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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1일, 수요일.


멕시코는 여러 뜻으로 들리곤 했었다.


마약, 카르텔, 하이텐션의 사람들..


여기에 커다란 솜브레로를 뒤집어 쓴 마리아치 밴드까지 더하면,


재밌긴 하지만 그다지 친근한 의미는 아니었지.


이런 이미지가 미국을 통해 멕시코를 배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 대한 과장 때문인지는 관심 없지만,


깊이 박힌 편견을 깨는 신선함이 이번 여행의 주된 기쁨이었다.


살아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자리잡고 싶은 나라이자


어느곳보다 체감상 짧은 여행이었던 나라, 멕시코, 그리고 그 여행의 기록.


행복했던 마음을 표현해 보고 싶어 말이 길어졌는데, 이제 시작!


갈라파고스에서 멕시코시티로 가는 길은 매우 멀고 힘들었다.


꼬박 하루동안 비행기를 세 대 갈아타고 산크리스토발-과야킬-보고타-멕시코시티까지.



병든 닭처럼 자다가



밥시간이 되면 먹다가



해가 지고



비행기를 갈아타고 또 병들어있다가



와인도 한잔 하면,


길었던 비행기 여행도 끝..이 아니라



보고타 공항에 도착한다.


이후의 사진은 초췌함이 도를 넘어 생략.


한 번 더 비행기를 타고, 멕시티에 새벽에 내린 뒤 추위와 싸우며 해 뜨길 기다리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 체크인.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에어비앤비를 사용하는 우리는,


대도시 입성 기념으로 조금 비싼 곳으로 숙소를 잡았다.


내진설계가 된 높은 아파트에 보통이 아닌 청결도 까지.


사진을 올리다 보면 길어지니까 링크로 대체하겠다.


https://www.airbnb.co.kr/rooms/18689577?s=51


특히 야경이 아름답던 숙소 옥상은 다음 글에서.


 

짐을 풀고는 바로 씻고 장을 보러 나왔다.


대도시에 왔으니 잔뜩 장을 봐다가 맥주를 먹어야지.


가는 길에 팔던 타코.



허기가 져서 사진을 대충 찍고 먹느라 별로 예쁘지 않지만,


타코의 국가 멕시코답게 길거리 어느 곳에서도 저렴하고 맛있는 타코를


먹을 수 있다. 눈에 띄는대로 먹다보면 점심은 그대로 해결.



장을 봐다 숙소에 정리해 두고,


그대로 하루를 보내버리기 아까우니 저녁 산책에 나섰다.


장을 보러 다녀오면서 멕시티의 아주 작은 부분을 보니,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다 같이 흥분한 듯.



숙소 근처에 있던 베이커리에서 빵을 하나씩 골라 먹으며 간다.


몇 번 강조했듯이 남미의 빵은 그 맛이 끔찍한 편인데,


에콰도르나 멕시코 쯤 오니 먹을만 해진다.


은근 애용했음.



퇴근길의 도로와 예술궁전.


끝내 들어가 보거나 구경하지 못한 예술궁전은


오며가며 외관만 실컷 봤다.



낮밤의 경계, 야경이 시작되는 시간.


소칼로 광장으로 가는 5월 5일 거리로 들어서니,



라틴아메리카 타워 앞에서 살바도르 달리 야외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본 후안 미로 전도 그렇고,


스페인어 문화권이라 그런지 유독 스페인 예술가의 전시가 많아 보인다.



딱히 입장료 같은 건 없었고,


광고를 본 것도 아니라 선물처럼 전시를 구경했다.



다다이즘이니 초현실주의니 하는 것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으니


할 말도 없다. 이럴 땐 주로 '이게 왜 나한테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보냄.



간만에 돌아온 대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전시회에


높솔은 이게 대도시의 클라스라며 기분이 좋아진 모양이다.



전시회를 짧게 둘러보고, 번화가를 따라 계속 산책.



아직 끝나지 않은 봄은, 자꾸 우리에게 긴팔 옷을 입힌다.



며칠 후에야 안 사실이지만, 예술궁전에서 소칼로 광장으로 이어지는


이 번화가는, 멕시티 내의 동성애자의 핫플레이스라고 한다.


유독 손잡고 지나가는 동성 커플이 많이 보여서 이 도시 자체가 자유로운 곳인가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음.



평일 저녁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많다.


주말에 오면 그야말로 거리가 터져나가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는데,


어느정도냐면 금요일 저녁 건대 앞에서 느끼던 줄서서 걷기를 체험할 수 있다.



거리 한가운데는 스타벅스.


여러번 들러봤지만 한 번도 앉아본 적이 없다.



북적거리는 거리 한켠에선 이렇게 공연도 진행된다.


높솔이 대도시 맞이 쇼핑 간보기(?)를 하는 동안


나는 멍하니 빌딩과 춤을 쳐다보았다.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아까 지나친 라틴아메리카 타워.


야경이 상당하다고 하는데, 



우리 숙소의 그것도 뒤쳐지지 않는다.



천천히 걸어 도착한 소칼로광장과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티는 안나겠지만 나도 꽤 신났다.


사람 많은 곳에 끼는 건 힘들어도 역시 대도시가 안심이 된다.



광장 규모에 걸맞게 내걸린 멕시코 국기.


멕시코시티라는 단어가 멕시코에서 온 게 아니라,


멕시코라는 국가 이름이 멕시코시티에서 왔다는 것도 조금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다시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소칼로 광장에서 숙소까지는 택시타기도 걷기도 애매한 거리라


둘을 섞어서 사용했다.


우버 기사가 많지만 가격이 그리 저렴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버스를 타기도 함.



집에 와선 맘먹고 사온 재료들을 이용해 맥주파티를 열었다.



닭도 튀기고



양념통닭은 또 따로 만들고



간장, 달걀에 버섯으로 볶은 스파게티까지 엄청 만들어서



멕시코의 맥주, 코로나를 한 박스를 마셨다.


갈라파고스에서 억누르며 지내던 육식과 음주의 기운을


한 번에 해방시켜서 그런지 평소보다 많이 먹음.


닭은 언제나 옳았고,


처음 만난 멕시코시티가 사랑스러워지는 밤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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