 한 번 더 먹고싶던 디저트를 맘껏 사먹고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노을을 보고.



불타오르는 노을은 결국 보지 못했지만


새해 첫 날 같은 이런 노을도 그리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지막 저녁은 빠에야 소스를 이용한 새우볶음밥.


우리 여행 치고는 드물에 몰아치듯이 일정을 소화한 갈라파고스 15일의 기록은 여기서 끝이다.


이 곳에 오기 위해 에콰도르의 나머지와 콜롬비아 여행을 포기하고


일정도 단축해 가며 돈을 어마어마하게 퍼부어야 했지만,


파타고니아 지방 만큼이나 유려한 자연환경은 확실히 새겨졌으니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입도비용을 더 올려서라도 이런 풍경을 유지해 주었으면 하는게 마지막 바람.


또 올게, 갈라파고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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